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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 (금)

호텔&리조트

[Hospitality Issue] 명품 브랜드, 호스피탈리티산업에 발돋움하다

국내는 레스토랑, 해외에는 호텔로 명품의 일상화 시작!

 

과거 명품의 이미지는 자본 능력이 뛰어난 이들 혹은 연령대가 높은 층이 소비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때문에 극소수의 VIP들만 누리는 프라이빗한 퀄리티의 서비스가 수반돼야 하고, 타깃층 또한 좁은 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내 자신에게 투자하고, 가성비보다는 가심비를 꿰뚫는 트렌드가 생겨나면서 명품 시장도 VIP들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를 타깃팅하고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구매할 수 있게끔 만들며 새로운 고객층을 유입 중에 있다. 이런 트렌드 가운데 호텔이나 레스토랑 등 호스피탈리티 산업에서도 어렵지 않게 명품 브랜드 호텔과 레스토랑을 찾아볼 수 있는 현재, 국내외 명품 호텔과 레스토랑은 어떤 비전을 띄고 있을까?

 

 

 

보복소비에 환호성 터뜨린 국내 명품 시장

 

2022년 5월 25일 삼정KPMG가 발표한 <럭셔리 시장을 이끄는 뉴럭셔리 비즈니스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의 명품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29.6% 급증한 7조 3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적인 추이로 봤을 때 7위에 해당하며, 중국에 이어 아시아권에서 무서운 속도로 자라고 있는 국내 명품 시장을 반증한다. 2년 뒤에는 8조 8000억 원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러한 명품 브랜드 붐은 국내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세계 명품시장 규모는 413조 1800억 원으로 2020년 대비 13.3% 발전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명품 시장이 세계적인 경제불황 속에서도 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코로나19로 억눌려왔던 소비 충동이 보복소비의 형태로 등장하고, MZ세대를 중심으로 명품소비에 대한 플렉스 문화가 확산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해외를 중심으로 아르마니 호텔 등 럭셔리 호텔 프로젝트를 담당한 헤븐스 포트폴리오의 한국 지부 강은정 지사장(이하 강 지사장)의 말에 따르면 “기성세대는 한국의 산업화 시기를 거치며 ‘근검절약’, ‘검소’의 미덕을 들으면서 자랐다.”면서 “그러나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러한 정신이 줄어드는 추세다. 나를 위해 플렉스 할 수 있는 문화가 보편화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명품의 온라인 플랫폼 진출도 큰 영향을 줬다. 과거 백화점에서 프라이빗하게 구매하던 문화를 뒤집어 엎고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해놓은 것. 명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도 다수다. 구매대행 업체를 입점시킨 오픈마켓 형태로 나선 ‘머스트잇’, 전 세계 명품 브랜드와 온라인 매장을 연결해줘 ‘명품업계의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영국 플랫폼 ‘파페치’, 자체 개발한 검색 엔진을 통해 명품 최저가를 찾아내는 ‘트렌비’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도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해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이러한 명품 온라인 구매는 오픈런(매장문을 열자마자 달려가는 것)이 필요 없고 정품임이 증명된다면 손쉽게 구매할 수 있어 수요가 높다. 한 명품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MZ세대의 명품 구매가 증가하고, 보증서 유무 여부에 관심이 높은 점을 반영해 명품 품목 수를 늘리고 디지털 보증 서비스도 도입하는 중”이라며 “앞으로 유통업체들의 명품 판매 경쟁은 갈수로 치열해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우리 브랜드를 경험해 보세요!

레스토랑으로 환대하기

 

