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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 리조트

[Feature Hotel] 긴급 점검! 호텔, 이대로는 안 된다 ② 화재 편

- 대형건물 화재, 과연 특급호텔은 안전할까


최근 국내·외에서 대형 건물의 화재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지난 1월 밀양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51명이 사망하고 141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소방시설 논란이 한동안 이슈가 됐다. 그 당시 세종병원은 건축법상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 해외호텔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8일 마닐라의 특급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5명이 사망하고 투숙하던 한국인 25명이 대비하는 소동도 발생했다. 이러한 가운데 과연 국내 특급호텔은 만약의 재난을 위해 화재예방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화재예방 관련 법규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과 함께 호텔에서도 인명피해를 방지하고자 화재대비를 자체적으로 꾸준히 준비해 놓는 시스템 구축에 나서야 한다.


대형 화재 취약 건물, 특급호텔
안전의식도 특급 수준일까

국내 산업 사회의 발전과 최근 몇 년 새 호텔 공급이 늘어나 건축물의 대형화, 고층화와 함께 재난 발생 시 화재예방법을 제대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안전에 대해 소홀한 것이 사실이며 소방청의 국민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73.4%가 사회 안전 불감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호텔 또한 마찬가지다. 호텔은 소방시설의 설치·유지를 꾸준히 관리해야 하며 건축법상 피난·방화구조 등에 관한 규정과 화재 예방, 유지 및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지난해 연말연시를 맞아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서 중구, 강남구 일대의 호텔 15곳을 불시에 소방특별 조사를 진행한 결과 4곳이 총 12건의 위반사항으로 적발됐다. 소방특별조사반은 일대 호텔을 무작위로 선정해 사전통지 없이 불시에 점검했으며 단속 결과 비상구를 막아 놓거나, 방염성능이 없는 커튼 사용, 피난기구 사용 불능 등의 다양한 사례가 적발됐으며 각 호텔들은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았다.


대부분의 호텔 화재는 화재 초기에 적극적으로 호텔 직원들이 대처를 한다면 인명 피해가 현저히 줄어든다. 소화기로 초기 소화를 하거나, 옥내소화전의 사용법을 알고 사용, 또는 연기의 특성을 아는 이가 적극적으로 대피 유도를 한다면 최악의 상황은 화재 상황은 피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한 교육과 훈련이 그 첫걸음이다. 호텔리어에게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 투자 등을 통해 고객의 안전을 지키는 ‘특급 안전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역대 최악의 호텔 화재 참사
대연각 호텔


손석희 앵커가 ‘크리스마스의 비극’이라고도 표현한 대연각 호텔 화재는 1971년 12월 25일 오전, 서울 중구에서 발행한 사건으로 호텔 2층의 카페에 세워 둔 프로판 가스통이 폭발해 많은 호텔 투숙객의 목숨을 앗아갔다. 대연각 호텔의 카펫과 목조 시설물로 인해 불이 순식간에 번졌으며 그날따라 바람도 강하고 워낙 큰불이라 서울 시내 모든 소방차들이 동원됐지만 쉽사리 화재를 진압할 수 없었다. 이 사고로 인해 사망자 163명, 부상자 63명이 발생, 특히 불이 냉난방 덕트를 통해 최상층으로 옮겨 중간층의 투숙객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묶여 더 피해가 컸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가스통이 옥외가 아닌 실내에 있었기에 더욱 불이 옮겨붙기 쉬웠다는 점과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고 화재경보기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대연각 호텔 사건 이후 화재 경보 설비에 관한 전면적인 점검이 이뤄졌으며 또한 스프링클러 설비 의무를 반드시 명시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 건축물은 특수시설로 지정해 화재 및 손해배상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당시 급속하게 대형 건물이 들어서던 시기였고 그에 걸맞은 안전대책은 부족한 상황이었다. 대연각 호텔은 지은지 1년 6개월밖에 안된 신축 건물이었고 현재도 세계 최대의 호텔 화재로 기록되고 있다.


