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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금)

투어리즘&마이스

[Opinion]글로벌 OTA 복점의 문제, 그리고 개선 방향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 온라인여행사)들은 한국시장 진출 이래,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공격적인 마케팅 프로그램과 높은 가격 경쟁력으로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이러한 추이는 글로벌 OTA들이 비교우위에 있던 해외 여행자들의 국내 객실 예약에 국한되지 않는다. 내국인 여행자들의 해외 객실 예약, 나아가서는 국내 객실 예약에서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Expedia가 발표한 ‘상반기 한국인이 가장 많이 예약한 호텔 TOP 10’을 살펴보면, 1위부터 4위까지가 모두 제주도 또는 부산으로 국내에 위치한 호텔들이었다. 전통으로 국내 OTA들이 강세를 보이던 내국인 숙박 예약까지 글로벌 OTA가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Kayak이 한국 사이트(kayak.or.kr)를 런칭, 국내 OTA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OTA에 비해 글로벌 OTA들이 가지는 강점은 여러 분야에서 찾을 수 있다. 예약 플랫폼은 실시간 예약 및 연동이 되면서도 높은 이용자 편의성을 제공하며, 숙박 인벤토리 역시 전 세계를 아우른다. 또한 장기간 수집해 온 데이터, 타 OTA로의 유출이나 검색을 방지하는 최적가 보장, 다양한 추가 할인 및 프로모션, 브랜드 노출도 및 인지도를 높이는데 필수적인 마케팅 예산의 규모 등은 국내 OTA들이 쉽게 극복할 수 없는 수준이다. 2014년 J.D. Power에서 실시한 OTA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가 OTA를 이용해 예약을 하는주 이유로는 가격(66%), 이용 경험(44%), 브랜드 평판(22%), 브랜드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19%) 등이 있다. 글로벌 OTA들이 이 모든 요인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국내 OTA들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OTA들의 경쟁적 이점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와 시장지배력(market power)에 기인함을 알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 및 마케팅에 투입되는 예산의 규모는 OTA의 매출 및 자산의 크기와 정비례하며, 시장지배력 역시 OTA를 통해 예약을 하는 이용자(market share)가 늘어남에 따라 증가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글로벌 OTA의 강점들은 그 크기에 의해서 실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는 지난 몇 년간 글로벌 OTA들이 인수합병에 집중했던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글로벌 OTA 시장을 양분하고있는 Priceline 그룹과 Expedia 그룹은 2013년부터 2년간 각각 32억 미 달러, 44억 미 달러를 경쟁 OTA 인수에 투입했으며, 그 결과 2015년 1분기에만 각각 예약 객실 수 1억 460만실과 4760만, 매출 18.4억 미 달러, 13.7억 미 달러를 달성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이 더욱 증가했는데, Expedia의 경우 1년 동안 빠른 속도로 덩치를 불려 Priceline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표 1> 글로벌 OTA 복점기업 2016년 1분기 운영성과

Priceline

Expedia

매출

21억 달러

19억 달러

마케팅비용

9억 4000만 달러

10억 달러

순이익(손실)

3억 7000만 달러

1억 2000만 달러

출처_ 각 기업 2015년 1분기 재무제표

 

<표 2>에서 볼 수 있듯이, Priceline 그룹과 Expedia 그룹은 유수의 OTA 사이트들을 소유하고 있으며, 관련 전문가들은 이 두 그룹을 복점(duopoly) 기업들로 평가하며 2020년까지 온라인 호텔 예약 시장의 94%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1).

 

<표 2> 글로벌 OTA 복점기업 및 대표 OTA 사이트

글로벌 OTA 기업

대표 OTA 사이트

Priceline

Priceline.com, Booking.com, Agoda, Kayak

Expedia

Expedia.com, Hotels.com, Hotwire.com, Trivago

출처_ Dennis Schaal <Priceline vs. Expedia: By the numbers in First Quarter 2015> Skift.

