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ism Issue] 한국만의 유니크함 가져가야 할 럭셔리관광, 차별화된 스토리 필요하다 

2022.12.30 09:00:23

- 취향에 맞는 커스터마이징 및 전통의 가치 알리는 전략 통해 한국의 관광 매력 알려야 

 

 

미주와 더불어 유럽권에서는 이미 커뮤니티까지 만들어졌을 정도로 부흥하고 있는 럭셔리관광. 럭셔리한 공간과 제품들, 예컨대 백화점 명품관이나 명품 스파 등 ‘억’소리가 날 만큼 값어치가 나가는 프로그램들만 선호할 것 같다면 오산이다. 럭셔리관광은 한국의 매력을 담은 콘셉트와 스토리를 더하고, 일반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관광 명소를 그들만이 경험할 수 있는 이벤트를 형성, 차별화를 두며 유니크한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장이다. 엔데믹으로 얼어붙었던 관광산업이 재개를 노리고 있는 지금, 공공기관과 여행사를 막론하고 경제적 고부가가치를 자랑하는 럭셔리관광 프로그램을 다수 개발, 실행에 옮기고 있다. 
 

 

새로운 관광 상품으로 비상하는 럭셔리관광


코로나19의 먹구름이 잠시 걷히고 인바운드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관광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공공기관과 기업을 가리지 않고 새롭게 관심을 두고 있는 관광 유형이 있으니, 바로 럭셔리관광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럭셔리관광객은 통상 비즈니스석 이상의 항공편을 타고, 5성급 이상 호텔 또는 그에 상응하는 고급 전통 숙박 시설을 이용, 대략 미화 1만 불 이상 혹은 하루 1000불 이상의 고객을 지출하는 관광객을 뜻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발표한 <럭셔리관광 트렌드와 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더 자세한 사항을 알 수 있다. 고가, 고품질 경험에 기반한 럭셔리관광은 18세기부터 20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여행 엘리트 사이에서 일반화된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전용 리조트, 제트기 등 최상위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고가의 프라이빗한 서비스로 인식되나 반드시 유행에 민감한 고가의 브랜드와 관련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VIP 관광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코스모진 여행사 정명진 대표(이하 정 대표)도 같은 의견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럭셔리관광의 주 고객층은 소득수준 상위 10% 안에 드는 고객들”이라며 “유서 깊은 기업의 CEO나 새로운 사업으로 자본을 축적한 신흥 부자들이 이에 속한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럭셔리한 제품, 공간만 소비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자국이나 미국, 유럽 등지에서 선진화된 문물과 고급 문화를 향유했기에 그 나라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스토리나 콘셉트를 담은 프로그램의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보자면 최근 국내에 방문해 큰 이슈를 모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 무함마드 빌 살만과 같은 부유층은 럭셔리관광의 대상이 맞지만, 이들이 한국을 방문한다고 해서 꼭 럭셔리관광객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럭셔리관광은 그 나라의 문화를 얼마나 유니크하고 흥미롭게 경험할 수 있느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 


위와 같은 럭셔리관광은 정부에서도 경제력을 창출해낼 수 있어 선호되는 추세다. 전 세계 글로벌 럭셔리 협회이자 커뮤니티인 커넥션스 럭셔리와 협업해, 지난 9월 커넥션스 럭셔리 서울로 관광객을 유치한 서울시 관광체육국 관광산업과 김현주 관광산업과장(이하 김 과장)은 “코로나19 이후 전례 없는 관광 산업 위기 상황에서 관광시장의 회복과 소규모 관광 트렌드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앞서 언급했듯 럭셔리관광 시장은 지금 막 시작하는 단계다. 그렇다면 럭셔리관광은 현재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을까?

 

 

문화권마다 달라지는 향유패턴

#아시아_ K-콘텐츠 열전 


럭셔리관광은 현재 크게 아시아권과 서구권으로 크게 나눠져 있다. 이 둘은 부유층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각 문화권마다 원하는 조건도, 요구사항도 다르다. 이는 한국을 바라보는 국가별 시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태국, 말레이시아, 홍콩 등 아시아권은 한국을 K-Pop과 트렌디한 콘텐츠를 주도하는 국가로 본다. 특히 이전에는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의 관광객들이 한국을 자주 찾았다면, 현재는 한류의 영향으로 동남아시아의 2030에게 인기가 좋다. 실제로 올해 8월 한국관광공사의 방한 외래관광객 통계에 따르면 7월 외국인 여행객은 총 22만 7713명, 이 중 동남아시아 국가의 관광객은 7만 4067명으로 전체의 32.5%를 차지한다. 지난 4월 한국관광공사의 21개국 3만 명 대상 방한수요 및 조사 결과, 대체적으로 2030세대 관광객들은 BTS,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에 영향을 받아 국내를 방문하고 싶다고 응답했으며, 동남아시아의 경우 그 의존도가 높았다. 


