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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5 (목)

레스토랑&컬리너리

[Feature_ 25th Special] 계속되는 불황, ‘가성비’ 어떻게 잡아야 할까?

가격 대비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 외식업계 종사자라면 가성비라는 단어가 무겁게 느껴질 것이다. 장기화되는 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돼 올해 꼭 풀어야하는 숙제가 됐기 때문. 덩달아 임대료/식자재 가격 등 고정비용이 높아지고 있어 가격 결정은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단골을 믿지 못하는, 단골이 없다는 요즘 높은 가성비를 위해 가격을 낮추는 것만이 능사일까? 소비에 있어서 가성비를 높게 평가한다는 소비자들, 그들의 지갑을 움직이게 하는 가성비란 도대체 무엇일까? 이에 <호텔&레스토랑>에서는 창간 25주년을 맞아 외식업계의 어려운 숙제, 가격과 ‘가성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부디 어려운 숙제를 푸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취재 오진희 기자



높아진 점심값에 우는 소비자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직장인들은 점심값을 줄이기 위해 발품을 팔기 시작했다. 근처에 시장이 자리 잡고 있다면 그곳까지 나가 점심을 해결하는 것. 소비자들은 평균 7000~8000원에 달하는 점심값을 발품을 팔면 5000원까지 떨어트릴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 2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7%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외식 물가는 2.3% 올라 저물가 기조를 체감하기 어려웠다.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3.3배며, 2011년 4.3%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학생, 직장인들의 주요 간식인 떡볶이(3.9%), 식당 라면(3.5%) 가격도 많이 올랐다. 식당 소주 가격도 3.7% 인상됐다. 이외에 자장면(2.8%), 식당 돼지갈비(2.6%), 김밥(2.6%), 볶음밥(2.2%), 삼계탕(2.1%), 불고기(2.0%) 가격은 2%대 상승세를 보였다. 비빔밥(1.9%), 스테이크(1.8%), 해물찜(1.6%), 된장찌개 백반(1.5%), 해장국(1.5%), 김치찌개백반(1.4%) 가격은 1%대의 인상률을 나타냈다. 돈가스(0.7%), 식당 막걸리(0.7%), 치킨(0.6%), 식당 생선회(0.5%), 피자(0.3%) 가격은 다른 외식 품목에 비해 많이 오르지 않았다.


점심값 상승? 외식업계도 할 말은 있다
가격에는 식자재 원가, 인건비, 감가상각비, 임대료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올랐다. 물가 상승률은 1%대를 회복했지만, 서민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물가는 크게 올랐다. 생선, 조개류, 배추, 상추, 사과, 배 등 대표적으로 신선식품지수가 9.7% 올랐다. 2013년 1월(10.5%) 이후 3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농축수산물은 5.6% 상승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양파가 118.6% 급등했고 파(83.8%), 배추(65.5%), 마늘(48.9%), 무(43.7%) 등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집세는 2.9% 올랐는데, 전세는 4.1%, 월세는 0.4% 상승했다. 그 결과 생활물가지수는 0.9%(전·월세 포함 1.2%) 올랐다. 이는 2014년 7월(1.4%)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치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 인플레이션 보고서를 통해 “축산물 등 식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외식을 줄이는 데도 외식비가 많이 올랐고 일부 지역에서는 임대료 상승이 메뉴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사실 식자재 원가와 임대료가 상승했다고 해서, 업장에서 무작정 가격을 올리기란 쉽지 않다. 이는 소비자들의 지갑도 점점 더 얇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음식 가격을 함부로 올렸다간,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당해 매출이 배로 떨어질 수 있어 메뉴 가격 인상은 업장으로서 고심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대기업에서는 고정비용 중 임대료를 절감할 수 있는 건물 매입을 통해 매장 론칭 및 대량 구매로 원가 절감을 진행하고 있다. 규모가 크지 않은 업장 및 자영업자들은 원가 절감을 위해 직접 식자재 판로를 뚫기도 하며, 다양한 메뉴를 통해 식자재를 활용하고 소비자들에게는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끼 메뉴부터 세트까지, 가성비를 높일 수 있는 방법
가성비를 높이는 방법으로는 소비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다양한 메뉴 전략이 있다. 뷰앤파트너스 변성수 상무는 “A브랜드에서는 김치찌개를 선보이고 있는데, 처음 메뉴를 출시했을 때 원가가 70%에 육박해, 팔면 팔수록 손해가 예상됐다.”며, “그러나 높은 원가에도 판매하고 있는 이유는 소비자를 끌어 모으기 위한 미끼 메뉴로, 점심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전략”이라고 귀띔했다. 사이드 디시의 강화, 세트 메뉴 출시가 가성비를 높이는 다양한 메뉴 전략에 대표로 꼽히는데, 글로벌 외식문화기업 MPK그룹이 운영하는 미스터피자는 피자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사이드 디시를 마련하며 메뉴 강화에 나섰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좋은 ‘양념/마늘/허니 순살치킨’ 3종(가격은 반 마리 9000원/한 마리 1만 8000원)이 그것이다.
갈매기살을 전문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서래갈매기의 경우에는 우삼겹 500g이 제공되는 우삽겹 세트와 갈매기살 500g을 맛 볼 수 있는 갈매기 세트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고기를 얇게 저민 후 특제소스로 숙성한 광양 불고기(150g), 두꺼운 삼겹살을 얇게 썰어낸 대패 삼겹살(170g), 매콤한 양념으로 맛을 낸 매운 닭발(150g) 등 고객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하면서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다.
꾸준히 이어지는 외식업계의 메뉴 강화와 세트 메뉴 출시에 대해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한국 성인 10명 중 4명은 거의 매일 외식을 한다는 결과가 나올 만큼 외식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며, “가성비 좋은 점심 식사를 통해 고객 재방문을 유도하고 저녁 매출까지 사로잡으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INTERVIEW

