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앤레스토랑 뉴스레터 신청하기 3일 동안 보지 않기 닫기

2022.10.05 (수)

  • 구름많음동두천 14.8℃
  • 흐림강릉 13.1℃
  • 구름조금서울 17.7℃
  • 구름조금대전 17.7℃
  • 구름조금대구 18.2℃
  • 구름많음울산 17.1℃
  • 구름조금광주 17.2℃
  • 구름많음부산 18.9℃
  • 구름조금고창 15.0℃
  • 구름많음제주 19.4℃
  • 구름많음강화 14.7℃
  • 구름많음보은 16.5℃
  • 구름많음금산 16.6℃
  • 구름많음강진군 17.5℃
  • 흐림경주시 16.8℃
  • 구름많음거제 18.9℃
기상청 제공

전복선

[전복선의 Hospitality Management in Japan] 재해의 나라 일본에서 태어난 레스큐 호텔(Resecue Hotel)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피해로 가설주택에서 지내던 피난민들이 이제 모두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겨 감에 따라 지난 10년 동안 그들의 생활공간 역할을 담당해 오던 가설 주택들이 드디어 그 사명을 다 마치게 됐다. 그리고 지금 피난민들이 지냈던 가설주택의 일부는 지난해 말 동일본 대지진 관련 교육의 공간으로 활용돼 체험관으로 오픈했다.

 

그런데 오랜 가설주택에서 생활한 사람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중 상당수는 가설주택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거의 10년 가까운 시간을 가설주택에서 보내다 보니 심신 쇠약과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히 가설주택에서 지냈던 아이들은 방음 문제 때문에 항상 부모님으로부터 조용히 하라는 주의를 듣다 보니 정서적 발달에 있어서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가설주택 생활 속에서 겪는 스트레스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전국에는 여러가지 재해로 인해 가설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이상 기후로 인해 발생하는 폭우와 태풍 그리고 지진으로 인해 살던 집을 잃고 거리로 내보내지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설주택의 대안으로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는 숙박공간이 있는데, 바로 ‘레스큐 호텔(Resecue Hotel)’이다.

 

 

레스큐 호텔의 등장


레스큐 호텔은 2007년 컨테이너 모듈 제조회사로 시작한 ‘주식회사 디벨로프(株式会社ディベロップ)’에 의해 만들어졌다. 디벨로프는 원래 트렁크 룸 임대, 부동산 개발, 에너지 개발, 육아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하는 중소기업이었다. 그러던 디벨로프가 어떻게 컨테이너를 활용한 레스큐 호텔 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일까? 


디벨로프의 오카무라(岡村) 사장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현장을 찾았다. 그는 지진이 발생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복구 사업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간이 숙박시설과 창고용으로 사용할 컨테이너 제작 주문을 받았다. 오카무라는 컨테이너를 제작해 현장을 찾았고, 그곳에서 제대로 된 가설주택이 만들어지지 않아 체육관 등에서 힘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피난민의 모습을 목격했다. 이와 함께 자신이 가져간 컨테이너에서 힘든 복구 일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카무라는 재해가 났을 때 복구를 담당하는 노동자들과 피난 주민들이 가설주택이 설치되기까지 걸리는 수개월의 시간을 인내하지 않고 바로 쾌적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오카무라는 가설주택 대신 이동이 가능한 컨테이너를 호텔로 만들어 공급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완성된 것이 바로 레스큐 호텔의 시작이었다. 

 

 

평상시에는 비즈니스호텔, 재해시에는 레스큐 호텔


디벨로프가 레스큐 호텔을 개발함에 있어서 가장 중시하게 생각한 것은 컨테이너 건축의 강점인 이동성과 유연성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효율성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점이었다. 이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디벨로프가 주목한 것은 바로 재난이 발생하지 않는 평상시에는 레스큐 호텔을 일반 호텔로 운영해 수익을 창출하고, 재난시에는 바로 피난민이 있는 곳으로 이동시켜 그들을 위한 레스큐 호텔로 활용하는 방안이었다. 그래서 디벨로프는 레스큐 호텔을 차량형으로 설계해 필요에 따라 어디든지 지게차로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한편 디벨로프는 재해가 발생하지 않는 평시에는 컨테이너를 활용한 쾌적한 관광호텔로서 레스큐 호텔을 활용하는 계획을 세웠고, 컨테이너 호텔 ‘더 야드’ 브랜드로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해 나갔다. 디벨로프가 만든 컨테이너 호텔 ‘더 야드’ 시리즈를 간단히 설명하면 건축용 컨테이너 모듈을 이용한 1동  1객실형의 숙박시설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특히 주목할 점은 디벨로프의 컨테이너가 외관만 보면 일반적인 컨테이너와 다를 바가 없지만, 자세히 그 재질과 구성을 살펴보면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는 해상 수송용 컨테이너나 화물 컨테이너와 확연히 다르다. 즉 디벨로프가 더 야드와 레스큐 호텔로 사용하는 컨테이너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주거용 컨테이너라는 것이다. 