럭셔리관광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을 찾는 아시아권 고객들은 대체로 2030이며, CEO의 자식들이거나 신사업으로 자본을 갖춘 신흥 부자들이 많다. 정 대표는 “이들은 케이팝 스타를 볼 수 있는 장소나 그들이 갔던 핫플레이스를 방문하기를 원하며, 현재 한국에서 가장 트렌디한 장소를 가고 싶어한다.”며 “한국에 어떤 문화가 유행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고, 인기 있는 장소들을 한국인들보다 더 많이 알고, 준비해 오기 때문에 그에 맞는 장소를 준비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한국에 대한 정보가 많고, 문화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서울의 학원가에 방문해 자식을 픽업하는 학부모를 보고 싶어하는 특이한 사례도 있다. 말로만 듣던 높은 학구열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이외에도 정 대표에 따르면 보고 싶거나 존경하는 유명인이 있다면, 그 유명인이 묻혀있는 묘지나 자주 찾았던 장소를 가보기를 원하기도 한다고.

 

 #미주와 유럽_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이유를 알고 싶어요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서구권은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이들은 대체로 5060이며, 은퇴한 정재계 인사들, 혹은 노후를 준비하거나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CEO가 많다. 이들은 한국을 주요 관광 국가로 다녀본 경험이 없어 대다수가 첫 방문자들이다. 김 과장은 “이번 커넥션스 럭셔리 서울에 방문한 바이어들도 66%가 첫 방한이었다.”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방문하는 고객들은 대체적으로 비즈니스 럭셔리(Bluxury) 고객들이다. 이들은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이한 경험과 자국에 빗대 한국의 흥망성쇠를 볼 수 있는, 스토리가 담긴 문화 유적이나 작품에 관심이 많다. 특히 국내에서도 인기가 좋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이건희 컬렉션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는 중이며, 한국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고택 체험이나 DMZ 방문, 템플스테이 등을 즐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또한 주류인 5060에 이어 2030은 방탄소년단 RM이 종종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한국 미술작품에 관심이 지대해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자국 문화를 중심으로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정 대표는 “18세기 산업 혁명 이후 서양 문물이 발전했기 때문에, 이들도 한국의 역사를 이해할 때 고려시대, 조선시대의 문화가 아닌 근대 역사를 살피며 서구 문명이 흥했던 당시의 한국을 알고 싶어하는 게 특징”이라며 “경복궁이 아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면적이 작아진 덕수궁을 더욱 방문하고 싶어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식사 또한 한국의 특별한 맛이 살아있으면서도 서양에서 맛볼 수 있는 식재료나 소스가 가미된 퓨전 한식을 먹고 싶어하거나, 전통적이지만 퀄리티 있는 음식 문화를 경험하고 싶어한다고. 정 대표는 “시그니엘 서울의 비채나도 인기가 좋다. 서양에서도 익숙한 미쉐린을 받아 검증이 돼 있기도 하고, 격조 높은 한식을 선보이기 때문”이라며 “혹은 값이 조금 나가는 전통 로컬 음식도 즐긴다. 갈비탕이나 삼계탕 등이 주로 해당된다.”고 이야기했다.

 

#럭셔리관광객은 럭셔리가 지겹다 
유니크한 경험 중요하게 여겨
 

앞서 언급된 요소들은 럭셔리관광 외에도 다른 관광 프로그램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그러나 럭셔리관광의 가장 큰 차별점은 ‘유니크’와 ‘커스터마이징’이다. 이들은 자국에서 이미 초호화 럭셔리 호텔, 명품관, 미술관 등을 다니며 럭셔리 경험을 충분히 많이 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충분히 ‘플렉스’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경험할 수 있는 럭셔리 경험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호주관광청은 럭셔리 홀리데이라는 이름으로 럭셔리관광을 선도하고 있는데, 이 코스에는 호주의 천혜의 자연을 둘러보며 야생동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과 호주 원주민을 만나보는 프로그램 등 호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이에 더해져야 하는 것은 고객의 요구에 발맞추는 커스터마이징이다. 예를 들어 아시아권의 경우 K-Pop 스타의 공연이나 그들이 갔던 핫플레이스에 가는 것과 더불어 K-Pop 스타를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실제로 만나보고 싶어하며, 서구권은 미술관이나 고택 관람 시 그 장소의 책임자와 대화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또한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을 선호해 일반 관광객이 방문하는 시간보다 이르게, 혹은 늦게 방문해 자유롭게 만나고 돌아다니는 루트를 원한다. 