재방문을 결정하는 세 가지 요소를 잡아라
뷰앤파트너스 변성수 상무

뷰앤파트너스 변성수 상무는 CJ푸드빌과 원앤원㈜ 전략기획 업무를 진행한 바 있으며, 기업이론․창업이론․매장 이론 등을 연구,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변 상무이사는 지속적인 수익을 위한 키워드로 차별화된 콘셉트를 강조하고 있다.


Q. 레스토랑에서 메뉴 가격을 정하는 방식은 무엇인가?
가장 기본적으로 경쟁사의 가격을 보고 결정한다. 레스토랑의 타깃 층은 누구인지, 타깃 층에 따라 경쟁사가 정해지면 경쟁사는 얼마에 어떤 메뉴들을 제공하는지 점검한다. 예를 들어 빕스가 처음 선보였을 때 타깃층은 호텔 뷔페 레스토랑을 잘 이용하지는 않지만, 고급스러운 뷔페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쉽게 말해 호텔 뷔페 레스토랑의 친근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당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뷔페 레스토랑은 없었다. 그래서 가격은 호텔 뷔페 레스토랑을 기준으로 그보다 낮게 잡았다. 이후 계절밥상은 빕스보다 저가의 뷔페를 콘셉트로 론칭된 브랜드다. 가격은 빕스 보다 낮고 분위기 역시 전 연령대가 편안히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Q. 가격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에는 식자재 원가, 인건비, 감가상각비, 임대료 등이 있는데, 가격(100%)을 기준으로 각각 30%, 25%, 10%, 10%의 비율을 차지해야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된다. 매출은 객단가×총 고객수(순 고객수×방문횟수)를 통해 가늠할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방문 의향’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재방문 의향은 사실 가격에 대한 가치로 평가되는데, 메뉴의 맛, 서비스, 매장 분위기에 대한 만족도가 지불한 가격보다 높거나 합당하다고 느낄 때 소비자들은 다시 그 매장을 찾게 된다. 저가의 음식을 제공하는 경우에는 가격이 낮기 때문에 그에 따라 기대하는 만족도가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소비자들은 미디어를 통해 눈이 높아진 상태이므로 세 가지 요소 중 최소 한 가지 요소라도 만족 시켜야 재방문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더불어 소비자가 제품의 실제가격을 평가하기 위해 이용하는 표준가격, 이를 통칭하는 가격인 ‘준거가격’은 사회로부터 학습된 자기 기준을 이야기하는데, 일종의 스키마라고 할 수 있다.


