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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금)

호텔&리조트

[Hotel Issue] 요즘 방송 대세는 숙박 리얼리티, 덩달아 숙박업계도 변화의 바람 불어


숙박 리얼리티 <달팽이 호텔>과 <효리네 민박2>이 올 상반기 본격적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효리네 민박2> 보다 먼저 첫 발을 내디딘 <달팽이 호텔>과 지난해 시청률 10%에 육박했던 영광을 다시 재현하고자 하는 <효리네 민박2>의 경쟁이 시작됐다. 이러한 숙박 리얼리티의 방영 시즌에 맞춰 여행, 숙박업계에서도 대세를 따라 다양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인생에 특별한 쉼표’이라는 슬로건으로 지친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숙박 리얼리티. 살아남기 힘든 혹독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또한 업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숙박 리얼리티의 시작 <효리네 민박>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없다는 예능 프로그램의 늪에서 숙박 리얼리티가 두각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상반기에 반영됐던 이상순, 이효리 부부의 <효리네 민박>의 성공 덕분이다. 한동안 방송을 하지 않던 이효리가 제주도에서 어떤 일상을 살고 있는지 궁금하던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가수 아이유가 아르바이트생으로 함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발생하는 모든 이야기들이 잘 어우러져 숙박 리얼리티의 좋은 이미지를 만들었다.



일반인 투숙객들이 한때 섹시 아이콘 가수였던 이효리가 해주는 밥을 먹고 함께 어울리는 모습과 동시에 제주도의 아름다운 광경을 선사했던 <효리네 민박>은‘숙박’이라는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소재가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 등장한 <달팽이 호텔>의 콘셉트와는 다르게 <효리네 민박>은 처음부터 ‘숙박’이라는 콘셉트에 맞춰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보다는 베일에 싸인 그녀의 집을 공개하는 부분에 더 치중했다. 투숙객을 위한 배려보다는 이효리 부부에 더 중심 스토리가 이어진 것. 이러한 아쉬움을 보완하고자 지난 2월 4일 <효리네 민박2>가 편성됐다. 더욱 다양한 형태로 투숙객들을 위한 준비와 함께 더 숙박 리얼리티다운 스토리로 시청자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효리네 민박2>의 신개념 숙박시설 몽골 이동가옥 ‘게르’


몽골족의 이동식 집으로 불리는 ‘게르’는 집을 지지해주는 원통형 벽과 둥근 지붕으로 형성돼 있다. 분해와 조립이 쉬워 이동 시에도 적합, <효리네 민박2>에서 게르의 등장은 침실 공간이 넉넉지 못했던 이효리네 집의 야심찬 공간이기도 하다. 완벽한 잠자리가 제공돼야 하고 보다 편리해야 한다는 게스트하우스의 기존 틀을 깨고, 이색적인 여행을 즐길 수 있고 넓은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신개념 숙박체험을 경험하도록 만들었다. 또한 <효리네 민박2>의 영향 덕분에 제주도의 민박집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수도권에 비해 오히려 제주도에서는 호텔보다 민박의 비중이 높다. 색다른 숙박업소를 선호하는 젊은 층의 경우 럭셔리한 시설, 서비스보다는 새로운 경험이 주는 재미를 선호하는 것이 2018년 여행 트렌드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박정하 마케팅지원실장은 “이번 2018년 여행 트렌드는 기존 틀을 깨고 창의적으로 여행을 즐길 줄 아는 밀레니얼 세대의 약진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나 홀로 여행자의 경우 주요 숙박 형태인 게스트하우스(61.3%)가 단순한 숙박 이상의 체험을 경험하는 공간이 됐다.”고 밝혔다.



‘여기서 쉬어가세요’ <달팽이 호텔>


총지배인 이경규, 호텔리어 성시경, 김민정이 맡아 이끌어가는 <달팽이 호텔>은 처음부터 유기농 숙박 리얼리티라는 명확한 예능 콘셉트를 제시했다. 민박집을 운영하는 <효리네 민박2>과는 다르게 ‘호텔’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손님들을 맞이한다. 일반인 투숙객보다는 민박을 운영하는 연예인들에게 초점이 맞춰졌던 <효리네 민박2>와는 반대로 <달팽이 호텔>을 연출한 황인영 PD는 특별한 투숙객에게 더욱 집중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달팽이 호텔>은 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산속 펜션을 리모델링하고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비슷한 느낌으로 호텔에 다녀가는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호텔을 운영하는 세 MC들은 객실 안내, 룸서비스, 픽업과 같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면서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들의 업무 중 가장 독특한 점은 바로 손님을 위한 사전 요청 사항을 접수하는 것이다. 첫 고객인 국악소녀 ‘송소희’의 요구는 호텔에 전기장판이 있어야 한다는 것. 다른 투숙객들에게도 질문지를 통해 꼭 원하는 사소한 사항들을 적을 수 있도록 했다.



