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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4 (수)

호텔&리조트

[26th Special Feature_ Hotel] 사드 배치 보복, 현 상황과 해결 실마리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조치로 3월 15일부터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전면 금지됐다. 중국 국가여유국은 중국 내 모든 여행사에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와 크루즈의 한국 경유를 금지하라는 구두지침을 보냈다. 개별 비자를 신청하고 항공과 숙박을 개인적으로 준비한 중국인은 한국 여행이 가능하다지만, 이제껏 높은 비중을 차지해 온 단체관광객의 부재가 불러올 파장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Part 1. 첫 번째 파트에서는 관광업계, 특히 호텔 부문의 상황과 대응 전략, 그리고 공공의 준비를 짚어본다


늘어난 호텔, 사라진 중국 단체관광객
호텔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특급호텔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비중이 높지 않아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최근 더욱 늘어난 비즈니스호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도심에 중국 고객 타깃의 비즈니스호텔이 속속 개장하는 가운데 중국 단체 관광객은 전무하다시피 하기 때문. 지난해 롯데시티호텔 명동, L7 명동,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티마크 그랜드 호텔이 오픈했고, 올해는 알로프트 명동과 나인트리 명동Ⅱ이 문을 열었다. 연말까지 새로운 호텔들이 속속 개관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호텔 업계 상황은 동대문, 명동, 광화문 일대 호텔 예약 취소 건수가 느는 추세다. 또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1~3급 호텔이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뿐 아니라 부산도 사정은 비슷한 형편, 해운대 비즈니스호텔에도 중국인 예약 취소율이 높아졌다. 이에 부산관광공사는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 전면 금지로 인해 올해 부산에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최대 70%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ine Tree_ Premier>


자구책 마련에 바쁜 호텔들
호텔업계도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 각 호텔은 현재 상황에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중국 고객에서 눈을 돌려 일본, 동남아 등 다른 국가 고객에 집중하거나 내국인 프로모션에 열을 올리는 곳이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한 예로 올 3월 개관한 나인트리 프리미어 호텔 명동 Ⅱ는 지난달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호텔의 주요 고객을 중국으로 한정 짓지 않았으며 중국의 FIT까지 수용하기 위한 판매 시스템과 전략을 이미 구축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신라스테이 역시 “사드 영향은 이미 지난해부터 예측돼 있던 것”이라며 “올 초부터 개인 고객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면서 일본이나 동남아 등에도 프로모션을 확대할 계획”이라 전했다.



새로운 시장_ 무슬림과 인도
무슬림 관광객도 주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무슬림 관광객 수는 2014년 75만 2504명, 2015년에는 74만 861명을 기록했으며 2016년 9월까지는 70만 8297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더 플라자는 호텔 내 중식당 도원과 일식당 무라사키, 이탈리안 레스토랑 투스카니에서 할랄halal* 코스 메뉴를 제공한다. 더 플라자는 실제로 무슬림 고객이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레이저 플레이스 또한 무슬림 고객을 위해 기도용 나침판을 제공하며 곧 기도실까지 갖출 계획이다.
인도 마켓을 눈여겨보는 호텔도 늘었다. 인도는 인구가 많을 뿐 아니라 IT 강국인 만큼 비즈니스 트립 수요가 많다는 것. 그러나 인도 시장 특성상 현지와 직접 컨택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때문에 국내 여행사와의 협업으로 시장을 개척해야만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호텔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고심하고 있긴 하나 공적인 대책이 없다면 한계가 있다고 토로한다. 개별 호텔의 노력을 철저히 뒷받침하고 밀어줄 공공의 노력이 절실한 때다.


