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깨기 위해 연달아 2개의 커피를 베어 물었다. 입안에 초콜릿과 커피의 중간맛과 함께 커피향이 맴돈다. 커피를 베어 물었다는 문장은 더이상 오류가 아니다. 코바(COBA)는 정사각형의 초코 바 모양인 고체 커피기 때문이다.

 

‘우주에서 커피를 먹을 수 있을까’라는 의식의 흐름이 느껴지는 사소한 질문에서 시작된 고체 커피는 2020년 6월, 23살의 김동주 대표가 한국 법인을 설립한 후 다양한 장소에서 고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고체 커피가 어떻게 발명돼 한국까지 왔는지, 호텔, 스터디 카페 등을 비롯한 글로벌 진출을 꿈꾸고 있는 식품 스타트업 ‘코바코리아’의 김동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주를 꿈꾸던 소년과 글로벌 브랜드를 꿈꾸는 소년들의 만남

캘리포니아 UC버클리대학교 두 학생의 꿈이 맞닿아 코바코리아가 탄생됐다. 당시 사업에 관심 많은 대학교 1학년이었던 김동주 대표(이하 김 대표)는 학교 공부와 더불어 학교 내부에서 진행되는 여러 사업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다. 한인경영학회라는 사업 동아리를 창설해 회장직을 맡고 ‘덴트로’라는 의류 사업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도서관에서 밤샘 공부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됐다. 그러던 찰나 도서관에서 고체 커피 바 코바를 처음 접하고 맛봤다. 김 대표는 “당시에는 정말 맛이 없었다(웃음). 한편 이런 고체 커피도 있을 수 있구나라는 새로움을 경험하고 브랜드에 관한 궁금증이 커져 코바에 대해 알아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지금까지 마시기만 했던 커피를 씹어 먹는다는, 커피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고. 나도 그 흐름에 함께하고 싶어 브랜드를 글로벌화시키고 싶다는 ‘꿈’을 꿨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고, 심지어 코바 제작자를 만나기도 전이었다.

 

코바 커피바 제작자이자 제품 시험을 위해 코바를 무료로 나눠주던 이들은 김 대표의 학교 선배인 UC버클리 한인 학생 셋이다. 이중 피터 리는 커피에 대해 관심이 많아 관련 사업을 하는 게 목표였다. 그는 “우주에서도 커피를 마실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그 아이디어에서 착안해 부엌 안에서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수제 고체 커피를 개발했다. 또 학교를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해 미국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서 100% 펀딩을 달성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피터 리를 만나 한인경영학회 동아리를 통해 미국 전역 대학교에 보급하고자 했고, 이어 브랜드를 더욱 확장시킬것을 제안했다.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동부에서도 공급해달라는 러브콜이 들어오며 조금씩 나아갔다. 김 대표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코바를 한국에 들여가 한국 사람들 입맛에 맞게 어레인지하는 것을 시작으로 글로벌한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고, 그런 그에게 피터 리는 공동 창업자로서 함께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러던 와중 코로나19 사태가 발생, 강의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며 한국으로 귀국한 김 대표는 2주간의 격리기간 동안 학생 신분일 때 최대한 빨리 사업을 전개해보자라는 생각 끝에 1년 동안의 사업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2020년 5월 코바코리아 법인이 설립됐다.

 

 

고체 커피, 새로운 문화로서 자리잡나

한국에 코바를 들여올 당시, 예상치 못했던 일이 코바코리아를 가로막았다. 미국 제품은 카페인이 추가로 첨가되는데, 한국에서 카페인은 식품위생법상 ‘식품첨가물의 기준 및 규격’ 적용대상 품목으로, 탄산음료에 한해 사용이 가능했던 것이었다. 김 대표는 피터 리와 함께 몇 달 동안 레시피를 연구한 끝에 화학 카페인이 아닌 순수 커피만 사용해 고체 커피를 제작할 수 있는 레시피를 찾아냈다. 한국에 맞게 어레인지된 코바코리아의 고체 커피는 한 개의 바 안에 41.7mg의 카페인을 함유, 두 개를 섭취하면 아메리카노 한 잔과 동일한 양의 카페인을 섭취할 수 있다. 맛은 ‘시럽 조금 추가한 콜드브루 라떼’와 비슷하다. 첫입은 달고 끝은 부드럽게 마무리되며 이와 함께 커피향을 즐길 수 있다.

