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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5 (월)

호텔&리조트

[임준환의 Hotel Design Story] Modern Peranakan Charm

Hotel Indigo Singapore Katong

<The Pavilion>


싱가포르의 혼합 문화 페라나칸(Peranacan)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단어인 ‘페라나칸(Peranakan)’은 말레이어로 아이를 뜻하는 ‘아나크(Anak)’에서 유래한 말로 해외에서 이주한 남성과 현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후손을 뜻한다. 오래 전부터 해상 무역이 발달했던 동남아시아에는 아랍인이나 인도인, 또는 유럽인들로 구성된 다양한 페라나칸 공동체가 형성됐고, 일반적으로 그 가운데 다수를 차지하는 중국계 이주민을 가리킨다. 이들은 자신들의 고향인 중국의 문화를 바탕으로 말레이 문화와 유럽 문화를 흡수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 이 퓨전 문화는 페라나칸의 삶 전반에 스며들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공예, 패션 등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예술을 꽃피웠다.


예로부터 말라카 해협은 동-서양의 관문이었다. 이곳에 식민지를 건설하기 위해 서양 열강(western powers)이 16세기 이후 침투하면서 페라나칸 문화에는 유럽의 색깔이 더해졌다. 특히 영국령 식민지의 수도이자 물산의 집산지였던 19세기 싱가포르에서는 페라나칸의 ‘황금시대’가 열렸다. 이처럼 싱가포르는 수 세기에 걸친 교역과 이민, 식민지 네트워크와 근대 정치의 결과로 만들어진 다문화 국가다. 이러한 역사적 흐름은 서로 상호 작용해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냈다. 페라나칸 문화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중국적 정체성이 확연한 요소가 있지만 말레이 문화권의 요소도 섞여 있으며, 인도양 문화와 함께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식민지 교역권의 영향도 남아 있다. 혼합 공동체는 혼성, 메스티소, 크레올, 페라나칸 등 여러 용어로 전 세계에 걸쳐 만들어졌으며 새로운 언어, 음식, 복식, 관습 그리고 새로운 예술 양식을 탄생시켰다.



<Premier Room>


See, Hear and Taste
호텔 인디고(Hotel Indigo)가 위치한 카통 빌리지(Katong Village)는 페라나칸 문화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는 지역이며, 주치앗 로드(Joo Chiat Road)는 페라나칸 문화가 잘 보존된, 부유한 중국계 지주 추 주 치앗(Chew Joo Chiat)의 이름을 딴 지역이다. 말레이시아인들의 전통 가옥 등 옛 주거지를 재현한 말레이 빌리지(Malay Village), 재래시장과 다양한 말레이 음식을 파는 음식점들이 들어선 겔랑 사라이 마켓(Geylang Serai Market)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주치앗 로드를 따라 걷다 보면 파스텔 톤으로 화사하게 채색된 페라나칸의 전통 가옥들이 늘어선 쿤생 로드(Koon Seng Road)로 이어진다. 저마다 색깔은 다르지만 건물 모양이 모두 똑같아 아기자기한 느낌을 준다. 중국과 말레이 문화가 융합된 페라나칸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관인 카통 앤티크 하우스(Katong Antique House)도 있다. 오랫동안 페라나칸을 연구해 온 페라나칸 5세의 집을 둘러보며 오래된 사진 자료와 도자기, 전통 의상 등 여러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다.
카통 빌리지에서는 급속한 근대화를 이룩한 싱가포르 사회에서도 전통을 계승한 페라나칸 문화의 다채로운 면모를 경험할 수 있으며 원조를 자부하는 맛집들을 찾아가 싱가포르에서도 맛있기로 유명한 페라나칸 전통 음식들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코코넛밀크 수프로 만든 매운 쌀국수인 카통 락사(Katong Laksa)는 카통 빌리지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이다. 도보 권내에 예스러운 분위기를 간직한 소박한 카페부터 하이난 치킨 라이스를 선보이는 고급 음식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스토랑들이 자리해 선택의 폭도 넓다. 카통 빌리지에서 길게 뻗은 주치 앗 로드 끝까지 걸어가면 아름다운 해변에 펼쳐진 이스트 코스트 파크(East Coast Park)에 닿는다.