중국 경제 보복을 이겨낸 해외 사례
중국의 경제 보복을 겪은 나라는 한국이 첫 번째가 아니다. 노르웨이, 일본, 대만 등 여러 나라가 서로 다른 이유로 중국과 마찰이 있었고 경제 보복에 따른 어려움을 경험했다. 다른 나라는 왜 문제를 겪었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살펴봤다.
2010년 노르웨이 노벨 평화상 위원회가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를 수상자로 결정하자 중국은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을 금지한다. 당시 노르웨이산 연어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했으나 그 이후 급락하게 된다. 노르웨이는 시장 다변화로 해결책을 찾는다. 자국과 가까운 유럽연합뿐 아니라 한국 등 새로운 시장을 여는 데 적극적이었고, 홍콩이나 베트남 등 우회로를 찾아 중국으로 수출할 방법을 모색한다.
센카쿠 열도를 놓고 중국과 대립하던 일본은 2012년에 그 땅을 국유화한다. 그러자 중국은 일본 관광을 금지하고 대규모 반일 시위, 일본 제품 불매 운동까지 펼친다. 항공기와 호텔 예약도 대거 취소하는 등 현재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었다. 일본 역시 중국 외 시장을 새롭게 여는 방법을 택한다. 동남아는 물론 아프리카까지 관광 세일즈를 시작하고, 새로운 시장에 맞춘 콘텐츠를 갖춘 것. 그뿐 아니라 비자를 완화하고 외국인 면세 절차를 줄여 관광객의 편의를 높였다. 대만 역시 독립 성향의 민진당 차이잉원 총통 당선 후 중국의 관광 제한 조치를 받게 된다. 이때 대만은 중국 FIT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동남아 국가에 무비자 입국을 확대한다.




공공기관의 대응은?
국내에서도 관광업계 피해 감소를 위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경기도는 3월 6일 ‘사드 보복 대책 회의’를 열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경기도는 동남아 여행사와 네트워크를 늘리고 해외 관광박람회에도 다양하게 참가할 계획이다. 또한 코레일과 공동으로 내국인 대상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경기관광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내국인 고객을 유인할 대책도 마련 중이다.
서울시는 ‘서울관광 4대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관광업계 자금난 해소 및 고용안정 지원’ ‘인바운드 관광시장 다변화 및 수용태세 개선’ ‘할인 프로모션 실시’ ‘국내관광 활성화’가 그 대책이다. 다변화와 관련해 3월 대만에서 수도권 관광설명회를 가졌고, 5월에는 필리핀에서 같은 행사를 열 계획이다. 또한 특수 언어권 가이드를 양성하기 위한 전문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관광안내표지판에도 동남아권 언어를 추가하는 등의 노력을 펼칠 예정이다. 정부는 올 7월 카자흐스탄과 몽골에 관광공사 사무소를 신설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공공기관에서도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단순히 발등에 불 떨어지자 서두르는 격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 과연 밑부터 탄탄히 내실을 다졌는지, 허점은 없는지, 지속적으로 진행될지 등을 냉정하게 응시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Part 2. <호텔&레스토랑>은 사드 배치 보복에 따른 영향을 듣고자 호텔 세일즈 담당자와 OTA 담당자 간의 대담을 마련했다. 각 호텔 세일즈 담당자와 OTA 담당자가 그들의 시각에서 본 사드 영향을 이야기했다. 오가는 대화를 통해 현재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는 것을 느꼈지만, 분명 해결의 실마리도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번째 파트에는 이 대담 내용을 담았다.


참석_ SKYPARK 이형근 팀장, 익스피디아(Expedia) 이효진 차장, 익스피디아 김민수 차장, CROWN PARK 유미영 지배인, 프레이저 플레이스 김명한 지배인(회사명 가나다순)


장소_ 호텔 스카이파크 킹스타운 동대문(HOTEL SKYPARK Kingstown Dongdaemun)




사드 배치 보복으로 인한 현재 상황


김명한: 아무리 고객 국적 다변화를 한다고 해도 호텔 입장에서는 베이스 비즈니스Base Business를 정해야만 한다. 이제까지는 중국 고객 비율이 워낙 높았으니 많은 호텔이 중국을 베이스로 둘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사드 이후 문제가 더 커진 경향도 있다.


이효진: 익스피디아는 중국보다 홍콩, 대만, 일본 시장에 강하다 보니 현재 트렌드를 보면 4월은 괜찮은 편이다. 4성급과 5성급 호텔의 차이는 드러나는 상황이다.