이렇듯 명품은 코로나19의 흐름을 타고 성장세를 지속 중일 뿐만 아니라, 온라인 판매를 개시하는 등 타깃을 더욱 넓히는 추세다.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호스피탈리티산업 진출이다. 해외를 중심으로 명품 브랜드에서 직접 기획한 명품 브랜드 호텔과 레스토랑 등이 줄지어 오픈하고 있는 것. 레스토랑은 국내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달 3월에 론칭한 ‘구찌 오스테리아’는 이탈리아 피렌체에 1호점을 두고 LA와 도쿄에 진출한데 이어 국내에 4호점을 냈다. 구찌 오스테리아는 오픈 당시부터 뜨거운 인기를 모았다. 3월 16일 오후 6시부터 온라인 사전예약을 받기 시작했는데 4월 한달 치 예약이 금세 종료됐으며, 구찌 오스테리아 4개점의 메뉴를 개발함과 동시에 미쉐린 3스타 ‘오스테리아 프란체스카나’를 운영하는 마시오 모투라를 앞세워 미식가들에게도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루이비통은 지난 달 6월, 압구정에 ‘피에르 상 at 루이비통’을 팝업 레스토랑 형식으로 오픈했다. 이는 전 세계 최초며, 오픈한지 5분 만에 모든 예약이 동났을 뿐만 아니라 중고 플랫폼에 ‘웃돈’을 얹어서 예약을 양도 받겠다는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F&B 사업에 관심을 가진 명품 브랜드는 한 두 곳이 아니다. ‘에르메스 카페 마당’은 에르메스 플래그십 스토어 1층에 위치해 있으며 2006년 영업을 시작한 이래로 성업 중이다. 접시와 찻잔 등 모든 식기 도구를 에르메스 제품으로 구성, 샌드위치와 같이 간단한 식사 및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디올은 2015년 ‘카페 디올’을 열었다. 디올의 시그니처 문양 ‘CD’가 수놓아진 커피와 디저트를 판매한다. 흰색 건물이 시선을 모으는 카페 디올은 SNS 인증 명소가 됐고, 카페 안에서 가방을 비롯한 디올의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러한 명품 브랜드 레스토랑의 가격이 아메리카노 한잔에 1만 9000원, 오렌지 주스가 2만 4000원임에도 불구하고 문전성시를 이루는 중이다. 

 

그렇다면 많고 많은 산업 중 F&B에 시선을 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대부분의 레스토랑과 카페가 명품 플래그십 스토어 안에 자리해 있다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스토어 내 F&B 시설은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다가 명품을 구경할 수 있고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또한 명품 브랜드와 고객의 가교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강 지사장은 “명품 가방은 고가인데 레스토랑은의 가격대는 10만 원에서 30만 원 안팎이다. 하지만 브랜드의 시그니처 메뉴를 즐기고, 커트러리를 사용하면서 내가 명품을 소비하고 있다는 느낌은 줄 수 있다. 브랜드 경험을 보다 확장할 수 있고,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콘텐츠이자 공간인 셈”이라면서 “물론 아직도 보수적인 브랜드들도 많다. 그러나 앞으로 타깃 고객이 될 수 있는 젊은 세대들로 하여금 브랜드 경험을 가능케 만들고, 다른 산업에 비해 친근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오픈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명품 레스토랑이 ‘핫플레이스’로 거듭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SNS 홍보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브랜드의 제품을 사기 전 브랜드 경험을 시켜줄 수 있는 ‘맛보기 스푼’ 역할을 견인하는 셈이다. 

 

 

고객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함께하는 방법

명품 브랜드 호텔

 

레스토랑이 매력적인 한입을 건네주는 맛보기 스푼이라면, 호텔은 고객과의 하루를 함께하는 ‘종합선물세트’다. 국내에는 구찌나 디올 등 여타 명품 브랜드들이 F&B로 등장했지만, 해외에는 명품 브랜드에서 론칭한 호텔들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가장 먼저 불가리는 2001년부터 리츠칼튼과 합작 투자한 호텔을 열었다. 현재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손을 잡고 ‘불가리 호텔 & 리조트’가 됐으며, 밀라노를 시작으로 런던, 두바이, 발리, 베이징, 상하이, 파리처럼 유수의 도시에 위치해 있다. 2023년부터는 로마와 도쿄 등에도 연이어 론칭할 계획이다. 불가리의 창립자 소티리오스 불가리스가 은 세공자였던 것을 테마로 삼아 건물 전체에 은을 활용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꾸몄으며, 구석구석 불가리 제품들이 즐비해 있다. 

전통과 장인정신에 중점을 두고 구두와 벨트 등으로 유명한 페라가모는 ‘룽가르노 알버기 S.R.L’을 설립할 정도로 호텔 사업에 많은 투자를 감행한다. 이탈리아 피렌체 아르노 강 위 베티로 자리하고 있는 이 호텔은 총 4개로 호텔 룽가르노, 룽가르노 스위트, 콘티넨탈레, 갤러리 호텔 아트까지 총 4곳을 뒀다. 호텔들은 콘셉트가 제각각인데, 호텔 룽가르고는 강이 한 눈에 내다보이며 20세기 화가들

 