 

두 OTA 그룹의 규모의 경제와 시장지배력이 극대화되는 추세를 감안할 때, 자연스럽게 각각의 특성이 호텔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규모의 경제는 지속적으로 편의성을 도모하는 예약 시스템과 플랫폼의 개선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여행자의 탐색비용을 절감하고 공급자의 마케팅비용을 감소시켜 소비자나 호텔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하지만 소수기업들의 시장지배력이 지나치게 커짐에 따라 발생하는 부정적인 영향은 현시점에서 이를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OTA 복점이 호텔 산업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의 대표적인 예로, 지나치게 높아진 수수료율을 들 수 있다. 플랫폼(platform) 간 경쟁이 치열하던 OTA 산업 초기에 평균적으로 객실가격의 5%에 머무르던 수수료율은 이제 15%에서 30%에 달한다. OTA가 호텔에 제공하는 서비스의 내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짧은 기간 동안 3배에서 6배에 달하는 인상폭은 복점에 의한 지나친 시장지배력의 증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예약 대행시 일반적으로 고정수수료(flat fee)를 지불하는 항공권과 대조되는 수수료의 형태는 호텔산업과 항공산업 공급자들 간의 구조 및 시장지배력의 차이를 암시한다.
비록 소비자가 직접 부담하지는 않지만,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율은 숙박업소의 객실판매를 통한 수익성을 크게 감소시킨다. 수익성의 감소는 공급객실 및 예약 품질의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 실제로 ‘2014년 OTA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OTA를 통해 예약을 한 고객들의 불만사항들이 객실 및 예약의 품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표 3> OTA 이용에 따른 대표적인 소비자 불만사항들

1. 예약누락 및 객실상태

2. 객실타입 지정 불가

3. 취소정책(cancellation policy)의 유동성

4. 예약에 수반되는 여러 제약 조건

출처_ J.D. Power 2014 Online Travel Agency Satisfaction Report

 

수수료율에 대한 문제는 특히 소규모 호텔체인, 독립호텔, 그리고 게스트하우스/민박 등의 대체숙박시설에서 더 심한데, 이들은 대규모 체인호텔과 달리 예약 및 마케팅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돼있지 않으며 객실 판매시 글로벌 OTA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대규모 체인호텔들에는 평균적으로 15.8%의 수수료율이 적용된 반면, 소규모 체인호텔들은 평균적으로 19.8%에 대한 수수료율이 적용됐다2).