 

김 대표의 한국에서의 첫 번째 목표는 코바를 커피의 새로운 문화로서 대중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브랜드 홍보의 일환으로 글래드 호텔과 컬래버를 진행하고 글래드 샵, 스터디 카페 등에 입점했으며 와디즈에서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은 당초 목표치의 5000%를 초과하며 긍정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커피 마니아기도 한 김 대표는 “커피를 좋아해서 마시는 이들도 있지만 제품 특성상 잠을 깨려고, 살아남으려고 마시는 이들도 많다. 코바 커피를 통해 밤낮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와 함께 힘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또 “스타트업이다 보니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고 하루하루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지금 순간도 그렇지만 코바를 보며 힘을 낸다.”며 “고객들이 코바 커피를 봤을 때 ‘이 제품을 제작하는 친구들도 그러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으니 다시 한번 힘을 내 봐야겠다.’고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만약 여러분이 코바 커피를 베어먹게 된다면 코바 커피 제작자들의 스토리를 떠올리며 한번 더 열정을 불태워보는 건 어떨까. 야망 넘치는 코바 커피의 글로벌 진출, 그리고 우주 진출을 응원해 본다.

 

 

고체 커피인 ‘코바 커피바’의 소개를 부탁한다.

코바 커피바는 커피를 간편하게 씹어먹을 수 있도록 고체로 제작한 새로운 개념의 ‘커피 바’다. 코바(Coba)라는 이름 역시 커피 (Coffee)와 바(Bar)의 영문 앞 자를 따서 지어졌다. 심플한 정사각형 모양의 국내 판매용 커피 바 하나에는 에스프레소 한잔 만큼의 41.7mg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 원두, 유기농 카카오 버터, 화이트 초콜릿을 주성분으로 구성해 원두의 향과 화이트 초콜릿의 달달함, 카카오 버터의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시럽 조금 추가한 콜드브루 라떼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많다. 디자인 측면에서 는 코바 커피바의 타깃층이 시간과 여유가 없는 바쁜 이들임을 고려, 심플함과 간결함을 추구했다. 커피 바는 한 손에 쥘 수 있고 한입에 먹을 수 있는 심플한 정사각형 모양이고, 개별 포장지 역시 심플한 느낌으로 디자인했다.

 

제품을 제작할 때 있어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무엇인가?

먼저 맛, 건강함, 안정성은 기본이다. 식품을 제조하는 기업으로서 건강에 좋은 최고급 재료를 사용한다. 브라질, 에티오피아 등지에서 공정무역으로 생산된 품질 좋은 원두만을 사용해 고품질의 커피 맛을 내고 오가닉 카카오 버터와 벨기에산 화이트 초콜릿 을 사용한다. 개별 포장을 담은 패키지는 제품을 받은 고객이 선물을 받았다고 느낄 만큼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언제나 도전하고 커피의 새로운 문화를 알리려고 하는 브랜드 철학도 제품에 담으려 노력했다.

 

코바 커피를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세운 계기와 한국 시장 진출을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커피의 역사를 살펴보면 다양한 맛의 커피가 계속해서 개발되는 와중 ‘마시는 것’ 외에 다른 방식의 섭취 형태는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다. 대학 재학 시절 도서관에서 코바 커피를 씹어서 맛본 후 커피를 즐기는 색다른 방식이라는 점에 놀라웠고, 코바 커피가 세 계에 새로운 커피 문화를 선도할 수 있다고 느꼈다. 코바의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도약을 목표로 설정한 후, 미국에서는 피터가 브랜드 확장을 담당하고 나는 한국에서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제품을 어레인지하고 새로운 맛을 지닌 제품도 출시하며 한국, 그리고 세계에 브랜드를 알리기로 이야기가 됐다. 특히 한국은 나의 모국임과 동시에 세계 최초로 일회용 커피를 개발한, 독창적이고 새로운 커피 문화가 전개된 나라이기도 하다. ‘맥심’과 ‘카누’가 사무실을 비롯한 생활 공간에 항상 존재해 있고 직원들은 일회용 커피를 타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가 널리 퍼져 있다. 향후 코바도 맥심과 카누처럼 한국 사람들에게 있어 생활 공간에서 자연스레 함께하는 생활 속 풍경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인들에게 코바 커피를 알리기 위해 어떠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나?

아직 대중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질 씹는 커피를 최대한 많이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제1목표로 삼고 있다. 그것을 위해 직장, 스터디 카페, 대기업, 호텔 등에 적극적인 입점 제안을 해 코바 커피를 배치하려 하고 있다. 입점 제안 시에는 코바코리아 팀 전원이 젊고 꿈을 이루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의 제품 역시 그런 이들을 위해 제작했다는 점을 어필한다. 이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열정 넘치는 이들에게 조그마한 활력소가 되고 싶은 우리의 브랜드 철학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예를 들어 스터디 카페에는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들, 자기개발, 취업 준비를 하는 이들이 방문한다. 피곤하고 하고 싶지 않을때도 노력해야 하고, 그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심정이다.