정 대표는 “오픈된 관광지에서 그들만의 이벤트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혹은 한국에서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 개발 둘 중에 하나가 꼭 전제돼 있어야 한다.”며 “상품 자체가 럭셔리한 것이 아니라 대중적인 이벤트더라도 우리만 할 수 있는 어레인지가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외국에는 고가의 금액을 들여 멤버십에 가입하면, 타국에 방문할 때마다 그곳의 유명인이나 뜻 깊은 장소를 오픈해주는 서비스를 진행한다. 그들은 이런 대우에 익숙하고, 관광에서도 찾게 되는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특별하게 맛볼 수 있는 럭셔리관광은 무엇이 있을까? 아직 한국은 서울이 주된 관광지인 데다가 국가 자체가 크지 않아 7박 8일 이상의 장박으로 머무르지 않고 3박 4일이나 4박 5일 등 짧은 관광 코스로 경험한다. 때문에 현재는 서울을 중심으로 럭셔리관광의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서울은 광화문이나 경복궁과 같은 전통적인 건물이 들어섬과 동시에 강남처럼 현대적인 미가 조화롭게 형성돼 있는 도시다. 이에 도심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각광 받기도 한다. 김 과장은 “이번 커넥션스 럭셔리 서울에서는 한강 요트체험이 인기가 좋았다. 도심 속에서 요트 체험을 하며 한강의 석양을 감상할 수 있었던 좋은 프로그램”이라며 “더불어 인왕산 둘레길, 한복 체험 및 공예 등 전통문화 체험을 즐기면서 수준 높은 서비스가 가능한 호텔도 함께 있어 유니크한 경험을 즐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보면 한국은 다소 섬세하게 신경 써야할 숙소를 최고급으로 갖춘 데다가 관광 체험을 할 때도 고택 방문이나 산을 구경하는 등 일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전통과 현대의 밸런스를 강점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에서도 관심 가지는 럭셔리관광


이에 기존에는 여행사에서만 소수의 관광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럭셔리관광은, 최근 들어 공공기관에서도 다양한 연구 및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대한항공과 함께 아랍에미리트 지역의 여성 고급 사교모임인 레이디스 클럽 리더 그룹과 중동지역 럭셔리 방한상품 판매 전문가들을 초청해 팸투어를 진행했다. 레이디스 클럽은 회원 수가 약 8300여 명에 달하는 고급 여성 사교 클럽으로, 부유층 여성을 대상으로 피트니스, 스파, 자선행사 등 럭셔리 여성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 고위층, 기업 임원, 전문직 등이 그 대상이다. 마찬가지로 지난 10월 한국관광공사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함께 미국 럭셔리관광객을 맞이했다. 이는 관광공사가 뉴욕지사에서 지난 2018년부터 메트로폴리탄과 공동 마케팅 협약 체결 등 방한상품 개발에 힘쓴 덕분이다. 11월 1일에는 미국 럭셔리 전문 대형 도매여행사 애버크롬비 앤 켄트의 프라이빗 전세기 투어로 미국, 영국 등 6개국이 한국을 방문했다. 이 상품은 베트남, 터키 등 총 7개 국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한국이 그 첫번째 도착지다. 우리옛돌박물관, DMZ 투어 및 경복궁에서 명인과 함께 다도 체험을 즐기는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한국관광공사 유진호 관광상품실장은 “일반 외국인 관광객 대비 럭셔리 관광객의 지출은 4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지속적인 육성이 필요한 분야”라며 “내년 8월에도 한국 일정이 포함된 전세기 상품이 확정되는 등 향후 구미주 타깃 집중 홍보마케팅을 통해 럭셔리관광 목적지로서 한국의 인지도를 제고하고 한국 관광의 질적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의지를 드러냈다. 


