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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목)

호텔&리조트

[Hotel Specialist] 나이를 뛰어 넘는 동료애,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조리팀

- 소통과 공감, 이야기를 통해 모색하는 팀워크의 미래

 

영화 <대부>로 유명한 로버트 드니로가 출연한 2015년작 영화 <인턴>, 특별한 블록버스터 연출이 없이도 한국에서 361만 명이라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을 이뤘다. 내용은 이렇다. 성공한 젊은 CEO가 수십 년 동안 직장생활을 한 70대의 인턴인 벤을 채용, 함께 일을 하며 삶의 경험과 업무의 노하우를 배운다. 그리고 벤은 젊은 CEO와 함께 근무하며 에너지를 전달 받는다.


호텔에서도 이와 비슷한 스토리를 가진 팀이 있다. 2021년 오픈해 2년차가 된 젊은 호텔,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조리팀이다. 조리고등학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19살 때부터 지금까지 재미있게 근무를 하고 있는 갓 성인이 된 4명과 한 호텔에서 38년을 근무한 50대, 60대로 구성된 이들은, 수직적인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동료’로서 함께 하는 중이다.

 

인터뷰이_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조리팀 김원식(Super) 셰프
               최혜주(Sally) 셰프

 

사진촬영은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의 마리포사와 스펙트럼에서 이뤄졌다. 도착하니 한 눈에 들어오는 한강의 경치와 함께 유니폼을 맞춰 입은 조리팀이 이야기를 나누며 기다리는 중이었다. 이들을 직접 채용한 인사팀 최성훈 팀장은 오픈한지 오래되지 않은 호텔인 만큼 젊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신입 직원을 뽑은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좋은 시너지를 내며 노련함을 전달할 일할 수 있는 시니어 직원들을 채용한 것에 만족해했다. 실제로 칼과 불이 오가는 주방의 사고율이 현저히 떨어지고, 서로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며 돈독한 우애를 다지는 중이라고. 직접 인터뷰를 진행해 보니 나이에 상관없이 서로 존중하고, 각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나누고 있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맡은 직무를 소개 부탁한다.
김원식 BQT(연회) 주방에서 모든 행사를 원만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음식을 준비하고 있으며, 준비부터 조리까지 모두 관리하는 중이다. 늘 30분 일찍 출근해 당일 행사 업무 및 리스트를 확인하고, 업무 시 필요한 도마와 칼, 행주 등을 직원들과 원활히 근무할 수 있도록 컨디션을 체크한 뒤 용도에 맞게끔 준비한다. 건강을 위해 늘 텀블러에 얼음을 넣어 시원한 물을 마시고 업무를 시작하는 편이다(웃음).


최혜주  올 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스펙트럼의 웨스틴 섹션 조식조를 맡고 있다. 조식 영업에 투입돼 식재료 준비 및 조리 일부분을 담당 중이다. 런치를 위한 식재료 손질과 준비도 빼놓을 수 없다. 조식 영업이 끝나면 기물 및 조리 기구 철수를 한 뒤 연회 주방으로 내려가 다음날 사용해야 할 재료들을 다듬고 손질하며, 발주 온 물건들을 정리한다.

 

“서로 셰프님이라고 부르며 
존중하는 문화가 팀워크의 비결”

 

둘이 똑같은 직무, 직급을 맡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혜주  그렇다. 똑같은 셰프다. 주방 안에서도 야, 너, 이렇게 부르지 않고 셰프님이라고 부른다. 물론 연륜과 경험이 있기에 조언이나 도움을 주는 영역도 많지만 기본적으로는 같은 직급이다.


업무를 시작한 지 3일이 됐을 때부터 내 칼을 들고 다닐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았다. 식재료 손질과 조리도 맡아서 한다.


김원식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 38년 근무했다. 그때는 감자 다듬고 양파 손질부터 시작했다. 프라이팬에는 얼씬도 못했는데, 상당히 긴 시간을 그렇게 지냈다(웃음).


최혜주  수평적인 호칭도 호칭이지만, 다들 하나씩 도움을 주려고 하고 편하게 대하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어 적응을 빨리 했던 것 같다. 지금은 주방에서 멀티 플레이어를 담당하고 있다.