의 작품을 흔히 만나볼 수 있을 정도로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룽가르고 스위트는 레지던스형 호텔이다. 취사 시설과 거실, 에스프레소 머신, 식기세척기 등을 놓아 내 집 같은 편안함을 선사한다. 콘티넨탈레와 갤러리 호텔 아트는 감각적인 부티크 호텔이며, 특히 갤러리 호텔 아트와 같은 경우 다양한 예술 서적과 잡지들이 즐비했을 뿐만 아니라 셀레브리티가 자주 찾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아르마니 호텔은 조르지오 아르마니에서 론칭한 호텔로 밀라노와 두바이에 위치해 있다. 특히 두바이의 유명한 랜드마크인 부르즈할리파에 자리 잡아 관광객들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아르마니의 디자인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이 호텔은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자택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것으로 따뜻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가 백미다.

 

이처럼 F&B 뿐만 아니라 명품 브랜드가 호텔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라이프 스타일에 끼어들 수 있는 브랜드 확대 전략의 일부다. 이러한 브랜드 경험 확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답은 ‘체류 시간’이다. 브랜딩 전문가 필라멘트앤코 최원석 대표는 “레스토랑에서 먹고 즐기다 보면 세 시간이 훌썩 지나간다. 명품 가방은 일 년에 한 번 사기도 어렵다. 물건 구매에만 의존하기보다 일상적으로 브랜드를 소비할 수 있는 방편으로 식음료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명품을 사러 가는 시간을 따로 내고, 매장에서 구매하는 것이 시간의 전부였다면 이제는 라이프 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일상을 바이럴로 쓰게 만든다는 이야기다. 시각을 넘어 감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이러한 이유로 인해 F&B 업장이 각광 받았다면 호텔은 라이프 스타일에 더욱 자연스럽게 침입한다. 사용하는 커트러리부터 시작해서 어메니티와 브랜드의 철학을 보여주는 디자인까지, 일정 기간 머물면서 브랜드를 체험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특히 체류 시간이 길기 때문에 브랜드의 콘텐츠를 알리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 되는 셈이다. 

 

 

명품도 대중화, 차별화가 중요한 시점

 

그렇다면 명품 브랜드가 호텔을 운영함으로써 기대하는 지점은 무엇일까? 브랜드가 새롭게 탄생하고 또 사라지면서, 이제는 시즌 상품을 제대로 내놓는 것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차별화가 요구되는 추세다. 루이비통, 불가리, 셀린느, 펜디, 지방시 등 많은 명품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LVMH(루이비통 모엣 & 샹동 헤네시) 그룹’은 이전부터 자라, H&M과 같은 스파 브랜드가 대중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으며 위기의식을 느꼈다. 이 결과로 본디 소량 생산이 원칙이었던 루이비통을 대량생산으로 변경해 생산력을 드높였으며 옷과 가방 뿐만 아니라 핸드폰 케이스 등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물품에도 발을 들였다.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이야기했던 “사람들은 상품을 살 때 이 상품이 내 라이프 스타일에 어떤 의미를 제공하는가 생각하고 구매한다. 나는 꿈을 파는 상인이며, LVHM는 소비자들에게 꿈을 꾸게 만든다.”라는 말은 LVMH의 기업 정신이 되기에 이르렀다. 호텔도 이와 마찬가지다. 불가리 호텔 뿐만 아니라 2021년도에는 파리에 LVHM의 명품 브랜드들을 만끽할 수 있는 ‘슈발 블랑’ 호텔을 오픈해 파리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됐다. 

 

이처럼 명품 호텔은 고객 일상의 라이프 스타일에 침투하며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고객을 맞이하는 공간이 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브랜드의 차별점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콘텐츠가 되기도 한다. 강 지사장은 “제품과 물건을 파는 것은 한계가 있고, 더 이상 새롭지도 않다. 콘텐츠와 브랜드 전략이 중요한 시대니 만큼 지속적으로 브랜드 경험을 차별화 시킬 수 있는 지점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라며 “호텔은 먹고, 자고, 모든 생활을 총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올인원 공간이다. 또한 명품 브랜드 매장에 간 것처럼 서비스도 호텔리어가 프라이빗하게 해줄 수 있으니 곳이니 브랜드의 가치를 더욱 자세히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19년 <호텔앤레스토랑> 매거진 8월호에 실린 간삼건축 이효상 상무의 <브랜드의 경험과 정체성을 대변하는 호텔> 칼럼에 따르면 “대형 호텔 체인들은 표준화된 매뉴얼로 모든 시설과 서비스를 관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부분의 시장이 유사한 호텔 상품으로 채워졌다.”며 “차별화의 유일한 요소로 남겨진 것은 위치 및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로 한정될 수 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렇듯 수많은 호텔 속에서 명품 브랜드는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침투하며 호텔로 인해 차별화를 둘 수 있고, 호텔은 명품 브랜드를 통해 콘텐츠 차별화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온라인 시장 확대됐지만

