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선의 Hospitality Management in Japan] 전 세계 2500개 호텔을 연구하고 얻은 답, 칸데오 호텔

2022.07.22 09:00:01

 

 

‘비즈니스호텔보다는 한 등급 위의 럭셔리함을, 한편 5성급 호텔보다는 저렴한 가격대’를 콘셉트로 하는 자칭 ‘4성급’  칸데오 호텔이 주목을 받고 있다. 창업자인 호즈미 테루아키(穂積輝明)는 샐러리맨 시절 출장을 다니면서 항상 ‘비즈니스호텔은 너무 좁아서 불편하고 그렇다고 고급호텔은 너무 비싼데 그 중간 호텔은 왜 없을까?’하는 생각을 해왔다고 한다. 이번 호에서는 이러한 니즈에 의한 해답으로 탄생한 칸데오 호텔의 전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기업가 정신의 산물, 칸데오 호텔


칸데오 호텔의 창업자인 호즈미 테루아키(穂積輝明)는 교토에서 태어났다. 그는 광고기획사의 디자이너로 일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디자인과 건축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집에는 항상 건축과 관련된 책이 많았기 때문에, 그는 자연스럽게 멋진 건물을 짓는데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리고 대학을 진학할 때도 호즈미는 교토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그 후 대학원을 마친 호즈미는 부동산 개발회사인 ‘스페이스 디자인’에 입사했다.

 

 

당시 스페이스 디자인의 경영자는 리크루트의 창업자로 유명한 에조에 히로마사였는데 전설적인 경영자인 에조에는 호즈미가 입사한 첫날 “우리 회사를 3년 안에 그만두지 못하면 그 사람은 삼류라는 증거”라는 말로 충격을 줬다. 3년 안에 배울 것을 배워서 자립할 것을 권장하는 에조에의 이야기를 듣고 호즈미는 그때부터 3년 뒤에 자신이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났을 때 호즈미는 독립을 위해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를 위해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부동산 펀드 분야로 이직하게 된다. 부동산 펀드에서 일하면서도 호즈미는 자신이 하고 싶은 비즈니스에 대해 고민을 계속했고, 그런 가운데 호즈미는 호텔 주목하게 됐다. 호즈미가 부동산 펀드에서 일하고 있었을 당시인 2004년은 일본의 대부분의 비즈니스호텔이 연일 만실을 기록하고 있었던 때였다. 호즈미는 그러한 상황을 보고 호텔산업이 앞으로 더욱더 성장할 것으로 판단했으며, 비즈니스호텔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전국의 호텔을 돌아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호즈미는 우연히 한 비즈니스호텔 앞에서 출장 중인 샐러리맨들의 대화를 듣게 됐다. 부하 직원들이 고급호텔로 들어가는 상사를 배웅하고 그들은 저렴한 비즈니스호텔로 걸어가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광경이었다. 이 모습을 본 호즈미는 비즈니스호텔과 고급호텔 사이의 호텔이 있다면 샐러리맨 모두를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호즈미는 자신이 부동산 펀드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먼저 호텔 비즈니스를 기획한 후 이 아이디어에 뜻을 같이하는 투자자를 모집해 건설비를 투자하게 했다. 그런 다음 호텔을 운영해 투자 수익을 배당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했다. 

 

 

전 세계 2300곳의 호텔 숙박 경험을 담다


호즈미가 아이디어를 실현한 칸데오 호텔 1호점은 2007년 쿠마모토 공항 근처에 오픈했다. 쿠마모토 공항은 시내 중심지로부터 약 20km 떨어져 있기 때문에 사실 칸데오 1호점은 입지상 고객의 수요가 많을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곳은 오픈 이후 항상 고객으로 북적이는 인기 호텔이다. 호즈미는 어떻게 시내에서 떨어진 공항 근처에 1호점을 오픈해서 인기 시설로 만들었을까? 

 

 

호즈미는 쿠마모토 공항 근처에 1호점을 오픈하기에 앞서, 이곳에 서서 매일 30분 정도 유동 인구의 흐름을 살펴봤다. 당연히 공항 근처라는 점 외에 아무것도 없는 곳에 사람의 왕래는 없었다. 호즈미도 땅값은 싸지만 이곳은 아닌가 보다 하고 실망을 했다. 하지만 며칠만 더 있어보고 계획을 접자하고 생각하던 바로 그때 우연히 그 근처에 전자 관련 기업들의 공장이 대거 들어설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 호즈미는 그 정보를 바탕으로 향후 세워질 공장에 출장을 오는 비즈니스맨을 타깃으로 한 호텔을 짓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주로 공장에 출장을 오는 비즈니스 맨을 대상으로 했을 때, 비즈니스호텔 이상 고급호텔 미만이라는 콘셉트 아래 어떤 호텔을 만들어야 할지 이미지가 확립되지 않았다. 호즈미는 조사와 논의를 거듭한 끝에 출장 와서 바쁜 하루를 보낸 샐러리맨이 가장 기뻐하는 것이 무엇일까에 포커스를 맞췄다. 그리고 내린 답은 샐러리맨들이 일을 마치고 돌아와 탕에 들어가서 피로를 풀고 난 뒤 시원한 맥주를 마실 때 느끼는 행복감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었다.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호즈미는 1호점 옥상에 대욕장을 만들었고, 대욕장은 실제로 출장 온 비즈니스맨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 후 호즈미는 칸데오 호텔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된 새 시설을 사이타마현 오오미야에 오픈했다. 이 호텔은 2명이 1박에 9690엔에 묵을 수 있을 정도로 착한 가격에 제공되고 있지만, 개방감을 주는 객실과 최고급 침대, 대욕장 그리고 ‘사우나 슈란 2020’에서 상을 받은 사우나 시설을 둬, ‘닛케이 비즈니스’의 고객 만족도 랭킹'에서 2회에 걸쳐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오오미야의 칸데오 호텔은 코로나19가 절정에 달했을 때 전국 평균 가동률이 4할대까지 떨어지는 가운데서도 8할 이상의 객실 가동률을 달성해 주목 받았다.