김민수: 사실 작년에는 4성급 호텔 가격이 높았다. 그렇게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 4성급 호텔이 많이 생기면서 가격이 많이 낮아졌다. 지금 4성급 호텔도 객실점유율이 낮은 상황이다.


유미영: 사드 이후로 국외 고객은 어려워졌어도 오히려 내국인 고객이 활성화돼 잘 자리 잡고 있는 호텔도 있다고 들었다.


김민수: 물론 그렇지만 그것이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런 호텔 중 한 곳은 내국인에게 인기가 높다 보니 외국인 고객이 머무는 기간이 짧다. 명동이나 중구 쪽 호텔을 보면 평균 2.3박 정도인데 그 호텔은 그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 1박 정도만 머무르고 떠나는 거다. 즉 밸런스가 중요하다. 어쨌든 해외 고객은 미리 예약하고 머무는 기간(length)도 길고, 국적도 다양하기에 미리 채워두고 나머지 빈 부분을 내국인으로 채우는 게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칫 밸런스를 잃어버리면 막판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유미영: 최근 예약률을 봤을 때 확실히 중국 물량은 리드타임(lead time)이 짧으니 3월 마지막 주에서 4월 초에 예약이 들어오고 있다. 어느 정도냐 하면 보통 예약률에서 40~50% 정도가 중국 고객이다. 그러니 아주 없는 건 아니라는 거다. 또 홍콩, 싱가포르, 대만 고객들은 중국 고객보다 리드타임이 길다. 미리 들어오는 예약도 많은데, 심지어 12월 예약도 들어온 게 있다. 또 지금 피부로 와 닿는 게 일본 고객이 참 많아졌다는 거다.


이효진: 우리도 국적에 따라 고객군을 완전히 다르게 본다. 예를 들어 일본 고객들은 평균적으로 30일 이전에 2박 정도를 보고 있다. 근데 홍콩 고객들은 40일 이전에 3박 이상을 한다. 호텔에서는 일본과 홍콩 둘 다 선호되는 국가지만 굉장히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같은 얼리버드라고 해도 어떤 국가를 타깃으로 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고객 국적별 특이점


김민수: 일본 고객은 특이점이 있다. 우리 자료를 보면 일본에서 들어오는 고객 중 30%가 모바일로 들어온다. 그런데 모바일은 거의 20일 안쪽으로 들어올 정도로 짧다. 이런 특성이 있기 때문에 타이밍에 따라 다르게 가야 한다. 예를 들어 4월 25일부터 5월 초까지 어느 정도 일본이 찼을 경우 호텔에서는 일반적인 얼리버드 개념으로 볼 수도 있고, 4월로 넘어간 후론 라스트 미닛(last minute)으로 넘어간다고 봐서 모바일 채널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리드타임과 ADR 등의 특성을 보고 그에 맞춰 공략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명한: 또 일본과 홍콩도 많이 다르다. 우리 호텔의 경우 일본은 커플 위주, 주말 위주로 많이 방문한다. 그래서 2박 패턴이 많다. 그에 비해 홍콩은 대부분 가족 단위다. 프레이저 플레이스가 싱가포르계 호텔이라 그런지 홍콩 고객이 많은데, 특성을 보면 가족 위주로 길게 들어온다.


유미영: 우리는 일본의 반응이 좀 있다고 느끼고 있다. 또, 올 7월엔 태국 공휴일이 이어지는 기간이 있어서 태국 고객을 위해 문을 활짝 열어뒀다.


김명한: 상황을 잘 살펴야 하는 게 우리 호텔은 무슬림 손님 비율이 정말 높다. 중동 쪽 고객이 많고 거기서 나아가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까지 세일즈를 시작하고 있다. 무슬림 국가는 라마단이 6월말에 끝나면 거의 한 달 동안 쉬는데 그 수요를 잡고자 우리 호텔 담당 팀에서 인도네시아 세일즈를 다녀왔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본이 벌써 장악했다고 한다. 한국도 동남아 공략을 많이 한다고는 하는데 이미 일본과 홍콩 쪽으로 세일즈 포커스가 맞춰진 것 같아서 우려된다.