Q. 소비자들은 점심 값이 비싸다고 말하지만 레스토랑 운영자들은 운영할 수 없는 정도로 가격이 낮다고 말한다. 이런 차이는 왜 나타날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무엇이 있을까?
앞서 언급했듯 사람들에게는 사회에서 학습된 개개인마다의 준거 가격이 있다. 이를 스키마라고 하는 데에는 ‘추상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추상적 개념은 충족시키기 어렵다. 가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업종을 막론하고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대기업의 경우 센트럴 키친(CK)을 설립해 간편 조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인건비를 절감하는 것이다. 이는 초기비용이 들겠지만 오래 브랜드를 지속하면 할수록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주방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더불어 점포를 늘리는 것 또한 자본력이 있는 업장에서 취할 수 있는 원가 절감 포인트다. 대량 구매를 하면 할수록 식자재의 원가는 줄어들기 때문에, 그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소규모 업장인 경우 전문점으로 운영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이는 한 가지 메뉴를 특별하게 제공하거나, 한 가지 식자재를 활용해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수 있는 형태의 레스토랑을 말한다. 예를 들어 전주에서 올라온 ‘삼백집’의 경우는 전문점인 동시에 하루에 콩나물 국밥 300그릇만 판다는 차별화 전략을 펼쳐 서울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전문점의 경우 다른 형태의 레스토랑보다 잔반 처리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효과도 있다.


Q. 가격을 합리적으로 결정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예를 들어 샤브샤브 집을 운영한다고 했을 때, 전문 샤브샤브 점으로 콘셉트를 잡을 것인지 야채를 즐길 수 있는 샐러드 바 등을 이용해 가족들끼리 편안히 즐길 수 있는 매장으로 콘셉트를 잡을 것인지 확실한 콘셉트를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들이 어떤 것에서 만족감을 얻을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덧붙여 가격을 인상할 때에는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이유가 필요한데, 이것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구매저항이 생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음식 가격을 올릴 때 매장 인테리어의 리뉴얼, 신메뉴 출시 등으로 구매저항을 낮춰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구매저항이 낮은 브랜드로 빕스와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를 꼽고 싶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경우에는 지향하는 가치가 ‘문화’에 있기 때문에 가격을 인상할 때의 소비자의 저항이 다른 카페보다 심하지 않으며, 빕스의 경우에는 프리미엄 신메뉴와 함께 가격을 인상하기 때문에 그나마 구매저항이 덜하다. 그러나 이러한 작업을 할 때에 가격 탄력성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철저한 사전 조사를 토대로 진행하길 바란다.



