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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목)

레스토랑&컬리너리

[Chef’s Perspective_ 300호 특집] 에드워드 권의 도전은 계속된다 - 랩 24 에드워드 권 셰프


스타 셰프, 스타 셰프하니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다. 또 최근 쿡방이 한풀 꺾였다는 얘기가 여기저기 나오면서 또 이 사태를 어찌 바라볼까 궁금한 이가 있었다. 그래서 찾아가봤다. 스타 셰프 1호 에드워드 권 셰프. 그는 여전히 열정적이고 도전적이어서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도 또 앞으로에 대해서도 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권 셰프와 인터뷰하면서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는 그가 호텔 백그라운드를 가진 셰프로 호텔 F&B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여전하다는 점. 그리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이 그는 많은 의미 있는 일들을 하고 있었다. 그것도 한국 셰프 최초의 일을.

취재 서현진 기자 | 사진 조무경 팀장


갈라 디너의 문화를 만들고 싶다
최근의 근황을 묻는 질문에 그는 얼마 전 쿠알라룸프 특급호텔에서 갈라 디너를 하고 왔다고 한다. 조만간 또 해외 유수의 특급호텔에서 갈라 디너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리고 그는 우리나라는 엔터테인먼트분야의 갈라 디너만 있지만 해외에는 셰프들의 갈라 디너가 많다고 귀띔한다.
“갈라 디너를 하는 데는 아무래도 호텔 출신 셰프들이 적격입니다. 호텔의 방켓 시스템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번에 500명에서 1000여 명의 식사를 한꺼번에 준비하기 위해서는 셰프의 개성을 반영하면서 대량 생산을 해야하는데 이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음식만 신경 써서 되는 것이 아니라 구매, 경영, 주방 각 부분의 인력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미리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등 호텔의 시스템을 이해해야만 성공적인 갈라 디너를 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갈라 쇼에 한식을 선보이고 싶어하는 해외호텔들이 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실력, 명성, 인기, 열정을 갖춘 에드워드 권 셰프를 찾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한편으로 권 셰프는 우리나라에 이런 셰프 갈라 쇼가 별로 없는 것에 안타까워 한다.
“세계적인 호텔들만 보더라도 셰프 이름으로 여는 갈라 디너는 호텔에게 더 없이 좋은 콘텐츠이지만 아직 우리나라에게는 낯선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저는 꾸준히 갈라 디너를 성공적으로 진행해왔는데 지난 크리스마스에, 더케이호텔에서 그리고 얼마 전 강릉 씨마크 호텔의 신년 갈라 디너 진행하며 많은 사람들의 갈라 디너에 대한 니즈가 높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호텔 F&B, 포용과 수용으로 변화해야
국내 호텔들이 갈라 디너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호텔 내의 레스토랑과 셰프들의 보호 차원에서 그런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쯤 권 셰프는 이에 덧붙여 호텔 F&B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호텔 레스토랑의 음식을 최고로 여긴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워낙 프리 스탠딩 레스토랑들이 선전하고 있기 때문에 호텔 F&B의 인기가 예전만 못합니다. 해외에는 10년 전부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미슐랭 가이드를 보더라도 등재된 레스토랑에는 프리 스탠딩 레스토랑이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호텔 F&B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지금이야 고객이 명품이라는 측면에서 호텔을 높이 치지만 점점 더 내가 비용을 냈을 때 얼마만큼의 더 많은 가치를 갖느냐를 따지는 영리한 고객이 늘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호텔의 매출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외부셰프가 호텔에서 갈라 디너를 여는 것에 부정적 시각을 갖기 보다 외부 로컬 셰프와 호텔 셰프의 컬래버레이션이라든지 다양한 실력있는 셰프들을 초대함으로써 외부 레스토랑으로 빠져나간 고객들을 다시 불러들여야 할 것입니다.”
즉 그는 위기를 맞고 있는 호텔 F&B의 경쟁력으로 트렌드에 더욱 민감한 외부셰프를 활용해 콘텐츠를 만들고 이에 대한 호텔 셰프들이 포용을 갖고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역시 호텔 셰프였고 아직도 선후배들이 호텔에 많기에 호텔 레스토랑과 프리 스탠딩 레스토랑의 상생을 제안하는 것이다. 모던 한식, 맛의 뿌리 잃지 말아야
갈라 디너가 호텔 셰프의 새로운 방향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특히 최근 해외에서 한식으로 갈라 디너를 선보이고 있는 권 셰프의 생각은 어떤지 물었다.
“해외 호텔에서 우리나라 셰프가 갈라 디너를 하기 위해서는 언어, 티켓 파워, 호텔 시스템 특히 기물에 대한 이해가 기본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식으로 갈라 디너를 원하는 호텔들이 늘고 있는데 한식에 대한 희소성만큼 기대가 크기 때문에 그에 부응하기 위한 셰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그가 선보이는 모던 한식의 반응은 어떨까? 이에 대해 권 셰프는 모던 한식에 대한 관심은 긍정적이지만 한식을 재해석한 음식에 대해 평가 기준이 매우 냉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모든 음식의 뿌리는 맛입니다. 누구나 먹어보고 한식이라고 해야 하며 그 맛의 범주를 흔들어서는 안 됩니다. 스테이크와 푸아그라를 한식처럼 꾸며놓고 한식이라고 하면 안 될 것입니다. 한식에 없는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음식은 퓨전이라고 이야기해야할 것입니다. 세계화된 인도, 태국, 중국, 일본 등 모든 음식이 맛의 뿌리는 그대로 가져가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모던한식이 정말 어려운 것입니다. 공부를 많이 해야 하고 뿌리를 알아야 하며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30~40대 전통 한식을 하는 셰프들을 발굴하고 그들을 스타 셰프화해야 한다는 것이 권 셰프의 조언이다.