화재예방과 소방안전 관리에 관한 법령
국내 소방법을 확인해보면 특급호텔에서는 첫 번째, 건축법상 피난·방화구조 등에 관한 규정과 두 번째, 화재예방, 소방시설의 설치·유지 및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을 지켜야 하는 의무를 지니고 있다. 첫 번째는 특급호텔처럼 큰 규모의 건축물에는 피난 시설과 소화전, 저수조, 그 밖의 소화 설비 및 방화구획을 설치해야 한다. 고층건축물은 특히 피난안전 구역을 설치하거나 대피공간을 확보한 특별피난계단이 있어야 하며 내부 마감 재료는 불연 재료며 재난 안전 구역에는 식수 공급을 위한 급수전 1개 소 이상 설치 의무, 예비전원에 의한 조명 설비가 필수다. 건축법령을 위반한 건축주, 설계자, 공사시공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두 번째 법률은 화재예방 및 안전 관리에 관한 것으로 호텔은 ‘특정소방대상물’로서 화재안전기준에 따라 소방시설을 설치·유지하고 관리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연면적 33㎡ 이상 모든 층에는 소화기를, 모든 층의 주방에는 자동소화장치를, 연면적 3000㎡ 이상이거나 층수가 4층 이상인 것 중 바닥 면적이 600㎡ 이상인 층이 있는 건물은 모든 층에 옥내소화전설비를 준비해야 한다. 또한 수용인원이 500명 이상이거나 층수가 11층 이상인 경우에는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설비가 기본이며 경보설비로는 연면적 3500㎡ 이상이거나 지하층을 제외한 층수가 11층 이상 또는 지하층의 층수가 3층 이상인 경우 비상방송설비를, 연면적 1000㎡ 이상일 때 자동화재 탐지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이 외에도 소방시설의 기능과 성능에 관한 사항이 포함돼 있으며 호텔에 소방본부장이나 소방서장은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 현재의 건축법과 화재예방 안전 관리 법률 기준은 최소한의 기준으로 보다 구체적인 법률이 필요하다. 실제로 이 법률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 호텔이라고 해서 우리는 화재예방이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화재가 발행할 수 있는 수많은 상황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법규가 필요하다.


화재 시 목숨을 잃는 가장 큰 이유
‘불’이 아니다?!

화재가 일어나면 대부분 불이 번지는 곳을 피해 달아나 사람들이 안전하게 대피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화재 시 사망자가 직접적으로 사망한 이유는 직접적인 불 때문이 아니고 화재 시 발생하는 유독가스에 질식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불을 끄는 소화기 유무나 스프링클러의 설치도 예방의 한 방법이긴 하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인명구조기구(공기호흡기)나 화재 발생 시 피난을 돕기 위한 비상구가 제대로 준비돼 있어야 한다. 급박한 상황에서 판단력이 흐려진 고객들에게 비상구의 피난구 유도등이 길을 열어줘야 하며 복도에는 통로 유도등으로 연기로 가득한 현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특급호텔 대부분이 화재예방시설은 잘 갖추고 있지만 비상경보 설비 및 방송설비 등 화재 경보 설비를 정상상태로 유지관리하지 못하는 곳들이 많다.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호텔 객실에서 만약 비상경보나, 방송이 나오지 않을 경우 안에서는 화재가 일어났다는 인식도 하지 못한 채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인테리어나 다른 이유로 인해 피난통로에 장애물을 설치해 놓거나 피난기구인 완강기도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방치해놓기가 일쑤다. 이러한 상황에서 혹여나 작은 재앙이 커다란 재앙으로 변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현실이 될까 두렵다.


안전사고에 취약한 또 다른 장소, ‘루프탑’
여행지에서의 이국적인 경관을 자랑하기 위해 특급호텔들이 옥상에 꾸며진 식당이나 카페를 루프탑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난간 높이가 낮아 추락의 위험이 높은 곳들이 다반사에 소방시설도 갖추지 않아 안정상의 문제를 낳고 있다. 중소 호텔들이 부티크 호텔이나 라이프스타일 호텔을 콘셉트로 호텔 투숙객들이 선호하는 시설 중 하나인 루프탑을 신축하고 리뉴얼하는데 있어 건축법상의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이다. 옥상 난간의 높이는 1.2m여야 하며 난간 주변에 난간을 올라갈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닌 시설이나 테이블을 두지 않아야 한다. 또한 동의 없이 대체 공간으로 변경해 사용한다면 불법영업으로 간주될 수 있다.