오프라인 시장 무시할 수 없는 호텔과 명품 브랜드의 특수함

 

명품 브랜드가 호텔을 찾을 수 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이자 공통점 또한 존재한다. 온라인 플랫폼이 급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여전히 명품 시장은 호스피탈리티산업과 마찬가지로 오프라인이 강세라는 점이다. 앞서 말했듯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명품 소비가 치솟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지점이 있다. 스웨덴의 온라인 금융 서비스 업체 클라라가 이번 년도 2월에 발표한 <The State of Smooth; Unpacking Luxury in 2022>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젊은 세대의 명품 쇼핑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설문조사에서 눈여겨볼 점은 여전히 명품 구매자의 84%가 상품을 직접 보고 만지는 것을 선호된다는 점이다. 특히 Z세대의 57%, 밀레니얼 세대의 54%는 온라인 구매를 하더라도 오프라인 픽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적지 않은 수의 MZ세대들이 구매는 편하게 하더라도 오프라인에서 환대 서비스를 받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추측해보면, 많은 명품 브랜드들이 물건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 뿐만 아니라 대부분 오프라인으로 이뤄지는 호스피탈리티산업에 집중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또한, 명품 브랜드 호텔에 가기 위해 그 지역을 찾는 이들도 많다. 강 지사장은 “슈발 블랑 호텔은 파리에 위치해 있기도 하지만, 호텔을 찾기 위해 찾는 고객들도 많다.”면서 “특히 명품 브랜드 호텔은 랜드마크가 근처에 있는지, 또 랜드마크 안에 소속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슈발 블랑과 같은 경우도 에펠탑을 바로 바라볼 수 있는 뷰를 자랑해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귀띔했다. 

 

국내 명품 시장은 ing

그런데 왜 명품 호텔은 아직? 

 

국내 명품 시장은 전 세계적인 추세로 봐도 크게 성장하고 있는 중이며, MZ세대는 명품 소비를 망설이지 않고, F&B 업장은 성공적으로 유치, 영업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 명품 브랜드 호텔이 론칭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특급호텔을 소비하는 국내 고객들의 특징과 맞물린다. 구매하고서도 감추는 문화가 만연하고, 특히 아직 명품하면 ‘사치’만 떠올리는 인식과도 관계 있는 것이다. 젊은 세대는 명품 문화에 관대하지만, 정작 현재 특급호텔의 주 소비층인 기존 세대가 명품 문화에 부정적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명품 레스토랑의 국내 상륙 당시 우려 섞인 논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강 지사장은 “국내와 더불어 아시아권의 문화 자체가 자기 표현을 소극적으로 하는 편이며,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는 문화가 남아있다. 아무래도 IMF를 거치며 사치에 대한 허들이 많이 높아진 셈”이라면서 “유럽을 비롯한 서양권, 동남아시아, 중동 등은 타인이 구매한 제품에 관심도 없고, 제품이 명품임을 알더라도 타인의 자유라고 생각한다. 여력이 되는 사람들이 명품을 사는 것에도 간섭하지 않는다. 먼 나라를 살펴볼 필요 없이 가까운 인도네시아만 보더라도 재력가인 경우 한 번 생일잔치를 할 때 온갖 명품을 모아두고 축제처럼 즐긴다. 때문에 럭셔리 마켓은 아직 태동기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강 지사장은 명품 브랜드 호텔에 투자 유치를 할 대기업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한다. 삼성, 한화, 롯데 등 많은 대기업들이 대부분 자체 호텔 브랜드를 소유해 명품 브랜드 호텔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명품 브랜드 호텔일 경우 부동산 및 건물에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데, 자본이 풍부한 기업이 아니고서는 유치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도 마찬가지다. 호텔의 경우 플래그십 스토어에 공간을 마련하기에 무리가 없는 레스토랑이나 카페와는 다르게 건물을 새로 짓고 인테리어에 과감한 투자를 감행해야 한다.”면서 “프라임 로케이션, 다시 말해 최적의 입지에 명품 브랜드 호텔이 들어서야 하는 것도 특징이다. 로컬 브랜드가 잘 살아있다는 점은 큰 강점이지만, 자사 그룹의 호텔에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당연하기에 투자금이 높은 명품 브랜드 호텔이 들어오기에는 험지인 것”이라고 귀띔했다. 