인지도가 낮은 숙박업소일수록 기본적으로 더 높은 기본 수수료율을 적용받을뿐만 아니라, 추가수수료율에 대한 압력도 강해진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수백, 수천 개에 달하는 검색결과를 모두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업주의 입장에서는 상위에 드는 것이 중요한데, 이 검색순위가 수수료율을 높일수록 올라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객실 판매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순위 안에 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업소들이 수수료율을 경쟁적으로 높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아가, 일부 글로벌 OTA는 예약취소에 대해서도 공급자들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예약 시 여행자가 OTA를 통해 결제한 후 숙박 당일에 취소하면 OTA에서 직접 고객에게 환불해주는데, 업소 입장에서는 취소수수료를 부과하지 못함과 동시에 이미 판매시기를 놓쳐 해당 객실이 공실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듯 글로벌 OTA 시장의 확대에 따라 공급호텔들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양면시장(two-sided market)3)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공급자들간의 가격 비교와 경쟁을 촉진해 가격을 인하시킨다는 소비자들의 믿음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OTA들은 광고, 판촉 및 마케팅비용에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꾸준히 투자해 왔으며, 대부분의 광고/홍보는 OTA를 통해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객실을 예약할 수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OTA를 이용하는 주된 이유가 낮은 가격 때문이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감안할 때, 글로벌 OTA들의 이러한 마케팅전략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글로벌 OTA의 출현으로 인해 실제로 소비자의 편익이 증가했는지는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기한 OTA의 검색 순위에서 또 한가지 중요한 요소는 총 수수료이기 때문이다. 총 수수료는 수수료율이 높거나 또는 예약금액이 클수록 증가하는데, OTA는 유사한 호텔일 경우 이 두 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되는 호텔을 소비자에게 추천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서 OTA들이 강조하는 최저가(best rate)란 개념에도 맹점이 있다. 최저가 정책을 위해 OTA는 다른 판매경로(예: 직접예약)를 통한 판매가격이 자사를 통해 판매하는 가격보다 낮지않도록 하는 조항4)을 두고 있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소비자가 상품에 대해 적절한 가격을 지불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예로, 아주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OTA의 높은 수수료율에 동의할 때, 해당 호텔은 검색순위가 높아지겠지만 예약을 하는 소비자의 편익은 급감할 것이다. 또한 글로벌 OTA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짐에 따라 높은 수수료율 때문에 호텔가격이 전체적으로 인상된다면, 이는 더 이상 소비자의 후생(welfare)을 증가시킨다고 보기 힘들 것이다.
경제학 분야의 권위적인 학술지인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에 하버드대학의 에델멘 교수와 싱가폴 국립대학의 라이트 교수가 2015년 공동 발표한 연구5)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플랫폼을 과다중개(excessive intermediation)라고 정의하며, 단기적으로는 소비자들이 낮은 가격 때문에 중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가격이 인상되고, 시장의 중개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며, 결과적으로는 소비자 편익이 감소하게 된다고 경고한다. 이 논문에서 저자들이 여행예약서비스를 예로 든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근시일 내에 이러한 문제들을 시장이 자생적으로 해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2016년 4월 발표된 온라인 플랫폼과 디지털 단일시장에 (Online Platforms and the Digital Single Market)대한 EU 위원회 보고서에 의하면, 플랫폼 서비스는 최초의 대규모 투자 이후에 이용자를 유치하기 위한 추가 투자금액이 적으며, 기존 이용자들의 네트워크에 의해 자연스럽게 추가 이용자가 늘어난다. 따라서 선점자이점(first-mover advantage)이 크며, 신규 업체들에게는 높은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나아가서 기존의 플랫폼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전환비용(switching cost)은 예상외로 매우 높으며, 판매자들 역시 해당 플랫폼에 대한 대안을 찾기 어렵게 되어 강력한 독점지위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시장구조 개선을 위해 글로벌 OTA 복점기업들에 대한 최소한의 감시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럽에서는 Booking.com과 공급자간 계약시 가격조항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어 작년에 합의가 이루어진 바 있으며, 미 정부는 2011년 항공권 검색 결과를 조작하는 Expedia에 대해 검색결과 투명성에 대한 경고조치를 한 사례가 있다. 이처럼 글로벌 OTA들이 공급자에 대한 가격정책 등을 통해 복점적 지위를 자기 강화(self-reinforce)하면서 신규 OTA의 진입을 막거나, 소비자들에게 불투명하고 편향된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 등은 국내에서도 규제의 대상이 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강력한 시장지배력에 의해 발생되는 글로벌 OTA의 문제점들을 개선하는데 가장 중요한 주체는 역시 소비자들이다. 지금의 복점이 비교적 경쟁적인 구조로 변하기 위해서는 신규 OTA의 진입과 국내 OTA들의 시장지위 회복이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글로벌 OTA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비록 조금의 전환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대체 플랫폼을 이용하기 시작한다면 시장 구조는 자연스럽게 변하기 마련이다.
비록 플랫폼이나 상품의 유형에 차이는 있지만, OTA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어비앤비(Airbnb)의 수수료는 6~12%이며, 예약 금액이 증가함에 따라 공급자의 수수료율을 탄력적으로 낮추고 있다. Instant Booking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Tripadvisor의 수수료율은 12% 또는 15%로 글로벌 OTA에 비해 확실히 낮은 수준이다. Google 역시 주요 광고주였던 글로벌 OTA들과의 불화를 불사하면서 호텔 예약 플랫폼 사업(Google Hotel Ads)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고, 수수료는 10~15% 내외로 책정할 예정이라고 한다6).
이와 아울러 국내 OTA들은 꾸준히 글로벌 OTA의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는 고객 서비스 및 객실품질을 제고하고, 투명하고 정확한 맞춤형 정보제공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또한 기술 혁신, 상품의 차별화, 다각화 및 수수료율 인하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아직 Tripadvisor와 Google의 시장점유율은 미비하고, 속속들이 국내시장에 진출하는 글로벌 OTA에 대해 국내 OTA들이 뚜렷한 대응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의 향후 성공여부에 따라 OTA 플랫폼 시장이 현재의 복점적 구조에서 경쟁적 구조로 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이를 위한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1) Redburn Fundamental Research: Travel and Leisure. 2 March 2015
2) alibri Labs, LLC., 2015
3) 플랫폼을 통해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양면시장에서는,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를 끌어들이는 데 플랫폼의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
4) ‘Rate parity’ 또는 ‘most-favored nation’ 조항이라고 한다.
5) Edelman, B. G., & Wright, J. (2015). Price coherence and excessive intermediation.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130, 1283-1328.
6) 아이러니컬하게도, Tripadvisor의 Instant Booking과 Google의 Hotel Ads는 미 정부가 Expedia의 Orbitz 인수를 허용하고 복점구도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세종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이슬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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