<Bathroom>


Old School Hotel Room
호텔 인디고의 약 30㎡ 정도의 객실들은 마치 싱가포르의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하다. 서남아시아의 가정집 겸 가게인 숍 하우스(shop-house)의 영향을 받아 길고 깊게 구성됐으며, 욕실 부분은 침실을 지나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재봉틀을 재활용해 세면대의 베이스로 사용했고, 알까기 게임과 비슷한 Carrom board, 빨간색 나막신(clogs) 은 장식품으로 사용됐다. 싱가포르 일러스트 작가이자 예술가인 Don Low는 각 나라 여러 종류의 음식들을 파는 식당들이 한데 모여 있는 호커 센터(Hawkers Centre)와 싱가포르 거리의 모습들을 벽에 묘사했다.



<Lobby>


Peranakan-themed Lobby
호텔의 로비에서는 페라나칸식 숍 하우스의 건축적인 요소들이 돋보인다. 패턴으로 마감된 대리석 바닥과 염색이 안 되게 할 부분에 왁스를 발라 무늬를 내고 표면에 다양한 색의 디자인을 넣는 기법인 밀랍 염색으로 만들어진 타일들. 이는 말레이시아 및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남녀 구분 없이 허리에 둘러 입는 천인 사롱(Sarong)의 영향을 받았다. 이처럼 화려한 무늬로 디자인된 도자기 그릇과 타일들은 리셉션 카운터 뒷벽에 장식됐다. 리프트 로비(Lift Lobby)에는 용무늬와 불사조 및 꽃무늬들이 물 항아리와 주전자들에 새겨져 바닥부터 천장까지 쌓여 있다.



<Rooftop Infinity Pool>


<Baba Chews Bar>


Baba Chews Bar
레스토랑의 이름은 ‘카통의 왕(King of Katong)’이라 일컬어지는 자선가 추 주 치앗(Chew Joo Chiat)의 이름에서 따왔으며 바바(Baba)는 존경을 나타내는 용어이다. 모노크롬 패턴(monochrome pattern)의 타일로 마감된 바닥, V자형을 겹쳐서 만든 문양인 헤링본(Herringbone) 스타일의 나무 바닥, 싱가포르 특유의 이중창과 흰색 페인트 마감에 검은 포인트들에서 간결함이 느껴진다. 클래식한 스타일의 조명 기구들과 검은색 나무 프레임에 거울 마감을 더해 공간의 깊이감이 느껴지게 했다.

365일 내내 따듯한 싱가포르의 지역적 특성에 맞게 호텔 옥상에 위치한 수영장은 환상적인 뷰를 자랑한다. 가깝게는 아기자기 모여 사는 지역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전통 가옥들의 독특한 건축 양식들, 멀리는 싱가포르 시내의 우뚝 솟은 건물들, 고요한 분위기의 알록달록한 지붕들이 마치 모자이크로 만들어진 작품을 보는 듯하다.
이미지 제공_ Hotel Indigo


임준환 JIMI LIM
HS Ad(The Netherlands)_ Senior Account Manager

영국 런던예술대학원University Art of London에서 공간디자인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Hospitality 디자이너로서, 세계 각지의 리조트, 호텔 & 카지노 디자인 디벨롭먼트 부분을 담당했다. 영국 런던 한인 예술인 협회에 소속 작가로 활동했으며, 예술과 디자인에 관련해 영국 및 싱가포르에 거주하며 이슈 작가 및 작품을 한국에 알리는 글을 써 왔다. 현재는 네덜란드에 거주하며 마케팅 및 ISM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Jimi.lim@hsad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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