VIP들에게 제공되는 일종의 전문 버틀러(비서) 서비스처럼 고객의 니즈에 맞춰 호텔엔 없는 것들도 직접 준비해 제공하는 최상의 서비스를 실행한다. 송소희는 여행을 하기 위해 숙박하는 호텔의 개념을 벗어나 늦잠자기, 근처 드라이브 산책, 뜨개질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달팽이 호텔>안에서 힐링을 즐긴다.


숙박 리얼리티는 과연 쿡방처럼 인기를 끌 수 있을까?
<효리네 민박2>, <달팽이 호텔> 두 프로그램 모두가 비슷한 시즌에 편성됐고 방영된 주마다 시청자들의 실시간 피드백이 진행된다. 그렇다면 리얼 버라이어티와 요리가 결합된 ‘쿡방’처럼 숙박 리얼리티도 인기를 끌 수 있을까? 해외 프로그램 중에서도 숙박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방송이 인기를 끌었던 역사는 아직까지 국내에 알려진 바가 없다. 최초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시도가 과연 어떻게 끝을 맺을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다만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달팽이 호텔>을 진행하고 있는 세 호텔리어들이 현재 호텔에서 근무하는 이들을 대변하기보다는 단순히 이미지만을 투영했다는 부분이 아쉽다. 호텔리어의 화려만 이름만을 가져갔을 뿐 그들의 고충이나 실제 그들의 근무 일상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과거에 호텔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호텔리어>, <올인>, <로맨스가 필요해> 등을 보고 당시 청소년들이 호텔리어라는 직업을 선망하고 관련 전공학과가 경쟁률이 높아질 정도로 큰 영향력을 미쳤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호텔리어들 중 그 당시의 드라마를 보고 호텔에서 근무하는 자신의 미래를 꿈꿨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어왔다. <달팽이 호텔>이 이러한 콘텐츠 영향력을 반영할 정도로 히트를 칠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다.


 


숙박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주는 호텔업계의 변화

기존의 호텔 이미지가 호화로운 시설, 세련된 건축물, 품격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지향했다면 최근 숙박 리얼리티는 이러한 편견을 깨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달팽이 호텔>의 호텔 건물 또한 굉장히 평범한 모습이다. 호텔라운지가 특급호텔처럼 높은 층에 있기보다는 별실이지만 아늑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져 있다. 이곳에서 호텔리어들은 ‘호텔의 핵심은 야식’이라는 미명 아래 특식인 라면 서비스를 제공한다.


<달팽이 호텔> 게스트들 또한 그들의 방문 목적은 관광을 위한 것이 아닌 힐링과 위로를 위한 것이었다. 이상은, 김재화, 송소희 등 전혀 공통점이 없을 것 같던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감대를 형성하고 편안히 여유를 갖는다. 이러한 그들만의 여행 방식이 기존의 숙박업계 또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유명 관광지 근처 또는 유동인구가 많은 숙박지만이 객실 점유율이 높은 반면 지방 호텔, 교통권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것에 비해 핫플레이스를 벗어나 여행자 자신만의 경험,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소를 찾는 여행이 급증하고 있다. 여행을 특별한 날에 떠나는 행위가 아닌 일상에서도 언제든지 잠시 다녀올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2년(2015년 10월~2017년 9월) 동안 소셜미디어, 포털 미디어 내 국내 여행 버즈 총131만 5597건을 취합해 분석한 결과 앞으로는 자기만의 즐거움을 찾아 창의적인 색깔을 띤 국내 관광 콘텐츠가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한다. 세종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이충훈 교수는 “숙박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계기로 특급호텔이나 리조트보다는 이색적이고 개인화된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는 중소형 숙박시설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를 높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호텔이라는 곳을 여행지에서 단순히 숙박을 하는 곳이라는 인식을 탈피, 분주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찾고 지친 심신을 달래는 장소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달팽이 호텔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구상하게 된 계기는?
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에서 만난 친구들이 많은 편이다. 낯선 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인생 이야기를 하며 서로 위로와 응원을 주고받는 경험이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열심히 돈을 벌고 일을 하며 사는 삶보다는 가끔은 인생에 쉼표를 찍고 한숨 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잘 쉬고 힘을 얻는 과정’을 방송으로 보여주는 것이 많은 시청자와 공감하며 대리만족을 줄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고민했다. 메인 MC인 이경규 선배님도 달팽이 호텔이라는 제목만 듣고 느낌이 딱 온다면서 기획 의도에 굉장히 공감했다. 달팽이 산장이면 안 하려고 했는데 달팽이 호텔이라서 한다는 유머와 함께 기꺼이 프로그램에 동참해줬다.


