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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숙 사케 소믈리에의 ALL ABOUT SAKE_ 마지막회] 사케의 진화는 어디까지? 兵庫県(효고현) 大関(오제키) 주조


을씨년스런 겨울 풍경을 두고도 ‘찬란하고 감미롭다’라고 표현해도 될까?
겨울이 되면 투명한 파란 하늘아래 찬란하고 감미로운 곳이 있다. 나다(灘)지역이다. 이 동네에 들어서면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에게서 삶의 깊이와 품위가 느껴진다. 오제키(大関)를 말하려면 우선 그 지역을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
‘와인’하면 보르도, 부르고뉴, 나파 벨리가 나오듯이 ‘일본 사케’하면 먼저 나오는 곳이 ‘나다’다. 오사카에서 고베까지 이르는 해안을 따라 사케의 명소 나다5향(灘5郷)이 있다. 동쪽의 오제키주조가 있는 니시노미야시(西宮市) 이마즈고(今津郷), 니시노미야(西宮郷), 우오자키(魚崎郷), 미카게(御影郷), 니시(西郷)로 길게 이어진다. 오제키는 이마즈고에서 1711년에 창립돼 30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사케 명문 도가다. 당시의 상호는 오사카야(大阪屋), 당주는 쵸베(長兵衛)다. 이 이름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그 어원이 참 재미있다. 일본의 국가 전통 스포츠는 스모인데 그 최고선수를 오 제키라고 부른다. 우리 씨름경기의 천하장사에 해당한다. 메이지 유신을 거치며 근대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가운데 국민들은 스모에 열광했다. 사케의 최고봉을 목표로 한다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오제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곳에서 사케 전국 생산량의 3분의 1이 생산된다. 그 원동력은 자연지리와 장인기술의 융합이라고 한다.



쌀과 물과 사람
사케는 쌀과 물의 화학작용(발효)으로 만들어지므로 자연의 은혜라 함이 맞다. 그 구체적 은혜는 토양과 물, 온화한 기후다. 사케 주조미로서 최고로 치는 야마다니시키(山田錦)의 원산지가 여기다. 이곳의 주조장들은 농가와 쌀 매매(재배)계약을 맺어 최고 주조미를 공급받는다. 나다 지역의 뒤쪽은 록코산이다. 그 화강암 산수가 지하수로 돼 조개층의 지층을 통과한 후 최적의 ‘궁수’로 솟구친다. 효모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칼륨과 인의 미네랄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 사케 주조에 치명적인 철분 성분이 없어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해발 932m의 록코산 정상에서 지표면까지 단번에 흘러내리는 급류를 이용한 풍차용 정미 기술을 바탕으로 정미율이 높은 쌀로 빚어 내는 선인들의 지혜도 특기할 만하다. 이곳은 단바 도지(丹波杜氏)라는 최고 기술진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봄~가을에 풍부하게 농작물을 생산하는 단바지역이지만 겨울에는 농사가 불가능해 그 농한기에 농가 기술자들이 사케 주조에도 참가한다. 고품질의 쌀 재배자가 주조 기술자로도 참여하니 시너지 효과가 날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이 곳 사케가 시장을 주도함은 지극히 당연하다.


오제키의 운명과 정신
오제키는 사케 고장 중에서도 동쪽이어서 오사카와 가장 가깝다. 태평양 전쟁을 겪으며 나다 지역의 많은 술도가나 자산들은 소실돼 재건이 시급했다.
당시 동경과 교토는 정치의 중심지였으나 오사카는 상업 도시였기에 그에 가까운 오제키는 빨리 성장할 수 있었다. 동경(에도)쪽으로 시장을 넓히기 위해 1810년에는 이마즈 항구에 등대를 만들었다. 지금 남아있는 등대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태평양 전쟁 때는 군수 공장 부근에 있던 오제키도 심한 공습으로 도가와 창고들이 소실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일으킨 것이 오제키의 기업을 진화시키는 계기가 된 것도 사실이다. 바로 부활이요 혁신의 정신(Frontier Spirit, Innovative-minded)이라 할 만하다. 이 오제키는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바로 세계를 향한 개방성, 진취성, 그리고 그로 인해 얻는 고품질 상품이다.



도미노 대박
통상 사케는 따뜻하게 마셨기에 더운 여름에는 잘 팔리지 않았는데, 1932년 차게 마시는 ‘콜드 오제키(Cold Ozeki)’가 출시, 요샛말로 대박이 났다. 1964년은 도쿄 올림픽, 신간센 개통으로 기억되는 해다. 커다란 병 판매만 돼 불편하게 마시던 시절, 뚜껑만 따면 바로 컵으로 마실 수 있게 했다. Readyto-drink여서 Indoor에서 Outdoor로 확산되는 신기원이 됐다. 종이 팩 사케도 선보였는데 개봉 후 냉장고에 넣을 수 있어서 좋았다. 무게가 가벼워 운송비용 절감 효과까지 있었다.


Ozeki Sake U.S.A.
여러 위기를 극복한 오제키의 DNA는 대미 수출활로 개척으로 다시 한 번 증명됐다. 물론 1933년 미국의 금주법 폐지라는 환경도 작용했다. 다만 언제나 그렇듯 도전적 과제가 남아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숙성돼 그 가치가 점점 더 높아지는 와인과는 반대로 사케는 신선도가 생명이다. 시장규모가 커진 미국 소비자에게 오랜 시간 태평양을 건너 온 사케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신선도가 높은 술을 현지에서 바로 생산하고자 캘리포니아 홀리스터에 사케 주조장을 설립했다. 오제키에 이어 1982년 타카라주조(宝酒造0, 1987년 야에가키(ヤエガキ), 1989년 월계관 사케도가가 뒤를 이어 미국에 진출했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도 벼농사 산지로 유명한 곳인데 카루로즈라는 고품질의 벼가 있다. 기계화 덕에 이 쌀을 낮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다. 미국 고품질 쌀로 300년의 전통 오제키의 American Sake를 만드는 것이 Ozeki Sake U.S.A.의 미션이라고 하는데 이 미션은 이미 이룬 듯하다. 미국 US National Sake Appraisal에서 은상(2013), 프랑스 Kura Maste에서 금상(2017)을 받은 것이 그 증명이다. 오제키 사케의 진화! 과연 어디까지 계속될지 궁금하다.



이용숙

니혼슈 기키사케시(사케 소믈리에)
㈜린카이 이용숙 대표는 오랫동안 사케 소믈리에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간사이국제대학 경영학과 교수 및 니혼슈 홍보 한국사무국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 시장의 사케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사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밤’을 매년 개최, 사케에 대한 정보 공유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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