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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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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숙 사케 소믈리에의 All about Sake] 예술의 숨결을 품은 사케, 효고현(兵庫県)의 하쿠타카(白鷹)


  • 일본에서 ‘매’는 모든 새의 왕이다. 그 중에서도 하얀 매(白鷹)는 천년에 한번 나타난다고 해 영조(霊鳥)라고도 불린다. 왕의 품격과 기품을 가진 ‘매’와 청주의 청순함을 나타내는 ‘백白’이 더해져 1862년 창업과 동시에 태어난 작품이 효고현 니시노미야시(西宮 市) ‘하쿠타카(白鷹) 주조’다. 순백은 마음 속에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다르마타(일몰 직후의 어두운 시간)를 흔들어 깨운다. 하쿠타카의 최고급 사케 준마이 다이긴죠는 음식과 함께 할 때 최고의 맛을 발한다고 한다. 사람으로 본다면 “난 당신과 함께 할  때 가장 멋집니다.”라는 것과 같다. 자신을 낮추면서 상대를 올려줄 때 자신이 빛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안다. 거기에다 사케 박물관의 입구에는 ‘온고지신(溫故知新)’ 글귀가 써 있다. 하쿠타카의 역사와 역대 장인들의 정신세계에서 사케는 일본의 문화이며 일본인의 예술품이라는 자부심이 면면히 살아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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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 사케, 데운 사케
    사케 음용의 온도 디테일을 보자. 사케는 차게 마시는 사케와 데워 마시는 사케가 있다. 데워 마시는 방법은 본 잡지에서 필자가 이미 소개한 적이 있다. 히나타강(日向燗), 히토하다강(人肌燗), 누루강(ぬる燗), 죠강(上燗), 아쓰강(熱燗), 토비끼리강(飛び切り燗)의 6단계가 있다. 그 반면 차게 마시는 방법에는 유키비에(雪冷え), 하나비에(花冷え), 스즈히에(涼冷え) 3단계가 있다. 붙여진 이름처럼 눈, 꽃, 바람의 맛이 코끝에 풍겨날 듯하다. 서정과 서사, 예술과 문화가 모두 사케 한 잔에 배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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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황 신전에 바치는 사케
    하쿠타카 주조에는 일본 전국 사케 도가들이 특히 부러워하는 점이 있다. 이세신궁(伊勢神宮) 에 헌상하는 것이다. 이세신궁은 천황을 모시는 3대 신궁 중 하나로 미에 현에 있다. 이곳에는 아침, 점심, 저녁 3번의 식사를 제와 함께 올린다. 신궁에 헌상하는 음식은 도미, 다시마, 밥, 가다랑어, 야채와 전통 도자기에 정성스레 담은 사케다. 그 사케가 하쿠타카의 사케다.


궁수

  • 에도시대에 ‘사케의 창조자’라고 일컬어진 ‘궁수(宮水)’는 사케의 맛을 좌우한다. 이 궁수는 일본 고베의 해안지대와 니시노미야시(西宮市)의 남부 지역에 위치한 복류수이다. 물의 경도가 높고 칼슘은 일반 물의 1.5배인데 사케 주조에 필요한 인과 칼륨이 매우 많이 함유돼 있다고 한다. 특히 인(燐)의 함유량은 다른 지역 주조 용수의 10배에 달한다. 배아발효 촉진 효과도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다. 무겁고 깊은 맛이 난다고 해 이 궁수로 빚은 사케를 ‘남자 사케(男酒)’라고 부른다. 사케 도가들은 지역여건과 환경, 예산의 한계 때문에 1개의 궁수 물줄기를 확보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하쿠타카는 도가 내에 무려 8개의 우물을 파 궁수를 조달한다.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만들어내는 최상의 품질의 하쿠타카 사케, 이 열정 없이 어찌 가능하랴?


                    


 

이용숙
니혼슈 기키사케시(사케 소믈리에)

㈜린카이 이용숙 대표는 오랫동안 사케 소믈리에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간사이국제대학 경영학과 교수 및 니혼슈 홍보 한국사무국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 시장의 사케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사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밤’을 매년 개최, 사케에 대한 정보 공유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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