호텔 특성에 따른 준비


이형근: 호텔 특성에 따라 다 다른 것 같다. 프레이저 플레이스는 기업체 고객 비율이 높으니 세일즈 특성이 좀 다를 듯하다. 스카이파크는 명동에 호텔이 4개, 동대문에 2개, 제주에 1개 있는데 현재 사드로 타격을 많이 받게 된 건 그룹 고객 때문이다. 여행사 물량, 전세기가 모두 빠져버렸다. 실제로 FIT나 기업 고객을 주로 하는 호텔은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다. 또 스카이파크도 명동은 타격을 좀 덜 받았다. 3월은 상반기엔 수요를 지켜냈지만 하반기는 그룹 고객이 모두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명동 전체 고객 중에서 중국에서 오는 고객이 30% 정도 된다고 했을 때, 3월엔 10% 정도가 줄었다. 4월은 그룹이 아예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4월에 FIT는 들어온다. 중국 측의 비자 제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명동은 FIT가 강하니 타격이 좀 적지만 동대문은 중국 그룹 고객이 높은 편이다. 전체적으로 FIT와 그룹 고객 비율이 5:5 정도이니까 지금 거의 50%가 줄어든 상태다. 동대문에는 그룹을 타깃으로 하는 호텔들이 많은데 모두 많이 힘들 거다. 3월 상반기까지는 좀 괜찮았다고 해도 4월은 그룹 고객이 다 사라지면서 전체 객실 점유율의 반이 줄었으니 말이다. 아무리 FIT 고객이 많이 차더라도 반 정도만 채우는 거다. 제주는 더 심각하다. 극단적으로 80% 정도가 중국 고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룹은 물론 FIT까지 중국 물량이 모두 빠져버린 셈이다. 제주도에 오는 비행기가 모두 취소되니 FIT조차 올 수가 없다. 비행기가 취소되니 고객이 못 오고, 여행 상품도 안 팔린다. 안 팔리니 항공사 노선이 없어지고…. 악순환의 연속이다. 상대적으로 내국인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중문 쪽 호텔은 잘 된다고 하더라. 시내 호텔은 상황이 더 안 좋다. 보통 제주가 이르면 3월 중순, 4월부터는 성수기 요금을 받는데 지금 7~8월까지 비수기 요금으로 가야 하는 건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 시내의 4성급 호텔이 요금을 내리니 다른 곳도 정상적인 요금을 받기 어렵다. 물론 호텔이 어디 위치했느냐, 어떤 특성을 가졌느냐에 따라 상황이 모두 다르긴 하다.


김민수: 익스피디아는 중국 고객이 굉장히 적다. B2B로 들어온 물량 외엔 적기 때문에 크게 영향은 없지만, 취소가 가장 많고 빠지는 곳을 보면 동대문 쪽이다. 특히 8만 원 미만 호텔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걸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선 객실 점유율 상태를 좀 보면서 객실단가를 세밀하게 조절해야 한다고 본다. 호텔 입장에서는 경쟁사가 가까이 있는 호텔, 근처의 호텔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외국 고객 입장에선 서울 전체 호텔이 다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택시 타고 30~40분 가는 것도 부담스러워 하지 않는 고객도 많다. 그래서 서울 전체로 눈을 넓히고 어느 정도 객실 가격이 비슷한 호텔을 살펴보면서 세밀하게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


이효진: 덧붙이자면 룸 타입에 대한 고민을 더 깊게 하면 좋을 것 같다. 각 여행사가 갖고 있는 고객군에 대해 좀 더 고민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듯하다. 앞서 말한 대로 홍콩이나 대만은 가족 고객이 많다. 가족 고객은 어떤 공간을 어느 정도 금액으로 원하는지 파악하고 그 고객에게 어떻게 접근할지를 호텔 측이 더욱 고민하면 좋겠다. 본인 상품에 대해 가격을 더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관계사와 같이 고민해 보면 그 부분을 통한 매출이 더 상승하지 않을까?