 

각자 호텔에 입사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김원식 상업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을 하다가 평소 관심이 많았던 요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와중 1980년대 아시안 게임, 올림픽 등으로 특급 호텔이 생기는 것을 보고 국가의 주요 행사를 담당하는 호텔 셰프의 꿈을 꾸게 됐다. 첫 직장은 남산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서울이었고, 정년까지 열심히 한 우물을 팠다. 퇴직 후에는 2년 10개월가량을 쉬었다. 하지만 호텔에서 일하는 것이 그리웠고, 좀 더 현장에서 동료들과 일하며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다. 그러던 와중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시니어 셰프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 합격하게 됐다. 현재까지 너무 즐겁게 일하는 중이다. 


최혜주 워낙 어렸을 때부터 요리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다른 직종을 생각하기 전부터 자연스레 셰프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있더라. 고등학교 3학년이던 작년, 학교 취업처 명단에서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을 발견했다. 5성급 호텔이라 눈에 들어오기도 했지만, 평소 호텔 조리에도 관심을 두고 있어 고민하던 차였다. 호텔의 업무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변의 이야기를 듣고 다소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학교 선생님들의 추천으로 입사하게 됐고, 현재는 조리 관련 대학교에 입학해 업무와 학업을 병행하며 바쁘지만 행복한 마음으로 호텔에서 근무하고 있다.

 

들어와 보니 어떤가, 후배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나?
최혜주 기꺼이(웃음). 사실 5성급 호텔 취업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학교도 한 번 갈 때마다 선생님들이 호텔에서 쓰는 영어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고, 어떻게 지내는지 되묻고 장난도 많이 치신다. 이례적인 만큼 길을 잘 닦아서 많은 후배들이 호텔 취업을 꿈꿨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연령 차이 때문에 어려운 점도 있을 듯 싶은데.
최혜주 같은 동료기는 하지만, 사실 나이와 경력이 월등하기 때문에 어려울 때도 없지 않다. 그러나 잘못된 지점은 나눌 수 있되 잘한 점도 잘 짚어 줄 때가 많고,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는 따뜻한 소통 방식에 늘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나도 더 열심히 하나라도 더 배워서 일을 하고 싶더라. 의견도 이야기하기 편한 분위기고. 또한 학교 동기들과 함께 호텔에 입사했기에 마음이 든든한 것도 있다.


김원식 우선 호텔의 조직 문화 자체가 유연해야하는 것 같다. 들어와서 깜짝 놀랐다. 80년도부터 호텔에 근무했기에 상명하복의 조직 문화가 익숙했는데, 이곳은 직급과 호칭을 부르지 않고 영어 이름으로 부르더라. 그런 환경을 낯설어 하지 않고 변화를 즐기고 있는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이다. 특히 겸임교수로 일하며 학생들과 소통했을 때의 기억을 되새김질하며 좋은 동료, 좋은 선배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힘든 직원들은 상담을 해주기도 하고, 실제로 그만 둔다고 한 동료와 이야기를 나눠 만류하기도 했다. 지금은 아주 잘 다니는 중이다(웃음). 더불어 잘한 것은 다들 보이는 곳에서 칭찬하며 나누기도 하고, 잘못된 것은 따로 이야기를 나눠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며 소통 중이다. 오랜 기간의 경험과 젊은 패기를 융화시켜 ‘너는 너’, ‘나는 나’가 아니라 ‘우리’라고 생각하며 드림팀으로 만들기 위함이다.

 

“먼저 도우려는 문화가 
팀 전반적으로 퍼져 있어”

 

원활한 소통이 강점인 것 같다. 
김원식 그렇다. 특히 우리 때는 기본으로 20년씩, 30년씩 근무하는 것이 평균적이었지만 지금 젊은 친구들은 그게 아니지 않나? 버티기 어려워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업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항상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려고 하고, 또 요리를 배우고 싶다고 하면 포인트를 짚어주기도 한다. 덕분에 분업이 너무 잘 돼 있다. 호텔 안에는 연회장, 뷔페, 레스토랑 등의 F&B 공간들이 흩어져 있고 이를 찾는 고객들도 너무 많다. 