서울권 소방서의 한 관계자는 “높은 건물의 옥외시설은 소방법이 아닌 건축법을 지켜야 하는 사항이다. 다만 건축법에 의해 루프탑으로 활용한다면 그 장소 규모에 맞는 소방시설을 구축해 놓아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구청에 건축법 위반으로 신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높은 건물의 화재 발생 시 대피할 곳을 찾아 옥상으로 올라오는데 루프탑이 이를 방해하는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된다. 옥상이기에 금연 표시 없이 흡연 공간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불법이며 위험요소”라고 말했다.


11층 이상의 특수건물
화재 및 배상책임보험 가입 의무화

특급호텔을 보유한 건물주는 화재 발생 시 피해를 입은 타인의 재물상 손해를 1건당 10억 원까지 보장하는 대물배상책임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이전에는 본인의 건물이나 타인의 신체 손해 부문의 배상책임보험에만 가입하면 됐지만 2017년부터 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 가입에 관한 법률이 개정안을 통과해 10월부터 시행됐다. 화재보험 가입을 의무화해야 하는 특수건물은 11층 이상인 모든 건물이며 호텔 중 연면적 3000㎡ 이상인 건물이다. 특수건물 화재보험의 대인배상 보험금액 또한 기존 1인당 8000만 원에서 1억 5000만 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대부분의 특급호텔은 화재보험을 1년 단위로 가입하며 약 500만 원 정도의 보험료가 매년 들어간다.


화재보험·기업보험 전문 회사인 코퍼레이션 케이알 김진형 팀장은 “특급호텔은 화재보험을 꼭 가입해야 하기에 마지못해 보험료를 지급하고 있으며 중소 호텔들은 거의 관심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보험 또한 인명피해를 위해서가 아닌 호텔 주차장에 주차된 값비싼 외제차를 변상하기 위한 용도로 쓰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겨울보다 봄철이 더 화재 발생률 높아
국내호텔, 화재안전교육 실시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계절적 특성과 야외활동 증가에 따라 봄철에는 유독 화재가 많이 발생하기에 각 지역 소방서와 국내호텔이 연합해 화재예방교육을 추진했다. 광명소방서는 지난 2월 대형화재 취약 건물관계자를 대상으로 화재예방교육과 함께 소방법령 개정사항을 안내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호텔 다이아나와 광명JS부티크 호텔 관계자가 참관했으며 보이는 소화기, 소화기 표지 부착 위치 개선 지도와 용접공사 등 화재위험작업 시 화재감시인 배치, 화재 대피요령 등의 교육을 실시했다.


로소방서 장현태 서장은 지난 16일 신도림 라마다호텔을 방문해 국가 안전 대진단 소방지휘 현장확인을 실시했다. 스프링클러 정상작동 여부, 비상 대피동선 파악, 주방 화재 취약시설 안전확인, 관계자 안전교육을 진행했으며 이번 현장확인에서 장 서장은 “호텔은 유동인구가 많아 화재 발생 시 초기 대응이 중요, 직원들이 소방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사용법 숙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원랜드에서는 100여 명의 직원들이 참여한 소방안전교육을 봄철을 맞아 이틀에 걸쳐 진행했으며 본사 사옥과 강원랜드호텔 기계실, 컨벤션호텔 출입구 등 리조트 일대에서 5회에 걸쳐 선보였다. 이번 교육은 소방안전 관리 직원이 강사로 나서 소방설비 계통도 이해와 수동 조작법, 소화기 및 옥내소화전 사용법, 피난 시설 작동법 등을 교육했다.



강릉소방서는 지난 19일 탑스텐호텔 직원 20여 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소·소·심 교육(소화기, 소화전, 심폐소생술 교육)을 진행했다. 이날 교육에서는 소방시설 유지ㆍ관리ㆍ사용 방법 등을 알아보고 심폐소생술과 AED(자동제세동기) 사용 방법과 실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수많은 재난을 겪으면서 ‘조금만 미리 예방했더라면’이라는 안타까움을 자아낼 때가 있었다. 재난은 예고할 수 없고 대규모 인명피해의 악순환은 우리 사회가 미리 예방하며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재난이 일어나지 않는 사회가 아닌 재난을 통해 배우며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성장하는 사회가 될 수 있길 바란다. 최고의 서비스를 자랑하는 특급호텔의 가장 값진 서비스는 고객의 안전보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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