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일반계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여학생입니다. 대학교 진학을 앞두고서 전공을 선택하기 위해서 알아보던 중, 호텔산업이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성을 잘 살릴 수 있고, 전망도 밝다고 생각되어, 호텔경영이나 관광경영같은 호텔 관련 학과로의 진학을 결정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가고 싶은 대학의 호텔 관련 학과들은 높은 수능점수때문에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고, 그 외의 학교들은 장거리 통학문제, 낮은 인지도로 인해서 지원하기에 마음이 내키지가 않습니다. 기왕에 호텔, 관광분야를 전공해서 호텔리어가 되기로 결심했으면, 인지도와 역사가 있고, 관련업계에 진출한 선배들과의 유대관계도 두터운 학교로 진학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에 만약 올해에 합격하지 못하면, 재수를 해서라도 꼭 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래를 위해서 오랜 기간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이지만, 부모님께서는 다른 전공을 하기를 원하시고, 더군다나 제가 가고 싶은 대학에서 호텔 관련 학과를 전공하기 위해서 재수까지 할 각오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대하고 계십니다. 저의 꿈을 위해서 제 결정을 그대로 유지해야할지, 아니면 부모님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이 나은지에 대해서 전문가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A 각 대학의 호텔이나 관광분야는 해당 산업에서 종사할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으며, 그렇기 때문에 교육과정 또한 실무와의 연관성도 높습니다. 그러므로, 호텔관련학과에 진학하여 예비 호텔리어로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 것은 분명히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직은 고등학생이니, 앞으로 여러 가지 변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아래의 사항들을 우선 생각해본 후에 최종적으로 판단을 내리라고 조언을 드립니다.
첫째, 왜 호텔리어가 되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 보다 진지하게 고민해보라는 점입니다. 호텔리어라는 직업은 드라마에 비춰지는 것처럼 화려하고 세련된 모습만이 아니라, 그 이면에는 감정노동자의 비애와 높은 업무강도 등의 다분히 현실적인 요소도 분명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 현혹되기 보다는 차분하게 “왜 호텔리어가 되려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을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호텔에 취업해서는 어떤 일을 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합니다. 호텔에는 약 230가지의 다양한 업무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만큼 “호텔에서 어떤 일을 할것인가?”에 따라서 준비하는 과정도 분명히 다릅니다. 막연하게 호텔리어라는 하나의 단어로 묶기에는 호텔에서 각자 맡은 업무가 다양한 만큼 “나는 호텔에서 어떤 일을 할 것이다”라는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목표가 있어야만 거기에 맞춰서 준비가 가능할 것입니다.
셋째, 호텔취업은 간판보다는 능력이라는 점입니다. 호텔 관련 전공이 인지도가 높고 역사가 오랜 학교는 분명 현업에 진출한 졸업생들도 많고, 커리큘럼도 세분화되어있는 등의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호텔취업 시에 결정적인 고려요소가 되는 것은 아니며, 결국 개개인의 장래를 결정짓는 것은 개인의 능력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에 대해서 심사숙고하고도, 반드시 호텔관련학과를 전공하겠다는 결심이 굳혀졌다면, 본인의 현재 상황에 맞는 학교를 선택하여 호텔관련학과로 진학하기를 권해드립니다. 본인이 희망하는 대학의 호텔관련학과를 가기 위해서 재수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선택은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만일 부모님께서 호텔관련학과 진학을 반대하셔서 설득이 어렵다면, 호텔관련학과가 있는 대학의 다른 분야를 전공하면서 호텔관련 과목을 수강하는 등의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호텔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재경, 인사 등과 같은 사무직종이라면 반드시 굳이 호텔 관련 학과를 전공하지 않아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호텔관련학과를 전공해야만 호텔에 취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희망 대학과 전공 결정에 있어서, 조금 더 유연한 자세를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2014년 7월 게재>

유민석 비에이치파트너스 대표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하고, 클럽메드 푸컷GO, JW메리어트서울 프로젝트팀 기획과, 오크우드 호텔 재경부를 거쳐서 관광개발업체인 KGAV의 기획팀장으로 근무하였다. 서울 특1급호텔 기획모임과 호텔구매자협의회의 멤버였으며, 호텔리어 양성기관에서 ‘재경&기획’분야 담당강사와 포털사이트 ‘다음’의 호텔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의 운영자를 역임하였다. 커리어 아카데미에서 취업전문강사과정을 수료하였고, 2013년도 호텔산업채용박람회에는 호텔리어 취업멘토로 참여한 바 있다. 현재는 호텔전문 HR컨설턴트와 취업멘토링 네트워크 ‘나누잡’의 호텔리어 멘토, 커리어 칼럼니스트 등으로 다양하게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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