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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3 (금)

레스토랑&컬리너리

[Global Dining Trend] ‘먹고 사는 일’을 넘어 확장되는 미식의 가치, 미식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와 공동체의 안녕을 도모하다

 

지난 10월 25일, ‘4명을 위한 테이블’ 테이블포포에서 ‘2022 그레이트 아메리칸 컬리너리 캠프(Great American Culinary Camp, 이하 GACC)’가 개최됐다. 이번 캠프는 테이블포포를 시작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3개 레스토랑에서 3일간 진행, 총 다섯 가지 미식 트렌드 키워드를  테이블포포 김성운 오너셰프, 카밀로 한남 김낙영 오너셰프, 로컬릿 남정석 오너셰프가 각각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요리를 선보였다. 


2022 GACC는 미래 지향적 가치와 공동체의 안녕을 새롭게 조망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새로운 미식 트렌드로 주목받을 것이라 선정한 한편, 다섯 가지 키워드로 △지속가능성 △식물성 기반 식품 △컴포트 푸드 △건강과 면역력을 높이는 음식 △이국의 맛과 향을 제안했다.  

 

그레이트 아메리칸 컬리너리 캠프(Great American Culinary Camp)
미국 레스토랑 협회(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 이하 NRA)는 달라지는 소비 환경과 사회적 이슈에 따라 급변하는 외식 트렌드 및 현시점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외식 키워드를 매년 <What’s Hot Culinary Forecast>를 통해 제시해오고 있다. NRA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350명의 프로페셔널 셰프들은 전 세계를 강타한 팬데믹 이후의 외식 트렌드는 단순히 ‘먹고 사는’ 개념을 넘어 미래 지향적 가치와 공동체의 안녕을 새롭게 조망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반영할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이 밖에도 행복한 순간을 떠오르게 하는 위로식과 기존 메뉴에 이국적 식재료를 접목한 글로벌 퀴진 또한 그들의 레이더에 포착됐다.


이번 프로젝트에 동참한 김성운 오너셰프, 김낙영 오너셰프, 남정석 오너셰프는 모두 좋은 땅에서 나고 자란 건강한 식재료를 으뜸으로 여기고 있는 셰프들이다. 본연의 맛과 풍미가 그대로 베어 나는 제철 식재료와 건강하고 영양 가득한 미국산 식재료의 만남이 2022 GACC의 핵심이다.

 

 

Plant-Based Foods
사회적 가치를 담은 미식 생활


건강, 영양, 친환경, 동물복지가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여겨지면서 식물성 식품이 빠르게 트렌드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식물성 식품은 고기, 생선, 우유 등 동물에서 유래한 모든 식품을 식물성으로 대체한 것을 지칭하는데, 채식주의자들이 무엇을 먹지 않을 것인가에 기준을 뒀다면, 식물성 식품을 먹는 사람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까지 개념을 확장해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16년 170억 원에서 2020년 216억 원으로 20% 이상 성장했으며 2025년에는 295억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 한다. 이처럼 식물성 식품은 계속 진화 중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내놓은 ‘2021년 식물성 기반 식품 트렌드’ 자료를 보면 미국 시장을 휩쓴 육류 대체품에 이어 다양한 식물성 기반의 대체품이 꾸준히 등장할 것이라 보고하고 있다. 지구와 나의 건강을 함께 구하는 풍성하고 이로운 미식생활. 함께 고민해보고 동참해 볼 만한 우리의 과제다.

 

Global Fare and Flavors
새로운 미식으로의 초대


경험 소비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MZ세대가 외식업계의 주요 소비 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세계적으로 다채로운 맛과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이국적인 소스, 토핑, 향신료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리서치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미국 소스 시장이 오는 2024년까지 연평균 1.7%씩 성장, 288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GACC에서는 이색적인 풍미를 더해 줄 다섯 지역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동남아시아, 중남미 지역부터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카리브해, 북아프리카, 서아프리카 지역의 풍미가 담긴 소스류가 주목받을 것이라 전했다.