 

만드는 방식이 수제에서 양산으로 바뀌었다. 두 방식을 이용하며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피터 리가 부엌에서 코바 커피를 제작하던 초기 시절, 커피 로스팅도 직접 하고 커피, 오가닉 카카오, 벨기에 화이트 초콜릿을 혼합해 코바를 제작했다. 만 개의 커피 바를 생산하는데 20시간이 걸릴 때도 있었다. 양산형으로 바뀐 후에는 훨씬 편해졌다. 하지만 가끔 기계로 원두를 갈 때 갈린 원두 알맹이가 너무 커 바 모양이 흐트러지거나 지나치게 두꺼워지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 부분에서는 불량품 체크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계속해서 연구·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글래드 호텔과도 협업을 했다. 어떠한 과정으로 이뤄졌나?

호텔이 큐레이팅한 책과 함께 여유로운 휴가를 보낼 수 있는 ‘글래드 북캉스’ 패키지에 참여했다. 힐링 도서 1권과 함께 코바 커피 바 1세트(2개입)을 제공하는 패키지다. 글래드 여의도, 글래드 마포,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 글래드 라이브 강남 등 서울 4개의 글래드 호텔과 메종 글래드 제주에서 진행됐다. 글래드 호텔 같은 경우 적극적으로 펼치는 친환경 마케팅, 그리고 언제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도전하는 모습이 와닿아 본래 자주 이용하고 팬심을 가지고 있는 호텔이다. 제안서를 준비해 글래드 호텔 측에 연락을 취했고 패키지 관련 이야기가 논의돼 협업을 진행했다. 글래드 호텔 관계자로부터 북캉스 패키지에 대한 고객 반응이 좋았다고 전해 들었다. 평소 팬심이 있던 기업과 협업을 하게 돼 기분이 좋았다. 또 글래드 샵에 코바 커피 제품을 입점하기도 했다.

 

고체 커피를 한국에 들여오며 겪었던 애로사항이 있다면?

한국에서는 음식에 카페인을 추가할 수 없기에 기존의 미국 제품을 한국에 들여올 수 없었다. 몇 달 동안의 레시피 연구를 시도한 끝에 화학 카페인 대신 순수커피가 들어간, 국내에서 판매 가능한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또 식약처에서 코바 커피바가 화이트 초 콜릿인지, 커피인지 논쟁이 있었다. 아무래도 처음 선보이는 종류의 제품이다 보니 정확하게 들어맞는 식품 카테고리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후 일단 화이트 초콜릿으로 인정이 돼 무사히 한국에 코바 커피바를 선보일 수 있었다. 식약처 측에서는 추후 ‘커피 바’ 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추가하자는 제안을 했다.

 

고체 커피기에 가능한 장점과 타깃으로 삼고 있는 고객층은?

일단 이동 시 간편하고 어디서든 쏟을 걱정이 없다. 차에 배치할 수도 있는데, 실제 제품을 이용하는 지인이 고속도로에서 너무 졸리고 피곤한데 커피를 구입할 만한 곳은 없어 당황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코바 커피바를 섭취하고 잠을 깨 무사히 운전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의료진들처럼 화장실에 갈 시간조차 주어지 지 않는, 시간과 여유는 없는데 카페인은 필요한 사람에게 유용하다. 액체 커피를 마시기 부적합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우주인도 좋겠다(웃음).

 

 

광고제작도 직접 했다고 들었다.

맞다. 우주에서도 커피를 마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브랜드가 탄생했기 때문에 광고는 우주에서 시작한다. 이 우주는 직장에서 힘들게 일하다 피곤해서 졸던 회사원의 꿈이다. 이 꿈의 주인공은 코바 커피바를 먹고 잠에서 깨어난다. 코바 제품의 기능 성과 브랜드 스토리를 압축시켜 전달하기 위해 많이 고심했다. 광고에는 실제 우리 팀원들도 출연한다. 팀원들끼리는 이러한 광고를 비롯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많이 공유한다. 팀원들 스스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며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미있게 사람들에게 커피의 새로운 문화에 대해 전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한다.

 

코바 커피의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을 이야기한다면?

한국을 시작으로 아시아, 세계시장으로 진출, 커피 제4의 물결을 타고 새로운 커피 시장과 문화를 만드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 커피는 제1의 물결인 인스턴트 커피, 제2의 물결인 프렌차이즈의 등장, 제3의 물결인 스페셜 커피에 이어 커피를 즐기는 방식에 있어서도 새로운 방식이 도입될 시점이다. 또한 ‘맛 좋은 커피’를 넘어 고객들의 꿈을 키워줄 수 있는 브랜드로 남고 싶다. 예를 들어 패션 브랜드 나이키는 옷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들로 하여금 스타 운동 선수들처럼 되고 싶다는 도전정신을 일깨워준다. 코바 역시 열정 있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조그마한 휴식처가 돼 도움을 주고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