정 대표는 “현재는 럭셔리관광 상품을 사기업이 독자적으로 구축하기는 어려운 추세다. 앞서 언급했듯 문화재를 개방해주는 이벤트나, 미술관, 박물관 등에 협조를 구해야 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라며 “아시아권은 특히 엔터테인먼트와 협조를 해야하는 경우도 많은데, 공공기관 주도로 협의체를 만들어야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관광공사에서 유치하는 대부분의 팸투어와 관광 일정도 해외에 있는 박물관, 커뮤니티와 함께 진행되는 것은 이처럼 유니크한 경험과 대우 받는 경험을 중시하는 럭셔리관광객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할뿐만 아니라, 아직까지는 한국의 인지도를 더욱 알려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래 고부가가치 유형되려면
특별한 관광체험 상품 개발 주력해 한국의 멋 제대로 살려야


이처럼 럭셔리관광은 대상은 럭셔리 계층이 맞지만, 프로그램은 럭셔리보다는 전통, 유니크, 스토리와 콘셉트, 커스터마이징 요소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해외의 사례도 참고해야 할 터, 가까운 일본에서는 주로 전통 복식이나 전통 문화를 콘텐츠로 삼아, 고급 기모노 착용 및 사진 촬영을 전문 사진작가와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는 한국에서도 한복 입어보기 체험 등 다양한 상품을 보이고 있는 바, 일본은 라쿠고(기모노를 입고 방석에 앉아 여러 인물의 목소리를 내며 손짓, 몸짓, 표정 연기 등으로 관중을 즐겁게 만드는 전통 공연)의 이야기꾼을 섭외해 전통 공연을 선보였다. 앉은 사람마다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 주고 자유롭게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면서, 일본의 전통 공연인 라쿠고를 소개한 것. 프랑스는 프라이빗 투어를 중심으로 진행한다. 미식의 나라로 알려진 만큼 프렌치 요리 클래스를 마련했으며, 관광객의 선호도에 맞춰 코스를 구성하고 유명 셰프와 30개 이상의 요리를 만들어 보는 상품이다. 이탈리아는 패션의 도시 밀라노의 패션을 배워보는 프라이빗한 4일의 클래스를 준비했다. 이를 통해 권해 보자면 한국을 트렌디한 나라로 바라보는 아시아 럭셔리관광객에게 서울의 패션을 알리는 것도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호텔의 협조도 럭셔리관광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김 과장은 “이번 행사에서 호텔을 관광 목적지로 정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고급관광지로서 서울을 보여주기 위해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포시즌스 호텔 서울 등 유수의 특급호텔과 함께 서울 홍보를 극대화했다.”며 “호텔, 여행사, 체험 등 국내 관광업계와 공공기관의 협업이 럭셔리관광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다.”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아직 글로벌 체인인 포시즌스, 하얏트 체인을 선호하는 추세다. 아직 한국이 홍보가 되지 않아 로컬 호텔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다. 혹은 전통적인 느낌이 살아있는 호텔을 원하는데, 아직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인 서울에 위치하면서도 전통의 맛을 살린 호텔을 찾기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글로벌 체인이 아닌 국내 토종 호텔들은 럭셔리관광 유치를 어떻게 해야할까? 정 대표는 “이들이 호텔에 원하는 것은 편리함과 전통 콘셉트의 조화다. 럭셔리관광객들이 찾는 호텔은 5성급인 만큼 국내 호텔에서도 전통 콘셉트를 구축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와 5성급에서 사용할 만한 오브제나 어메니티를 갖춘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처럼 럭셔리관광은 공공기관에서도, 여행사에서도 미래 고부가가치 비전으로 삼고 있는 바, 앞으로는 한국의 콘셉트와 스토리를 살린 유니크한 프로그램과 그들의 니즈를 세세하게 고려해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는 것이 승패를 가리는 요소로 보인다. 한국을 몰랐다가 최근 알게 돼, 개인적인 관광을 마치고 가족들과 함께 한국을 재방문하는 고객이 많다는 것이 정 대표의 이야기다. 이토록 창창한 럭셔리관광의 미래 속, 한국만의 강점을 ‘잘 살린’ 프로그램과 협의체 구축이 원활하게 이뤄지기를 바라본다.

 

 

VIP 관광객 유치 등 인바운드 럭셔리 관광의 선두주자로 알고 있다. 현재 럭셔리관광의 흐름은 어떤가?
이전에는 한국을 일본과 중국을 들르며 찾는 국가로 인식했다면, 현재는 오징어게임, BTS 등 한류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단일로 방한하는 고객들도 많아진 시점이다. 이처럼 럭셔리관광 시장에서도 한국이 데스티네이션 시장으로 급부상 중이다. 특히 아시아권 뿐만 아니라 미주, 유럽에서도 한국을 찾고 있다. 물론 아직은 인지도가 부족하기도 하고, 휴양지가 아니다 보니 보통은 서울에서 짧은 관광을 마친 후 고국으로 돌아가지만, 자본력이 넘치기 때문에 추후에는 가족들을 데리고 한국을 재방문해 제주도, 강원도, 부산 곳곳을 둘러 보며 전국적으로 확대될 때도 있다. 비전이 우수하지만 아직은 홍보가 더 이뤄져야 하기에 게이트 앞에 서있다고 말하고 싶다. 