 

 

실제로 주거용 컨테이너로 개발된 더 야드 시리즈의 객실을 살펴보면 방 크기는 13㎡으로 아담한 공간이다. 하지만 이웃과 벽을 사이에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방음이 완벽해 프라이버시 보호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뿐만 아니라 침대는 시몬스, 냉장고는 냉동 및 냉장 기능을 모두 갖춘 중형의 냉장고, 전자레인지, 공기청정기 등 완벽한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가격은 하룻밤에 5000엔(약 5만 원)으로 저렴하다. 비즈니스호텔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구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건물 안이 아닌 탁 트인 자연 공간 속에 있다 보니 컨테이너라면 생각하기 쉬운 폐쇄성의 문제도 없어 숙박객은 마치 캠핑 온 것 같은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도 있다.

 

 

레스큐 호텔의 수익 모델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디벨로프가 재난 시에는 레스큐 호텔로, 평시에는 컨테이너 관광호텔로 활용해서 수익을 낸다고 하지만, 평상시에 굳이 컨테이너 호텔에 묵으려는 고객들이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디벨로프가 제시하고 있는 수익모델의 구조를 나타낸 아래의 그림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아래 그림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디벨로프는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더 야드 브랜드를 운영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디벨로프의 컨테이너 호텔 더야드와 레스큐 호텔의 구조>

 

첫째, 더 야드 호텔은 평상시 산업개발 지구를 찾는 비즈니스맨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디벨로프는 컨테이너라는 이동성을 고려해 고속도로의 인터체인지 근처, 공업단지 등 산업 개발 지역 주변을 중심으로 호텔을 오픈하고 있다. 공장에서 일을 보는 비즈니스맨들이 일부러 주요 역 근처의 비즈니스호텔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는 전략인 것이다.

 

 

둘째, 기존에 토지를 가지고 있는 오너에게 컨테이너 호텔을 건설해 준 후 호텔 운영을 위탁 받음으로써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셋째, 레스큐 호텔의 경우인데 더 야드 브랜드의 컨테이너 호텔을 재난 시에 레스큐 호텔로 제공하는 계약을 각 지자체와 체결해 수익을 창출하는 형태다. 즉, 기존의 컨테이너 호텔 모듈 하나를 관광호텔과 레스큐 호텔 두 가지로 활용함으로써 두 곳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다. 실제로 레스큐 호텔은 2022년 7월 현재 관동지역, 아이치, 시코쿠, 규슈, 오키나와 지역에 53거점 1,780개의 객실을 두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있으며, 레스큐 호텔로서도 24시간 이내에 출동 가능하도록 항상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디벨로프가 레스큐 호텔로 활용한 사례는 어떤 것이 있을까? 최근의 사례를 보면 코로나19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레스큐 호텔을 부족한 격리 병실로 활용한 케이스가 있다. 디벨로프는 치바현, 토치기현, 그리고 나가사키현과 계약을 채결하고, 코로나 환자의 격리 병실이 필요한 곳에 출동해 이들의 입원실로 활용하도록 했다. 그리고 동시에 코로나19 검사와 치료에 지친 의료진들의 휴식 및 숙박 공간으로서도 그 역할을 담당했다. 코로나 상황 하에서 레스큐 호텔은 더욱더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지자체들과의 업무 협약은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가설주택에서 10년의 시간을 보낸 동일본대지진의 피난민들은 가설주택에 사는 동안 불편함을 인내하고 시간을 버티게 해준 것은 고향에 집을 지어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겠다는 희망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피난민들은 가설주택에서라도 지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복 받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쾌적한 삶은 포기하고 지냈던 것이다. 하지만 디벨로프의 레스큐 호텔은 이러한 피난민들에게 “피난 온 것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쾌적한 삶을 포기해야 할 어떤 이유도 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로 인해 피난 온 시민들이지만, 이들도 쾌적한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바로 이러한 피난민들의 권리를 보장해 주고 삶의 질을 확보해 주는 것이 레스큐 호텔의 사명이라고 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레스큐 호텔은 공익적 가치와 사적 가치를 동시에 구현해 낸 의미 있는 호텔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 출처_
레스큐 호텔_ www.dvlp.jp/lp/rescue_hotel/
비즈니스호텔_ https://hotel-r9.jp/brands/theyard/

 


기획

더보기


Hotel&Dining Proposal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