사드 이후 객실 매출 계획


유미영: 상황이 좋을 때는 가격 설정이 어렵지 않다. 단순하다. 그런데 요즘은 세밀하게 분석하게 된다. 객실 타입 별로 요금 조정을 하려면 보통보다 시간이 배로 걸린다. 레이트 플랜(rate plan)이 나오면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한데, 날짜별로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만큼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민수: 많은 호텔들이 주변 호텔의 영향으로 객실 가격을 낮추고 OTA도 가격에 민감해진다. 객실 하나를 채우기 위해 요금을 내리는 건 쉽다. 그런데 내린 만큼 다시 올리려면 두세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스윗 스팟(sweet spot)(적정 지점)을 맞추는 게 쉽지 않다.


유미영: 지금 상황이 어렵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더 머리를 쓰고 더 긴장하게 되면서 보이지 않던 시장이 보인다. 분명 존재하지만 몰랐던 틈새시장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 시장, 일본은 원래도 중요한 시장이었지만 좀 더 깊숙하게 보게 된다. 프로모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드러나지 않았던 곳을 끄집어내서 어필하게 된다. 이런 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효진: 어떤 여행사는 무엇에 강하고 어떤 상품을 판매하는지를 아는 등 여행사 파악을 잘 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한 예측으로 빠르게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 시장을 선점하는 판촉지배인의 능력도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다들 너무 힘드니 현재만 보게 되는데 더 길게, 멀리 봐야 할 것이다.


김명한: 원래 3~4개월 후를 바라보는 게 맞지만 호텔 업계가 달라지면서 그 달의 매출을 우선 채워야 하는 호텔이 늘었다. 업계 구조가 계속 달라지니까 그것도 쉽지가 않다.



호텔의 다양한 노력


이효진: 일하면서 느낀 건 호텔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거다. 예를 들어 일본 고객이 많은 한 호텔은 Non Smoking 호텔로 변화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보통 일본 손님은 담배를 거리낌 없이 피우는데 다른 국가 고객은 또 그걸 불편해하기 때문이다. 고객 서비스를 위해 어떤 것에 중점을 둬야 할지 고민하는 거다. 또 어떤 호텔은 내국인 고객 비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내국인 비율을 높이려면 캐릭터 룸이 필요할지 아니면 다른 방안을 생각해야 할지 등을 고민하는 호텔이 많다.


유미영: 명동 쪽 호텔은 수영장이 갖춰진 곳이 별로 없고 주차장도 협소하다. 독특한 시도를 해도 비용 대비 수익이 나기 어려운 구조다. 우리 같은 경우는 호텔의 단점을 해소할 수 있는 패키지를 만들어서 진행 중이다. 또 위치상 중구인 만큼 박물관, 궁이 많으니 이걸 활용한 패키지도 만들고 있다. 장기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며 조율한다.


이형근: 중국이 빠지면 결국 다른 나라를 살펴야 하지만 사실 다른 나라도 쉽진 않다. 단가 자체도 높진 않은 편이고. 다른 나라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한 일이 결국 단가를 낮추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어느 지역이냐, 어떤 호텔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국인 수요만 해도 강남과 강북이 차이가 큰 것 같다.


김명한: 우리는 기업 비중이 높은 만큼 그에 따른 문제가 있다. 가격이 조금씩 조금씩 떨어지다 보니 코퍼레잇 레이트(Corporate Rate)와 부딪히게 된다. 우리는 기업 고객이 거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 가격은 1년 내내 큰 변동 없이 유지한다. 그런데 일반 가격이 코퍼레잇 레이트와 부딪히기 시작하면 문제가 생긴다. 그러면 비즈니스 트립이 OTA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대한 이를 방지하는 선에서 방안을 찾고 있다. 대만의 경우 조식이 필수인 부분이 있으니 가격을 낮출 수 없는 구조다. 여행사들이 이번에 중동 쪽으로 비즈니스 트립을 많이 다녀왔다고 하는데 볼륨 자체가 중국만큼 되지 않는다고 한다. 내국인 수요도 늘어났다곤 하지만 다방면으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유미영: 우리는 대만 마켓을 그동안 간과했던 좋은 시장으로 보고 포섭하려고 한다. 그래서 대만에 좀 더 맞는 가격, 메리트 있는 가격을 주려 한다. 그렇게 지금 8월까지 내다보고 있고 대만과 직접 진행하는 것이 어려워 그 시장 내 강세 여행사와 결합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고민하고 있다. 일본은 좀 천천히 가더라도 한 번 더 들여다보고 관리하고 있다.