 

명품 브랜드 호텔이 국내 유수의 특급호텔들과 서비스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맹점 중 하나다. 어메니티와 기물, 인테리어 디자인은 명품 브랜드의 제품들과 특유의 철학으로 무장돼 있어 개성적이지만, 프라이빗 VIP 서비스, 특히 컨시어지 데스크를 확대해 진정한 호스피탈리티를 구가하는 특급호텔과 겹치기 마련이다. 강 지사장은 “아무래도 각 브랜드를 좋아하는 고객들이 찾기도 하고, 브랜드 이미지와 결부돼 명품숍에서 받는 서비스를 24시간 구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며 “우선 레끌레도어 골든키를 부착한 직원들이 공항에서부터 다시 돌아가는 공항까지 환대하며 응대한다. 호텔에 도착하면 또 다른 직원이 호텔 앞에 서서 환대하고, 관광객의 경우 호텔에서 주변 식음료업장을 예약해주는 경우도 왕왕 있지 않나. 고객이 확정과 취소를 반복하더라도 섬세하게 돕는다. VIP 타깃 서비스를 한 명 한 명에게 모두 제공한다.”고 명품 브랜드 호텔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국내에 론칭하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한 일일까?

 

 

다가올지도 모르는

명품 브랜드 호텔

 

강 지사장은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귀뜸한다. 현재 국내에 일어난 호캉스 붐 및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영향으로 호텔이 더욱 다변화 되면 자사 제품을 만끽할 수 있는 명품 브랜드 호텔의 하드웨어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물론 국내 특급호텔과 서비스 기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명품 브랜드 호텔이 들어올 경우 소프트웨어를 단장하고 고객을 맞이한다면 고객에게 여러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긍정적인 경쟁이 될지도 모른다.

 

더불어 한국 시장은 명품 브랜드의 ‘테스트 베드’라고 불리고 있다. 가방, 패션 뿐만 아니라 뷰티, 주얼리, 리빙 순으로 브랜드 소비의 저변이 넓혀지고, 루이비통 레스토랑처럼 최초로 국내에 론칭하는 곳들도 속속 등장한다. 발렌시아가는 신규 운동화 라인 ‘파리 스니커즈’를 올해 3월, 국내에 전 세계 최초로 오픈했다. 발렌시아가 관계자는 “파리 스니커즈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라인으로, 본사에서 한국 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해 가장 먼저 출시한 국가로 선택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강 지사장은 “럭셔리기 태동기라는 점은 국내 럭셔리 시장이 블루오션이라는 것을 뜻한다.”고 전해왔다. 

 

올해 2월에 롯데멤버스 리서치 플랫폼 라임에서 제작한 <명품 소비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20대의 명품 브랜드 소비율이 70%에 달한다고 한다. 이를 통해 비춰 보자면, 국내는 미래의 소비를 책임지는 젊은 세대의 구매율도 높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7위에 해당하는 명품 브랜드 소비율이 높은 나라다. 다만 국내는 젊은 세대를 제외하고 명품을 구매하는 시선이 그다지 달갑지 않다. 또한 로컬 호텔 브랜드가 건재해 건물과 인테리어에 많은 액수를 투자하는 호텔은 아직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국내 시장은 아직 럭셔리 시장의 부흥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게 강 지사장의 말이다. 천천히 명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또 여러 명품 브랜드의 레스토랑과 카페가 생겨나고는 지금, 호텔 또한 가까운 미래에 론칭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헤븐스포트폴리오는 전 세계 럭셔리 호텔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헤븐스포트폴리오는 2015년부터 유럽, 중동 등에 위치한 럭셔리 호텔들을 아시아에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글로벌 호텔 체인, 예를 들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나 하얏트 같은 경우 글로벌 CS가 존재하고, 그룹 내 체계가 명확해 안정적인 운영을 하는 편이지만, 럭셔리 호텔들은 각자의 개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본인들의 아이덴티티를 살려 마케팅과 기획, 운영을 돕는다.

