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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금)

칼럼

[이재술의 Wine in Art] 와인 레이블, 그 재미난 Story Ⅰ


와인의 수는 하늘의 별 수 만큼 많다. 사람의 얼굴이 이력서라면 라벨(Label 혹은 레이블)은 디자인을 통해 와인의 개성을 담을 수 있는 와인의 얼굴이다. 라벨은 와인 생산지역의 문화적, 정신적 가치를 상징하고 예술적인 기능과 마케팅의 결합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고급와인은 중후하면서도 심플한 라벨이 많은 편이며 아주 화려하고 혼란스러운 모양의 라벨은 저렴한 와인일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와인라벨을 보면 그 와인메이커의 정성과 혼이 나타나 있어서 역시 고급은 다르게 느껴진다. 그중에서도 예쁘고, 그저 바라만 봐도 마음이 푸근해지고 마시고 싶어지는 와인들이 있다. 이 와인들의 라벨에 얽힌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를 2회에 걸쳐 알아보자.


“와인에 담긴 의미를 알고, 때와 장소에 맞게 와인을 선별하면 그 의미는 배가 될 것이고 좋은 이야기는 그 와인의 품질 못지 않게 중요한 대화의 방법이 될 것이다.”

- 저명한 와인 평론가 젠시스 로빈슨(Jancis Robinson)


미국의 강한 힘과 프랑스의 우아함, 오퍼스 원(Opus One)

1976년, 콧대 높은 프랑스 와인이 미국 와인과의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패배했던 큰 사건이 있었다. 그 유명한 ‘파리의 심판(Judgment of Paris)’이다. 미국 와인에게 1위를 내준 프랑스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으며 무통 로칠드의 필립 로칠드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3년 뒤, 그는 자신의 와인을 이긴 나파 밸리의 로버트 몬다비와 합작해 오퍼스 원을 탄생시켰다. ‘교향곡 1번’이라는 이름처럼 최고의 두 와인메이커가 첫 번째 작품(오퍼스는 라틴어로 작품을 의미)을 만들었고, 라벨에는 이 두 사람의 옆얼굴이 그려져 있다.
1979년에 첫 빈티지를 선보인 오퍼스 원은 미국의 강한 힘과 프랑스의 우아함, 화려함이 느껴지는, 밸런스가 멋진 와인이다. 와인은 보관이 아주 중요한데 오퍼스 원은 그 빈티지로부터 10~20년 후 마셔도 좋은 와인이다. 가격은 50~80만 원 대.






밤하늘의 별, 셀레스테 크리안자(Celeste Crianza)

리베라 델 두에로(A star in Ribera del Duero)에서 탄생한 스타 와인으로 풍성한 과일, 바디, 컬러의 리베라 델 두에로의 밤하늘만큼이나 유니크하다. 
셀레스테는 구름과 별에 손이 닿을 듯 말 듯한 해발 895m 고도에서 탄생했다. 미구엘 토레스가 이 와인의 첫 수확 후 밤하늘을 올려다봤는데, 별이 떨어질 듯 총총 박혀있는 것을 보고 ‘밤하늘의 별’을 뜻하는 셀레스테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미구엘 토레스社는 스페인에 본사를 두고, 칠레, 미국에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미구엘 토레스의 125주년 행사에는 현 스페인의 왕, 후안 카를로스가 참석했을 정도로 스페인 와인에 있어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보통의 와인은 라벨을 전면 부분에만 부착하는데 이 와인의 라벨은 별자리를 넓게 보여주기 위해서 와인병을 완전히 한 바퀴 감싼다. 그동안 필자가 본 와인 중에서도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자세히 보면 북두칠성(큰곰자리), 작은 곰 자리, 카시오페이아 등을 볼 수 있어서 어린 시절에 별자리를 보면서 꿈을 키우던 그 시절을 자꾸만 떠 올리게 한다.




샤토 샤토네프 뒤 파프(Chateau Chateauneuf du Pape)

프랑스 남부 론의 위대한 와인인 샤토네프 뒤 파프(Châteauneuf-du-pape, New Castle of the Pope’)는 교황의 새로운 성이란 뜻이다. 이렇게 이름 짓게 된 배경에는 아비뇽 유수(1309~1377년)가 있다. 13세기 말, 프랑스 국왕의 눈치를 봐야 했던 교황 클레멘스 5세가 교황청을 로마에서 아비뇽으로 옮긴 것이다. 그의 뒤를 이은 요한 22세가 샤토네프 뒤 파프에 포도밭 건설을 추진했고, 지금도 교황의 와인을 생산했던 전통의 표시로 이곳의 와인 병에는 교황 문장과 천국의 열쇠가 양각돼 있으며 13가지 품종을 섞어서 블렌딩한다. 꽤 힘이 있는 와인으로 적당한 산미도 있는 그래나시(Grenache)가 50~70% 정도 차지하며 우리나라의 보신탕과 잘 어울리는데 그 노린내를 잡아주는 데 일품이기 때문이다. 2002년 중앙대 와인 소믈리에 과정에 다닐 때 론을 방문한 적이 있다. 붉은 점토 위 둥근 자갈은 열기를 보존해 저녁 온도가 내려가면 그 열을 포도나무에 전달하는데 이는 힘차고 견고한 구조의 와인을 만들어 주고, 배수가 잘 되는 모래 토양은 섬세한 와인을, 붉은 사암은 과실향이 풍부한 와인을, 선선한 석회질 토양은 신선한 와인을 만든다. 그 빛깔과 은은한 향이 아주 뛰어나 와인 애호가들에게 스토리도 좋고 선물하기에도 적격이라 추천한다. 약 15~30만 원 선.




이재술
서원밸리컨트리클럽 와인엔터테이너
호텔신라와 삼성에버랜드 안양베네스트골프클럽에서 와인소믈리에로 근무했으며 경기대학교 관광전문대학원에서 <계층간 소비태도가 와인구매행동에 미치는 영향 연구>로 관광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중앙대학교 국제경영대학원 와인소믈리에 1년 과정, 프랑스 보르도 샤토마뇰 와인전문가 과정(Connaisseur)을 수료했다. 2004~2006년 안양베네스트골프클럽 근무 때는 안양베네스트가 18홀임을 감안해 1865와인의 ‘18홀에 65타 치기’ 스토리텔링을 처음으로 만들어서 와인문화를 보급하는데 앞장서기도 했으며, 현재는 서원밸리컨트리클럽에서 와인으로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와인소믈리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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