 

Sustainability
미식의 새로운 방향성


지속가능성은 이제 모든 분야에서 중심 가치로 자리잡았다. 다음 세대에게 더 큰 부채를 남기지 않기 위해 자원과 환경을 최대한 낭비하지 않는 것이 시대의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외식업계도 빠르게 동참하고 있다. 훌륭한 미식에 대한 기준 역시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미쉐린 가이드는 업계를 선도하며 지속가능성을 실천하고 있는 레스토랑을 ‘그린 스타’로 선정하고 있다. 그린 스타는 윤리, 그리고 환경적 기준에 대해 책임을 지며 지속가능한 생산자 및 공급업체와 협력하는 레스토랑으로, 요리로 인한 폐기물을 감축하고 플라스틱 및 기타 재활용 불가능한 자재를 공급망에서 줄이거나 제거하는 등의 방식으로 지속가능성을 위한 행동을 실천하고 있다.


이제 어떤 음식이 더 탁월한지는 절대적 기준이 되지 못하는 시대에 도래했다. 뛰어난 실력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애쓰는 셰프가 새로운 미식의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아직 해외만큼 보편적이지는 않지만 국내에도 식재료 추적, 제철 식재료 사용, 음식물 쓰레기 최소화 등 각자의 역량대로 지속가능한 미식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나가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더 이상 지속가능성을 위한 실천은 선택이 아니다. 공동체의 건강한 미래를 향한 외식산업의 다음 행보며, 무엇보다도 소비자들 역시 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은 이제 외식업이 추구해야 할 필수불가결한 가치가 됐다.

 

Comfort Foods
소박한 음식의 따스한 위로


팬데믹을 거치며 컴포트 푸드는 스트레스나 우울감을 해소하기 위해 먹는 음식이라는 개념에서 한 발 나아가 자신만의 평화로웠던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그리움이 담긴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 다시 말해 지역 폐쇄, 자가격리 등 사회적 고립을 거치면서 개개인은 향수 어린 음식을 통해 마음의 위안과 안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고독과 슬픔은 매우 개인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특정 시간과 상황을 함께 관통하는 우리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미국 스페셜티 식품협회(Specialty Food Association, SFA)는 2022 트렌드로 컴포트 푸드 중 하나인 파스타가 인기를 끌 것이라 선정하기도 했다. 특별한 날 먹는 별식이기보다는 추억이 담긴 소박한 음식, 컴포트 푸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그리운 어머니의 손맛을 떠올리는 된장찌개부터 동년배의 끈끈한 연대감을 불러 일으키는 학교 앞 떡볶이까지. 음식을 통해 전해지는 크나큰 위로는 음식을 다루는 셰프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Healthy and Immunity-Boosting Foods
건강한 식재료부터 시작하는 백세시대


팬데믹을 계기로 높아진 건강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팬데믹을 겪으며 일상생활 속 건강 및 면역 관리의 중요성이 소비자들 사이에 각인된 가운데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이 트렌드로 떠올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 수입 현황 등을 담고 있는 수입식품정보마루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6년간 설탕의 수입 증가세가 주춤한 반면, 설탕보다 적은 양으로 단맛을 주는 천연 대체 감미료인 에리스리톨 등 저당, 저칼로리 식품의 수입량이 5배 가까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면역, 항산화에 동무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견과류 수입도 같은 기간 대비 43%가량 증가했다. 


이제 우리는 ‘오래 사는 것’보다 ‘오랫동안 즐거움을 누리는 삶’을 원한다. 건강을 다스리는데 음식이 약보다 우선이라는 말이 있듯, 건강과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식재료로 만든 건강한 한 끼는 백세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소중한 양식이 될 것이다.

 

김성운 셰프가 제안한 2022 GACC

이 계절을 오롯이 즐기기 위한 만찬

 

 

“저는 고향인 태안에서 오랫동안 바다와 대지를 누비며 자라 왔습니다. 그러한 성장배경으로 제철 식재료의 본연의 맛을 살려 ‘접시 위의 작은 자연’을 선보이는 것을 요리의 철학으로 테이블포포를 운영하고 있고요. 복잡한 요리보다는 간단한 조리법을 통해 재료 자체의 맛을 부각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번 GACC 2022에는 동료 셰프의 제안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태안을 중심으로 한 로컬 식재료만 사용했던 터라 미국의 식재료 경험을 통해 새로운 요리 영감을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컸기 때문입니다. 이번 캠프에 제공된 여러 가지 식재료 중에서는 주로 주스와 너트류, 치즈와 베리를 선택했습니다. 