호텔리어의 시선에서 MC들이 스페셜 고객을 맞이한다. 콘셉트가 특이한데 각 MC들의 역할은?
사실 호텔 콘셉트가 리얼 버라이어티 방송인 점과 진짜 호텔을 운영하는 상황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를 가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번 달팽이 호텔은 실제 호텔과는 거리가 있지 않을까. 그래도 ‘호텔’이라는 공간이 주는 편안함과 안락함을 게스트에게 제공하고 싶었다.


이경규 선배님은 게스트를 위해 어떤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준비해야 할까 고민하고 손님들의 만족도를 체크하는 총책임자인 지배인의 역할을 담당했고, 성시경 씨는 특기를 살려 손님들의 추억을 담을 수 있는 그리고 맛있는 요리를 대접하는 셰프이자 밤마다 작은 음악회를 열고 손님의 짐을 날라주는 벨보이, 픽업, 가수, 통역 등 한마디로 만능 직원으로서의 역할이다. 김민정 씨는 아침 조식을 맡아서 손님들의 편안한 아침을 책임지고, 세심하게 손님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컨시어지다. 아무래도 예능프로그램이다 보니 호텔 서비스를 얼마나 완벽하게 재현하느냐를 욕심내기보다는 게스트의 편안한 리얼 여행기를 담기 위한 MC로서의 역할이 조금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예전에 호텔리어라는 드라마를 보고 호텔리어를 꿈꾸게 된 이들이 많다. 이번 ‘달팽이 호텔’ 또한 그러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그 정도의 파급효과는 미리 생각해 보진 못했다. 다만 김민정 씨가 첫 촬영을 마치고 나서 관련 인터뷰를 했다. 김민정 씨는 인터뷰에서 이번 프로그램을 계기로 누군가를 케어한다는 게 굉장히 어렵고 힘든 일인 동시에 뿌듯하고 보람차다는 걸 느끼게 됐다고 했다. 만약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달팽이 호텔 MC들이 겪는 그런 경험들을 지켜보고 호텔리어를 꿈꾸게 되는 이들이 생긴다면 굉장히 신기하면서도 의미있는 일을 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숙박 리얼리티 프로그램 중 호텔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은 처음이다. 혹 영감을 받은 미디어나 콘텐츠가 있을까?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는 대개 해외자료를 서치하고 참고하기도 하는데 달팽이 호텔의 경우에는 찾아봐도 딱히 많지가 않았다.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호텔을 리뉴얼하는 프로그램은 간혹 있었지만 숙박 리얼리티 비슷한 프로그램은 없더라. 오히려 영화 <바그다드 까페>,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 <안경>이나 만화 <호텔 아프리카>처럼 호텔을 배경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인연을 맺게 되는 과정을 담은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들을 오랜만에 떠올리고 다시 보기도 했다. 그런 따뜻하고 마법 같은 스토리가 펼쳐졌으면 하고 바랐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담으려면 어떤 장치들이 필요할까를 많이 고민했다.


호텔 서비스 마인드 관련 공부를 따로 했는지 궁금하다. 또한 공부했다면 이러한 부분들을 앞으로 어떻게 프로그램에 녹여낼 것인가?
프로그램 촬영에 들어가기 전, 현역 호텔리어들을 작가들이 만나서 인터뷰를 했다. 실제 호텔의 업무와 근무환경, 서비스 마인드 등등에 대한 자료조사를 미리 준비했다. 방송에도 나왔지만, 성시경 씨 가족들도 실제 호텔리어이기 때문에 미리 조언을 들었다. 아직은 프로그램 초기 이기도 하고 앞서 말했듯이 이 프로그램이 진짜 호텔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많다. 그러나 진심을 다해서 편안한 여행을 제공하려는 측면에서는 앞으로 꾸준히 일취월장할 테니 많이 기대해주면 좋겠다.


‘호텔의 생명은 oo이다’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호텔의 생명은 분위기’다.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씻고. 따져보면 일상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들만 호텔에서 하게 된다. 집에서 호텔로 장소만 변했을 뿐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럼에도 뭔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역시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나 또한 그런 '뭔가 다른 느낌'을 위해서 호텔을 찾게 되는 것 같다. 달팽이 호텔도 일상과는 조금 다른, 조금 특별한 시간을 게스트, 시청자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분위기 있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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