이형근: 호텔 산업은 국제정세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드로 인해 전체적으로 30%를 차지하던 마켓 자체가 거의 끊긴 상태인데, 여기서 나머지 국가에 집중하는 건 모든 호텔이 비슷한 것 같다. 결국 파이가 작아지게 된 거다. 작아진 파이를 여러 호텔이 나눠가지려는 이 시점에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릴 수 있는 호텔은 예약 수를 좀 더 가져갈 것이고, 그렇지 않은 호텔은 또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다. 객실 점유율에 더 집중을 할 것이냐 아니면 객단가를 유지하느냐, 그 사이에서 고민하게 될 것이다.


김명한: 또 지금 트레블 마트나 세일즈를 다녀온 이들의 이야기 들어보면 사드보다는 평창에 포커스가 많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닥친 문제는 극복할 방법을 직접 찾아야 한다. 마켓을 새롭게 개발하는 것도 고객의 특성에 맞게끔 오랫동안 준비해야 하는 문제다. 우리는 장기투숙객이 많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무슬림 고객이 정해진 방향으로 절할 수 있도록 나침판을 제공하기도 하고 기도원을 만들 계획도 있다. 그만큼 고객 특성에 맞추려 한다. 각 호텔이 자신들의 특성에 맞춰 타깃 고객이 진짜로 원하는 걸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미영: 대만 고객 특성을 보면 중국과 큰 차이는 없지만 아무래도 객단가 쪽에서는 조금 내려가기 때문에 그건 맞춰야 한다. 또 대만 고객은 보통 4~5일 정도 오래 머무는 이들이 많다. 


김민수: 대만이 또 재미있는 게 SNS의 영향력이 크다는 거다. 어느 한 호텔이 SNS 상에서 뜨면 갑자기 큰 주목을 받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종로의 한 호텔은 거의 90%를 OTA로 채우는데 대만 고객이 60%가 넘는다. SNS 상에서 많은 인기를 끈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유미영: 대만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본 게 최근 현지에서 웨딩 패키지가 활성화됐다고 한다. 그래서 웨딩 촬영하는 곳과 조인해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런데 이렇게 들어오면 웨딩 촬영뿐 아니라 투어도 하기 마련이다. 이런 대만 웨딩 마켓도 정말 좋은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미처 못 봤던 시장이 새롭게 눈을 뜨니까 보이기 시작하는 재미가 있다.


김명한: 우리도 대만을 공략해보려 했는데 언어적인 문제가 걸렸다. 홍콩과의 큰 차이점인데, 홍콩은 영어가 가능하지만 대만은 어렵다. 또 한국에서 대만으로 가는 여행자가 많다 보니 대만에서 한국으로 오는 좌석 가격 맞추기가 힘들다. 그래서인지 대만이 일본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김민수: 대만은 트윈, 3~4인 고객이 많다. 친구끼리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잘 맞춰서 준비하는 게 도움될 거라 생각한다.


이형근: 외국 고객과 내국인 고객 특성도 잘 파악해서 공략해야 한다. 외국인 고객은 내국인 고객보다 객실 요금, 최저가에 민감하다. 여행하면서 여러 가지 음식도 먹어야 하니까 조식 예약도 안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내국인은 다르다. 조식도 중요하게 여길 뿐 아니라 패키지 구성을 본다. 우리가 얼마 전 와인을 함께 제공하는 간단한 패키지를 판매했는데 예약률이 높고 반응이 매우 좋았다.


각자의 관점에서 전하는 조언


이효진: 한국시장을 보면 비즈니스호텔이 정말 많다. 홍콩, 타이완, 일본 쪽에서 우리에게 블로거나 매체 노출 등을 위한 호텔을 추천해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 우린 뭔가 특색 있는 호텔을 추천할 수밖에 없다. 위치든 호텔이 갖고 있는 콘텐츠든, 예를 들면 호텔 상품이나 식음료가 매력적인 호텔 등을 선택하게 된다. 그쪽에서 원하는 건 손님이 묵으면서 즐길 수 있는 호텔이기 때문이다. 특히 홍콩 고객들은 워낙 여행 횟수가 많다 보니 한국에 여러 번 방문한 사람도 많다. 그들은 신규 호텔, 부티크 호텔 등 개성 있는 호텔에 대한 니즈가 높다.