타 셰프, 대중과의 소통
스타 셰프 말이 나온 김에, 우리나라에서 스타 셰프를 이야기할 때 에드워드 권셰프를 빼놓을 수 없다. 스타 셰프 1호로 이 시장을 개척했으며 그동안 단맛, 쓴맛 다 봤기 때문에 이에 대해 할 말도 많을 것이리라. “셰프는 식문화에 대해 대중에게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대중과 소통하고 교감하기 위해서는 미디어라는 툴이 유용합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셰프가 미디어에 나오는 것은 긍정적이며 관심도 긍정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스스로 잘 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셀럽 셰프들도 미디어를 통해 스타 셰프가 됐습니다. 하지만 저도 그랬고 그들도 그랬듯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서 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일부 셰프들은 셰프인지 연예인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프로그램 출연은 많아진 반면, 레스토랑에서 셰프의 음식 평가는 점점 낮아지고 또는 요리와 전혀 관련 없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합니다. 제가 경험해보니 방송은 항상 Something New를 원합니다. 소모되기 이전에 셰프들의 마켓포지셔닝을 스스로 고민하고 우리의 본업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확한 기조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덧붙여서 이야기하자면 저는 방송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셰프들이 식문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또 식문화를 리드하는 명분을 분명히 가졌으면 합니다.”


고객에게 감동 주는 우리 모두는 아티스트
인터뷰를 위해 랩 24에 들어섰을 때 마침 직원들이 아침 조회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큰 소리로 고객들에게 말할 내용을 함께 복창하고 있었는데 귀에 쏙 박히는 울림이 있었으니 바로 “즐거운 경험 되십시오.”이다. 고객들이 레스토랑에 와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단지 맛만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레스토랑에 들어서면서부터 서버들의 미소, 인테리어, 디자인, 테이블 세팅, 서버와의 교감, 그리고 음식까지 모든 것이 포함되기에 레스토랑의 식사가 멋진 경험이 되길 희망한다는 권 대표의 바람이 담겨 있다.
“레스토랑은 한편의 뮤지컬을 볼 수 있는 아트센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와 저희 스텝들은 모두 아티스트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서비스에 감동을 주느냐에 따라 고객들의 다이닝 경험이 달라집니다. 스텝들에게 고객을 적이라고 표현하며 적과의 싸움에서 백전백승하라고 합니다. 서버와 서비스는 잘 훈련된 병사이며 셰프는 병사에게 음식이라는 무기를 주고 고객이 감동하면 승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격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닌 가치로 평가받고, 가치로 평가하는 대중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식문화는 선진국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고객이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주변 레스토랑 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4년째 고수하는 이유는 자주는 아니더라도 한 달에 한번쯤은 이곳에 와서 파인다이닝의 경험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권 대표의 전략이다.
권 셰프는 지난해 자신의 모던 한식 브랜드 엘리멘츠(Elements)를 러시아 모스크바에 선보였고 조만간 두바이에 2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셰프 레스토랑 브랜드가 해외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프렌치 레스토랑 ‘랩 24’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메리어트 오토그래프 럭셔리 컬랙션 호텔에 수출한다, 한국인 셰프로서 프렌치 레스토랑을 수출하는 이것 또한 그가 처음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의 요리 그리고 셰프로서의 삶에는 열정이 가득하다. 그 열정은 그를 자꾸 도전하게 만들고 그 도전은 우리나라 식문화발전에 깊은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최초를 만들어낼지, 에드워드 권 셰프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2016년 3월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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