 

그리고 식사도 두유로 직접 만든 두부를 제공하는 등 수제 요리로 인기를 얻었다. 호즈미는 오오미야의 성공에 대해 “칸데오 호텔은 새로운 시설을 오픈할 때 마다 기존의 호텔보다 발전된 형태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격은 비즈니스호텔과 고급호텔 사이를 유지하더라도 객실은 더 넓고 편안하게 그리고 서비스와 콘셉트는 업그레이드 돼야 하는 특징을 가져야만 새로운 시설을 오픈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호즈미는 어떻게 새로운 시설을 오픈할 때 마다 항상 발전된 형태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호즈미의 호텔에 대한 오랜 연구 덕분이다. 호즈미는 지금까지 세계의 2500개 이상의 호텔을 방문했다. 호즈미는 호텔을 방문할 때마다 호텔 룸의 디자인을 체크하고 그것을 나름대로 데이터화해 칸데오의 새로운 시설을 설계하는데 반영시켜 왔다.

 

예를 들면, 객실 설계의 경우 창은 가능한 크게 하고, 소파나 침대 등의 가구는 낮게, 기둥 부분에는 거울을 붙여 밖의 경치를 담아내는 방법을 활용해 객실을 점점 더 개방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 냈다. 또한 조식 장소도 처음에는 1층으로 오픈했지만 그 다음 시설부터는 최상층으로 옮겼다. 즉, 매번 새로운 호텔을 오픈할 때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연구를 통해 호텔의 진화를 이끌어 내고 있고, 이것이 칸데오의 팬층을 확대해 나가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모든 직원에 대한 기회의 평등, 평가의 공정


코로나 상황에서도 높은 객실 가동률을 보였지만 지난 2년 동안 칸데오 호텔에도 어려움은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예전보다는 매출이 줄다 보니 대출금 상환 금액이 6억 엔을 넘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칸데오 호텔의 종업원들 사이에서도 불안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호즈미는 모든 직원들에게 이런 메일을 보냈다. “아르바이트, 계약 사원, 정사원의 그 어느 누구 한 명도 해고하지 않고, 이 위기를 극복해갈 것입니다.” 즉, 호즈미는 전직원들에게 반드시 고용을 지킬 것을 선언한 것이다. 그러자 메일을 받은 360명의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그 중심에 있었던 직원은 고졸 혹은 외국인 직원들이었다.

 

 

칸데오 호텔은 연령, 성별, 학력, 국적에 상관없이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그리고 입사 후에도 어떤 배경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기회는 있고 인정 받으면 임원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아르바이트로 입사한 고졸의 여직원은 8년차에 이사가 됐다. 그녀는 지금도 자신이 맡은 지구의 호텔을 돌며 프런트, 청소, 객실 체크 등 여느 직원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맡은 에리어 전체를 관리한다. 또한 외국인 직원도 마찬가지다. 칸데오 오오미야에 근무하는 네팔 출신의 여성 직원 역시 아르바이트로 입사해 8년이 지난 지금 수도권 두 호텔을 총괄하고 있다. 

 

 

호즈미는 흔히 세간의 기준으로 학력이 부족한 직원 혹은 외국인 직원들과 같은 경우 기회의 평등뿐만이 아니라 평가의 공정을 중요시 여긴다는 점을 일찍이 파악했다. 그래서 이들에게 확실한 동기부여를 제공하기 위해 기회의 평등과 평가의 공정을 무엇보다 중요시 여기고 실천하고 있으며, 그것이 전체 종업원의 30%가 외국인으로 구성되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한다. 

 

 

일본의 호텔들은 항상 고객의 기준이 아닌 자신들의 기준에서 객실을 만들어 왔다. 비즈니스호텔을 작게 만들어 놓고 고객들에게는 싼 값에 묵으니 인내를 요구했으며, 고급호텔들은 쾌적함을 원한다면 비싼 돈을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즉, 호텔의 입장에서 객실을 만들고 고객에게 그것을 수용하도록 요구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칸데오 호텔은 호즈미가 2500곳이 넘는 호텔을 찾아 숙박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의 시점에서 객실의 설계와 가격을 책정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쾌적함을 최대한 실현하고 있다. 그야말로 칸데오 호텔은 진정한 고객의 시점에서 만들어진 호텔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전복선 칼럼니스트 jbsjbs7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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