원가절감, 직접 발로 뛰어야 해
업계 종사자들은 메뉴 가격을 구성하는 요소 중 식자재 원가의 경우 셰프 및 경영자들을 통해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대기업의 경우 점포수를 늘리고, 대량 구매를 통해 식자재 원가를 줄이지만, 점포 수가 적거나 개인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경우 이마저도 쉽지 않다. 호주 브랜드 ‘빌즈’의 김상범 셰프는 “오너셰프로 개인 레스토랑을 운영해보기도 했고, 현재는 글로벌 브랜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지만, 국내 일반 프랜차이즈와 글로벌 브랜드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우선 국내 일반프랜차이즈의 경우 소스까지 공급이 되는 시스템이지만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 대부분의 삭자재를 수입이 아닌 지역에서 구매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식자재 구입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것.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 로열티가 부가되고 본 메뉴의 맛을 낼 수 있는 식자재를 구입해야하는 부담이 있는데, 국내는 유통 시스템에 따라 원가의 몇 배가 뛸 수 있다.”며, “나같은 경우에는 기존에 오너셰프로서 가지고 있던 네트워크가 있어 점포가 몇 개 없음에도 좋은 식자재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받을 수 있었다. 인적 자원과 직거래를 통해 식자재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랩 24를 운영하고 있는 에드워드 권 셰프 역시 발품을 팔아야지만 퀄리티 좋은 식자재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권 셰프는 “육류 외 생선, 야채 등은 직접 시장을 통해 구매하는 것이 30%까지 절감 효과를 줄 수 있다.”며, “합리적인 원가를 결정하는 메뉴를 고민해보는 것도 좋다.”고 전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는 식자재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12월 aT 스마트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aT 스마트 스튜디오는 4~5단계에 이르는 기존의 복잡한 농수산물 유통을 1단계로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생산자 → 산지수집상 → 도매상 → 소매상 → 소비자에 이르는 긴 유통단계를 생산자 → 스튜디오 → 소비자로 이어지는 단순한 유통구조로 만드는 형태다. 스마트 스튜디오를 통해 생산농가, 농식품 중소기업, 신규 창업자 등이 자신들의 상품을 직접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제작해 홍보자료를 만들도록 하고, 야외 현장촬영도 병행해 제품은 물론 기업 PR까지 가능케 하는 One-Stop 홍보 플랫폼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희망을 원하는 업체는 30여 곳으로 파악됐다.
aT는 제작된 사진과 동영상을 aT 홈페이지, SNS(카카오스토리, 트위터, facebook 등), 소셜 라이브방송, 파워블로거 등을 활용해 홍보할 계획이며, aT에서 운영 중인 사이버거래소와도 연결해 실질적인 매출로 이어질 수 있게 만들 예정이다.
지난해 열린 스튜디오 현판식에서는 생산지에서의 소셜 라이브방송을 통해 소비자에게 바로 1단계로 유통되는 동영상을 방영하고, 스튜디오에서는 생산농가가 Ustream과 facebook을 통해 농산물을 홍보·판매하는 시연을 진행했다.
스마트 스튜디오를 담당하고 있는 aT 미래사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 오픈했기 때문에 아직은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는 단계”라며, “농수산식품관련 지자체가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각 지방의 식자재를 홍보할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이 필요했다. 홍보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 농가의 경우 이를 제대로 시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소셜 라이브방송을 진행해 본 결과 더욱 확실한 루트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고비용 유통구조를 타파하고 생산 및 소비 비용을 최소화해 유통의 문제점을 적극 해결하고 자극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텔 레스토랑, 가성비 위해 뷔페로
개인 레스토랑에서 식자재 퀄리티 및 원가 절감을 위해 발품을 팔아 가성비를 높이고 있다면, 고급 레스토랑이라고 인식되던 호텔 레스토랑은 계속 되는 불황으로 ‘뷔페’를 통해 가성비 잡기에 나섰다.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베로나, 카페 아미가, 델리 아마도르 등 3개 식당을 통합해 그 자리에 뷔페 ‘패밀리아’를 연다. 지난해 말 공사에 들어가 이달부터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지난 1월 로비에 위치한 뷔페 레스토랑 ‘테라스’를 리뉴얼해 선보였다. 테라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홀 안에 들어선 라이브 쿠킹 스테이션들이다. 통 유리창을 통해 펼쳐지는 야경은 유지하고, 그동안 레스토랑 뒤편에 숨어 있던 주방을 홀 중앙에 전면 배치해 고객이 셰프가 즉석에서 조리하는 다양한 요리를 그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라이브 푸드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스테판 뫼트 총주방장은 “셰프는 요리만 하고, 고객은 주는 음식을 받기만 하던 시대는 갔다.”며, “음식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확실한 취향을 갖추고 있는 고객이 자신의 기호에 맞는 맞춤형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스테이션에 상주하는 셰프의 인원을 늘리고, 셰프가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요리와 미식의 즐거움을 전하는 셰프이자 컨시어지가 될 수 있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프렌치 레스토랑 파리스그릴과 일식당인 아카사카 등을 하나로 통합한 레스토랑을 계획 중이다.
신라스테이 마포, 광화문 뷔페레스토랑 카페(cafe)는 지난 3월부터 저녁 뷔페까지 운영을 확대하며, 롯데호텔 서울의 페닌슐라는 주중에는 비즈니스 런치를 즐기려는 비즈니스맨, 주말에는 여유로운 브런치를 즐기려는 스몰 럭셔리족(적은 비용으로 사치를 누리려는 사람들)을 겨냥한 ‘비즈니스 런치 뷔페’를 선보였다.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의 피스트도 비즈니스런치인 ‘뉴 비즈니스 코스’를 판매하고 있으며, 콘래드 서울의 레스토랑 37 그릴 앤 바는 아예 비즈니스 미팅에 최적화된 ‘익스프레스 런치’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꼼꼼하게 가성비를 따져보는 실속파”라며 “뷔페 레스토랑의 메뉴를 보다 강화하거나 가격을 조정하는 등 젊은 고객에 어필하기 위해 호텔업계에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호텔 F&B 산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동안 고급 레스토랑을 표방하던 호텔 레스토랑이 가격에 맞는 서비스나 메뉴 개발에 소홀히 했다는 것이 이들의 말. 권 셰프는 “현재 국내 F&B 산업 수준이 올라가는 과도기로 보고 있다. 외식업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쉐린 레드 가이드북 한국편이 출판되면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며, “호텔에서는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에 안효주 셰프의 ‘스시효’가 들어갔듯이 레스토랑의 운영을 포기하고 입주 레스토랑을 적극 도입할 것이며, 앞으로도 셰프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호텔 레스토랑에서는 변화에 적응하고 시대에 부흥할 수 있는 역량을 조속히 찾아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에는 일식당 ‘스시효’를 비롯해 중식당 ‘홍보각’이, JW 메리어트 동대문에는 양식당 ‘BLT스테이크’가 입점한 상태며, 더팔래스 호텔의 뷔페 ‘에이치가든’은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세종호텔은 중식당 ‘황궁’ 운영을 포기하고 외부 레스토랑 입점을 모집하고 있다.