 

럭셔리관광객들의 특징은 무엇인가?
아시아권과 서구권이 원하는 지점이 서로 다르지만 공통적인 부분은 같다. 커스터마이징해줄 수 있고, 이 나라에서만 즐길 수 있는 유니크한 콘텐츠와 전통이다. 럭셔리관광객들은 한국에 와서 이 나라의 중심이 무엇인지, 현재 핫플레이스가 무엇인지, 역사와 전통을 아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최근 일제강점기 시대 방직산업으로 부흥했던 강화도에 가서, 소창(목화솜으로 옷을 만드는 것)하는 과정을 본 뒤 현재까지도 방직공장을 운영하는 공장의 책임자를 소개시켜주고 이야기를 나누게 한다던지, 몇 대째 고택이나 전통의 가치를 지키고 있는 사대부가에 방문해 직접 한국의 에티켓을 배우고 관계자와 대화를 시키는 프로그램 등이 그것이다. 


더불어 이들은 서로 온오프라인 커뮤니티가 잘 형성돼 있다. 카드사나 여행사, 혹은 럭셔리 커뮤니티로 묶여 있고 세계가 워낙 좁으니 서로 아는 사이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입소문이라는 걸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며 세심하고 감동적인 서비스가 중요하다. 다른 관광객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럭셔리관광객의 경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 보고 취향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에 큰 긍정적 인상을 받는다. 때문에 일반적인 관광지, 예컨대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패스트트랙으로 구경하게 해주는 것도 하나의 이벤트며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한국의 특징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콘텐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나라는 아직 분단국가라서 DMZ를 방문하거나 한국전쟁 당시, 혹은 후의 한국의 역사를 듣는 것에 관심이 많다. 특히 한강의 발전 이후 급속도로 발전한 나라다 보니, 가난했던 시절에서 현재까지 발전하게 된 역사를 들려주고 DMZ, 전쟁기념관을 거쳐 시그니엘 서울과 같은 최첨단 건축물에 가보는 것도 수요가 많은 플랜 중에 하나다. 


그리고 건축 투어나 예술 작품 투어도 좋다. 이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유명인이나 작품을 타국에서 만나는 것을 선호한다. 자신만이 겪은 하나의 관광 크레딧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이 한국에 많다. 대표적으로 종로에 위치한 아라리오 미술관이 있다. 그런 유서 깊은 건물이나 아니라면 해외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잘 모르지만 인지도가 있는, 한국 무형문화재가 만든 도자기나 미술작품 등을 관람하는 것도 즐긴다. 구석구석 콘텐츠를 잘 개발해야하는 이유가 이러한 유니크한 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아쉽거나 어려운 지점도 있나?
길거리를 지나다니다 보면 아프리카 국가권의 관광객들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은 그 나라의 럭셔리 계층일 확률이 높다. 이토록 멀고 문화권의 공통점이 적은 나라에서 찾는다는 것은 아주 고무적이다. 허나 아직은 럭셔리관광 상품이 소수의 여행사들을 중심으로만 이뤄져 왔기 때문에, 한국을 제대로 둘러보지 못하고 자국으로 돌아간다는 점이 여행사 입장으로서는 아쉽다. 또한 문화유산이나 건물을 대하는 시선도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은 건물 하나하나를 짓고 부술 때도 기존의 건물 골격을 남기거나 완벽하게 부수지 않으면서 전통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는 다 부수고 짓는 경우가 많은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그들이 원하는 ‘한국의 코어’를 보여줄 때 어려움이 있다.

 

향후 코스모진의 럭셔리관광 유치 계획이 궁금하다.
앞으로 커넥션스 럭셔리와 같은 럭셔리 고객들을 다수 보유한 커뮤니티에 코스모진을 홍보할 것이다. 네트워킹을 중심으로 구성된 시장이기에 커뮤니티의 입소문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본다. 또한 코스모진은 비즈니스 고객을 그동안 운영됐기 때문에 비즈니스 럭셔리 고객을 위한 상품 및 럭셔리관광객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지닌 상품들을 정교히 개발, 자신감 있게 내놓을 계획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방한하는 럭셔리관광객들은 한국이 도시 국가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 머물지 않기에, 코스모진의 상품으로 한국 재방문을 결심하게 되는 구조의 프로그램을 다수 개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