명한: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의 인식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소속 호텔은 계속 달라져도 호텔 업계에 돌고 있는 사람은 거의 같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호텔은 다른데 일하는 방식은 비슷해진다. 이런 흐름이 좀 바뀌면 좋겠다. 다른 산업군에서 인재가 유입되는 등 새로운 바람이 불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효진: 그럴 땐 신입 직원의 의견을 듣는 게 도움이 된다. 대학을 갓 졸업한 직원들을 보면 기존 직원과 다른 시각으로 문제의 방안을 제시하곤 한다. 우리는 이제껏 숫자와 데이터 분석에 집중해왔는데, 신입 직원들은 사이트에서 콘텐츠를 비교하면서 얻는 인사이트가 있더라. 신입의 말을 들어보거나 신입과 함께 한번 일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유미영: 솔직히 이번 위기상황을 겪으면서 요즘 더 열정적으로 일하게 됐다. 전에는 안전하게 가려고 했다면 지금은 긴장도 하고 더 요리조리 깊게 살피게 된다. 내가 걸어 놓은 프로모션이 잘 진행 중인지 계속 지켜보게 된다.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고 나 먼저 하게 되니 더 열의가 생긴다.


이효진: 호텔 담당자를 만나보면 다 다른데, 수동적인 이들은 우리 이야기를 계속 듣기만 한다. 그것보다는 우리 이야기는 40% 정도 반영하고 나머지는 호텔 입장에서 맞는 방향인지, 추구하는 방향인지 등을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 더 적극적으로 우리 호텔이 어떻게 디스플레이 되는지, 요금 대는 경쟁사에 비해 어떤지 정도만 궁금해 해도 우리 사이트에서 본인 호텔의 포지션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방향


이효진: OTA는 호텔 상품을 파는 툴이다. 호텔은 더 자신의 특색을 생각하고, 앞으로 어떤 트렌드로 시장이 진행될지 읽어서 콘텐츠를 바꾸는 작업을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더 애착이 가는 호텔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려고 하는 곳들이다. 예전엔 오프라인이었다가 이젠 온라인, 온라인 중에서도 어떤 국가를 타깃으로 할지, 그 국가 중에서도 어떤 고객이 뭘 찾느냐를 계속 고민하는 호텔들. 이제는 호텔 산업 자체가 콘텐츠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명한: 현재 국내 정세가 어렵더라도 호텔이 각자 방향성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트렌드는 따르되 방향은 일관되게 가는 거다. 예를 들어 출장객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그들에 맞춘 시설과 서비스를 갖춰서 가는 것처럼, 트렌드와 상관없이 ‘스스로의 방향’은 갖고 가는 게 도움이 될 거라 본다.


유미영: 사드 영향이 장기화될 순 있겠지만 좋아질 거라 본다. 물론 진통은 있겠지만 넓게 보려고 노력 중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는 분명히 전체적으로 더 어렵다. 이럴 때일수록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최대한 다양하게 모든 채널을 오픈하고 골고루 가도록 할 것이다. 우리 호텔만의 특색 있는 상품도 계속 개발하는 등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형근: 호텔 설계나 건물을 나중에 바꾸긴 굉장히 어렵다. 차별화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결국은 콘텐츠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어떻게 발굴해나가는지가 앞으로의 경쟁 포인트가 될 것 같다. 고객의 필요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호텔이 돼야 한다. 어려울수록 위기와 기회는 함께 온다는 걸 알고 잘 준비해보자.


김민수: 2014년부터 매달 데이터를 뽑고 있는데 점점 예측이 어려워진다. 요즘은 너무 단기 쪽에 집중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제 좀 더 장기와 단기가 같이 갈 수 있는 흐름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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