가치 소비 이끌어 내야
사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패턴에서 중요한 것은 ‘가격’만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느끼는 만족감이 큰 제품에는 돈을 아낌없이 쓰는 유형과 많은 비용을 지출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물건은 가성비 위주로 구매하는 유형의 ‘가치소비 족’의 형태를 띄고 있다. 단적인 예로 스타벅스의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 리저브’는 전 세계 커피 원산지 중 극소수 농장에서만 재배되는 세계 최고 품질의 원두만을 선별해 선보인다. 톨 사이즈(355㎖) 커피 한잔에 1만 2000원으로 일반 커피전문점 대비 약 3배 비싸다. 하지만 차별화된 커피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2014년 3월 국내 출시 이후 현재까지 50만 잔을 돌파했다. 엔제리너스는 고급커피를 제공하는 ‘스페셜티’ 매장을 선보이며 고객 맞춤형 핸드드립 커피를 제공한다. 커피감별사(큐그레이더)가 소비자의 입맛과 취향에 맞춰 커피를 제공함으로써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변성수 상무는 “가치에 따라 소비하는 소비자들이 앞으로도 많아 질 것”이라면서, “자신만의 가치를 펼칠 수 있는 ‘그들만의 리그’ 시장이 발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만의 리그로 중저가 레스토랑으로는 ‘전문점’, 고가의 레스토랑으로는 ‘멤버십 레스토랑’을 언급했다. 실제 멤버십 레스토랑은 수면 위로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2013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한 멤버십 레스토랑 관계자는 “다른 곳은 어떠한지 모르겠지만, 우리 업장의 경우 돈이 있다고 해서 다 회원으로 받는 것은 아니다. 회원 신청서를 통해 다른 회원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고 업장의 분위기를 흐릴 수 있는 고객들을 가려내는 심사 과정을 거친다.”고 밝혀 업장의 고유 분위기를 유지하는데 엄격한 모습을 전했다. 다른 한 멤버십 레스토랑 관계자는 “우리 업장은 메뉴판이 따로 없다. 코스 메뉴 같은 것도 판매하지 않는데,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음식을 준비하기 때문”이라며, “확실한 서비스를 위해 어떤 음식을 맛있게 먹었는지, 어떠한 굽기를 원하는지, 어떤 맛을 싫어하는지 등 고객에 관한 메모를 철저히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요리에 쓰이는 식자재의 경우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당연히 최상의 질만을 고집하고 있다.”며, “평소에는 하루에 5~10개 정도 예약 고객들이 있고, 연말연시에는 비즈니스 모임이 많아 예약이 풀로 꽉 찬다.”고 전했다. 사실 회원제로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경우 ‘회원 탈퇴’가 곧바로 레스토랑의 위기로 작용하기 때문에, 회원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가 발달돼 있다.
먹방·쿡방의 인기에 힘입어 소비자들은 외식업계에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가치를 ‘미식’에 두고, 평상식은 ‘저가’를 표방하지만 특별한 날 혹은 자신에게 선물을 준다는 마음으로 ‘셀프 기프팅’으로 고가의 정책을 펼치는 파인 다이닝을 이용하고 있다. 권 셰프는 “파인 다이닝이나 고가의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그에 맞는 서비스와 분위기, 음식의 질과 맛을 원한다.”며,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녹아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비주얼만 신경 쓰면서 가격을 고가로 책정하는 레스토랑이 있는데 이런 레스토랑이 많아질수록 고객들은 외식업계에 등을 돌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계속되는 불황으로 소비자들은 더욱 똑똑해졌고 원하는 바가 분명해졌다. 각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목적이 뚜렷해진 것. 콘셉트에 맞는 서비스와 다양한 구성으로 가격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때 비로소 불황을 이겨낼 수 있는 ‘가성비’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INTERVIEW