 

작년 11월부터 준비해 올해 한국 지부를 차렸다. 일본은 로컬의 문화가 다소 폐쇄적인 방향으로 명확하며 럭셔리 호텔을 운영할 경우 규제가 심해 제약이 많은 편이다. 중국은 코로나19 이슈 때문에 안정치 않은 상황에서 국내 시장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내의 경제 성장률이 코로나19 가운데서도 심각하게 기울지 않았고, 소비 지출이 이전보다 많이 늘어난 것도 진출에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명품 브랜드에서 유독 호텔과 레스토랑 산업에 진출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현재 브랜드는 과포화 상태다. 예전에는 에르메스면 에르메스, 샤넬, 디올처럼 소수의 브랜드들이 운영되고 있었다면 현재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각자의 브랜드 철학을 갖췄다. 명품백은 사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레스토랑과 호텔은 그렇지 않다. 그 안에서 브랜드의 제품을 사진으로 찍고, 그게 SNS를 타고 홍보가 되기도 한다. 

 

또한 타깃이 겹친다는 것도 이유 중에 하나다. 명품 브랜드가 대중화 돼 가기는 했지만, 여전히 VIP 고객은 중요하며 그 마케팅도 빼놓을 수 없다. 호텔도 VIP를 프라이빗하게 ‘모시는’ 문화가 발전해 있지 않나. 명품숍에서 직원이 VIP 고객을 응대하는 걸 호텔에서는 24시간 경험해볼 수 있는 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호텔의 운영 전략은 어떻게 되나?

헤븐스포트폴리오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아르마니 호텔과 슈발 블랑 호텔을 예시로 들어보자면, 두 호텔은 성향이 다른 편이지만 랜드마크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 비슷하다. 우선 아르마니 호텔 같은 경우에는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에 위치해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이 소유 중인 ‘이마르’라는 부동산 회사와 협작해 만들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해 아르마니를 처음 보는 사람이더라도 브랜드의 색깔을 확실히 할 수 있을 만큼 특징적이면서도 동시에 모던, 심플함을 갖추고 있는 공간이다. 또한 부르즈 칼리파라는 랜드마크에 소속돼 있어 부르즈 칼리파를 들른 고객들에게 아르마니를 제대로 마케팅 할 수 있기도 하다. 반면 아르마니 호텔에 가기 위해 부르즈 할리파를 들른 고객들도 있으니 일석이조다. 

 

슈발 블랑은 LVMH와 샤또 슈발 블랑이라는 유명한 와이너리의 합작이다. LVMH가 샤또 슈발 블랑을 인수하면서 파리의 역사적인 랜드마크인 사마리텐 백화점을 개조해서 호텔을 만든 셈이다. 이 또한 파리에서 유명세를 떨치며 LVMH이 소유하고 있는 수많은 브랜드들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또 자연스럽게 라이프 스타일에 침투하도록 했다. 슈발 블랑 호텔의 경우 3일 동안 LVMH이 소유하고 있는 브랜드의 어메니티 72개를 사용해볼 수 있다. 처음 보는 브랜드도 호텔 안에서는 확인이 가능하니 LVMH은 한 번에 여러 브랜드를 ‘영업’이라는 느낌 없이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 셈이다.

 

국내에는 명품 브랜드 레스토랑이 들어오고 있지만 호텔은 아직이다. 어떤 호텔이 들어오면 좋다고 생각하는지, 또한 국내 명품 브랜드 호스피탈리티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나?

LVMH가 가장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우선 그룹사고, 상업적인 접근이 빠른 곳이다 보니 이러한 추측이 가능하다. 최근 오픈한 레스토랑도 한국 마켓이 처음일 뿐만 아니라 루이비통의 이미지도 대중적이며 친근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한 국내 시장은 아직 럭셔리 시장이 부화하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잠재적인 발전 가능성이 아주 높은 시장이라고 본다. 이전에는 분단국가라는 불안한 이미지가 매우 커서, 전쟁 이슈 때문에 다소 머뭇거리는 경향이 있었으나 이 또한 최근 부상한 K-콘텐츠의 영향으로 무화된 편이다. 다만 명품 소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아직도 크기 때문에 주춤할 때가 많다. 명품 브랜드가 무엇을 할 때마다 지탄하는 시선이나 보도가 많기도 하고. 그러나 헤븐스포트폴리오 본사 또한 국내를 매력적인 마켓으로 보고 있다. 구찌 오스테리아의 경우도 예측해 보자면, 한국의 구찌 소비율이 전 세계 Top3 안에 드는 것을 확인한 뒤 들어온 게 아닐까 싶다. 괜히 4번째 지점을 서울에 오픈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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