모든 메뉴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개인적으로 많은 신경을 쓴 레시피는 흰다리새우 요리입니다. 직접 재배한 버터넛 스쿼시를 활용해 퓨레로 만들었고, 이 시기에 가장 맛이 좋은 제철 식재료인 대하도 태안의 자연산 대하로 공수했습니다. 캘리포니아산 견과류는 흰다리새우의 담백함과 조합해 고소함을 더했으며, 플로리다 오렌지 주스는 상큼한 산미는 물론, 버터넛 스쿼시와의 조화로운 색감으로 플레이팅까지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캠프에서 제안한 다섯 가지 트렌드 중에서 가장 눈여겨보게 되는 것은 역시 지속가능성인데요. 오랜 시골 생활로 인해 자연환경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동안 무분별한 농약 사용과 자연 생태계를 무너트리고 있는 환경오염 등으로 토양과 바다의 오염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나마 최근에는 환경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어 나아지는 모양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끼니를 때우고 소비되는 미식이 아닌 후세를 도모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미식을 추구해야 할 때입니다.”

 

Healthy and Immunity-Boosting Foods
자몽 드레싱, 자몽 소르베와 자몽에 재운 야채 피클을 곁들인 잿방어 카르파치오

건강을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제철의 식재료를 먹는 것이다. 김성운 셰프는 갈수록 차가워지는 계절, 더욱 맛있어지는 제철 방어와 혀끝의 감각을 신선하게 깨우는 플로리다 자몽 주스를 이용해 입맛을 산뜻하게 돋우는 식전 메뉴로 잿방어 카르파치오를 선보였다. 플로리다 자몽 주스는 산미를 즐기는 김성운 셰프의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것. 그가 가장 잘 아는 자몽 특유의 쌉싸름한 산미를 활용, 에피타이저로서 충분한 플레이트를 완성했다.

 

 

Sustainability
오렌지 주스로 만든 버터넛 스쿼시 퓨레, 
구운 호두와 피칸으로 버무린 흰다리새우와 비스큐 아몬드 소스

우리 모두는 대자연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김성운 셰프. 이에 따라 자연이 선사한 건강한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려 요리로 탄생시키는 것 또한 숭고한 의식이라는 그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메뉴로 이 계절, 가장 신선하고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제철’, 그리고 ‘자연산’을 전면 내세웠다. 제철 식재료인 흰다리새우는 태안에서 자연산으로 공수, 신선하고 담백한 맛에 캘리포니아산 견과류의 고소함과 플로리다 오렌지 주스의 상큼함을 더해 겨울과 가장 잘 어울리는 해산물 요리를 완성했다.

 

Plant-Based Foods
모둠 버섯과 모둠 치즈로 속을 채운 라비올리와 버터크림소스

늦가을에 더욱 맛있는 한국 버섯과 진한 풍미의 크림치즈가 만났다. 치즈는 캘리포니아산 크림치즈, 코티지 치즈, 오리지널 블루 치즈를 섞어 풍미를 배가 시켰으며, 고기를 대신하는 식물성 식품의 대표인 버섯을 사용해 채식가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Comfort Foods
레이즌 타트체리 빵가루로 스터핑한 양갈비구이와 블루베리소스

김성운 셰프의 기억 속 따뜻한 추억을 담고 있는 양갈비구이가 컴포트 푸드로 재해석됐다. 직장으로서 그의 첫 프렌치 레스토랑이었던 팔레 드 고몽에서 처음, 정식으로 마주한 양고기 요리가 맛의 신세계를 경험하게 해준 것. 평소 접했던 돼지나 소, 오리와 다른 양고기 특유의 맛에 신선한 충격을 받은 그는 양고기 요리에 특별한 향수를 갖게 됐다고. 이에 양갈비구이에 레이즌과 타트체리를 입혀 풍미 넘치는 요리를 만들었다. 양갈비가 가지고 있는 누린내를 잡기 위해 사용하는 허브 대신 산미가 있으면서 달콤한 블루베리로 맛을 중화시킨 것이 포인트다.

 

Global Fare and Flavors
호두필링 치즈 카놀리, 아몬드 쉘 초콜릿

디저트는 바삭한 시트 반죽 위에 부드러운 크림을 채워 넣은 카놀리로 마무리됐다. 캘리포니아 크림치즈의 풍미와 고소한 호두, 아몬드, 그리고 초콜릿의 단맛이 어우러져 깊어가는 계절을 위한 디저트로 제격이다. 이탈리아 요리에 더해진 미국산 식재료. 글로벌 퀴진을 한 입의 즐거움으로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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