가치를 인정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류니끄 류태환 오너셰프

Q. 류니끄는 파인 다이닝 인가? 가격은 어느 정도인가?
류니끄는 파인 다이닝으로, 코스 ‘하이브리드 퀴진’을 선보이고 있다. 점심은 6만 8000원으로 어뮤즈를 비롯해 메인 디시, 디저트를 제공하고 있으며, 추가로 1만 5000원짜리의 Supplement 메뉴를 시킬 수 있다. 저녁 코스는 18만 원으로 절대 싼 가격은 아니지만, 약 20가지의 메뉴가 준비돼 있으며 3시간 동안 즐길 수 있어 고객들은 대체로 만족하는 것 같다.


Q. 고객의 만족도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하다.
나 같은 경우에는 서비스 시간(런치, 디너 시간)에는 주방에도 있지만, 요리를 선보인 후 홀에 나와서 고객들이 음식을 남기는지 불편해 하는 것은 없는지 등을 살핀다. 음식을 남기는 경우에는 어떠한 점이 문제였을까 고민한다.


Q. 지금까지 운영하면서 가격이 바뀐 적이 있나? 고객들의 구매저항은 어떠했나?
2011년 류니끄를 선보였을 때에는 캐주얼 다이닝이었기 때문에 가격대가 낮았다. 1만 5000원에 아뮤즈와 파스타와 같은 메인 디시, 디저트로 차를 제공했다. 이때는 정말 남는 게 없었다. 그러나 나는 그때 신인이었고 그 가격에 제공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3년 간 그렇게 가격을 유지하다가 ‘하이브리드 퀴진’을 좀 더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인테리어도 새로 해 파인 다이닝으로 바꾸게 됐다. 처음에 비해 가격대가 많이 뛰었기 때문에 고객들의 불만이 없잖아 있었다. 그동안 류니끄를 다녔던 고객들은 당연히 불만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흔들리지 않고 내 일에 더욱 집중했다. 가격이 류니끄의 요리와 서비스의 가치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말이다. 이제는 충분한 값어치를 하고 있다고 판단해주시는 것 같다.


Q. 개인 레스토랑에서는 가격을 책정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잡는가? 파인 다이닝이라면 셰프의 이름을 보고 오는 손님들이 많을 것 같다. 가격을 정하는데 이러한 기준이 들어가는가?
그런 건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레시피를 연구하고 구현시키는 데에는 많은 돈과 시간이 들어간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까지 코스 가격에 포함하지 않는다. 레시피 연구는 셰프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다. 류니끄에는 디벨롭먼트팀이 있다. 이에 대한 인건비는 당연히 책정되는데, 그 외에 스스로 연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책정하지 않는다. 접시, 기물, 리서치 비용이 매우 많이 들고, 식자재 퀄리티를 높이고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가락시장에서 구입하고 있다. 이제는 내 스타일을 알아서 신선한 식자재를 직접 배송해주기도 한다.


Q. 셰프로서, 운영자로서 현재 가격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가?
식자재 원가, 인건비, 감가상각비 등이 포함돼 있는데, 당연히 내 입장으로서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코스 가격은 그대로인데 사실 식자재 값, 인건비, 임대료 등 어떠한 것도 예전보다 떨어진 것이 없다. 하지만 이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오는 스트레스라고 생각한다. 근대 사회에 당연히 따라오는. 나는 이 스트레스를 기분 좋은 자극으로 ‘그러려니~’하며 즐기고 있다. 내게 진짜 스트레스는 고객들이 음식을 남기고, 서비스에 불만족스러워하는 것이다. 류니끄에서는 음식을 서빙 할 때에도 2명이 필요하다. 그만큼 서비스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이런 수고로움을 알아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다. 그러나 류니끄는 파인 다이닝으로서의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물론 캐주얼 브랜드로 론칭하는 ‘노멀 by 류니끄’의 경우에는 부담 없는 가격으로 편안히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레스토랑 운영은 비즈니스를 하려고 하기보다는 양심적인 가격 책정을 통해 평가받고 경쟁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셰프로서 시간을 투자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소프트웨어에 집중할 것이다.


<2016년 4월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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