특히 행사 진행 시 400명, 500명씩 고객이 올 때마다 기존에 있는 직원들의 수로 다 해결하기 어렵기도하다. 하지만 평소에도 서로 어려운 부분을 잘 나누고, 격려하다 보니 분업이 저절로 잘 되더라. 저번에는 심지어 베이커리 쪽에서도 자발적으로 한 달음에 달려왔고, 외국인 고객을 상대할 때 언어에 어려움을 느끼니 먼저 나서서 도와줘 보다 원활히 응대할 수도 있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와 업무를 하며 가장 보람 찰 때가 궁금하다.
김원식 고객이 없는 우리는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고객이 가장 우선시되며, 메뉴에 없는 것을 주문해도 유연하게 만들어내는 마음가짐과 태도를 가지는 게 중요한 셈이다. 지불한 값의 배려를 받았다고 느낄 수 있게끔 노력 중이다. 또한 코로나19 등 여러 상황을 거치면서, 원래도 그랬지만 위생에 있어 더욱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최혜주 아무래도 실력이 늘어가는 것이 눈으로 보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부족했던 부분을 노력과 주변 동료들의 도움으로 하나씩 해결할 때 뿌듯하더라. 또한 주방에서는 정신이 없기 마련인데, 근무를 마친 뒤 런치에 필요한 미장 플라스(재료 손질과 조리에 필요한 집기, 도구 등을 준비하는 과정)를 할 때 동료들과 이야기 나누는 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다. 동료들과, 상사들과 있었던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고 배울 건 배우고, 또 재미있는 사건이 일어났으면 공유하고(웃음). 그때마다 더 잘 하고 싶고, 더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의 업무 계획과 마음가짐이 궁금하다.
최혜주 내가 지금 동료들에게 받은 신임과 사랑을 바탕으로, 새로 들어오는 동료들에게 내리사랑을 해줄 수 있는 셰프로 자라기를 바란다.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 오는 고객들에게도, 호텔에게도 밝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셰프가 되고 싶다.


김원식 어떻게 보면 한 집에 3대가 같이 모여 사는 느낌이다.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 손녀 같은 느낌(웃음). 내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 예를 들어 젊은 동료들의 경우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힘든데, 다른 곳이랑 비교했을 때도 정말 힘든 일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더라. 옆에서 상황에 공감해 주고 이야기 들어주되, 미래 업무 설계와 이 업계의 비전에 대해서 누구보다 깊게 조언해줄 수 있는 동료가 되는 것이다. 더불어 항상 긍정적인 사고와 노력을 통해, 내 분야에서 동료들과 열정을 다하며 고객과 함께하는 셰프가 될 것이니 많은 기대 바란다.


김원식 셰프는 융화와 균형에 중점을 두는 사람이었다. 실제로 입사할 때 전 호텔에서 함께 근무하던 후배가 부총주방장으로 지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함께 일하기로 했다고. 부총주방장인 안드레는 “신생 호텔인 만큼 연륜이 충분한 분들이 필요했다. 특히 신입 직원들은 우리처럼 젊은 셰프들에게도 배울 것이 있지만, 하나에 깊게 몰입하는 윗세대의 집중도와 풍부한 경험을 배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유연함이 있기에 젊은 세대의 직원들과 거리낌 없이 대화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또한 최혜주 셰프는 팀 내 분위기 메이커로, 동료들과 장난스러운 농담을 던지며 유쾌한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주위의 평가가 인상 깊었다. 인터뷰 내내 편하게 이야기하는 둘의 모습을 보니, 조직문화의 관건은 연령의 차이가 아니라 존중과 배려, 서로 소통하며 배우려는 마음이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드러운 동료애가 인상적인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의 다채로운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조리팀의 특징을 
세 가지 단어로 표현해 본다면?


김원식
“Team Work, One Team, Dream Team!”


최혜주
“Team Work, 서로에 대한 배려, 
기꺼이 돕는 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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