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으로 MICE 산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학계에서도 MICE 산업 육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MICE는 융·복합이 이뤄지는 산업이니만큼 다양한 전문적 시각의 접근이 필요한데 학계에서 바라보는 국내 MICE 산업과 MICE, 그리고 호텔 간의 시너지는 어떠할까? 오랫동안 MICE 업계와 함께 산업을 연구해온 MICE 전문가,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윤유식 교수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근 MICE와 관련해 국내 호텔들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MICE에 있어 호텔은 어떤 의미인가?
호텔은 MICE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호텔에는 MICE의 중요성이 크게 어필되지 않은듯 보인다. 호텔의 주요 기능이 숙박과 연회, 식음이지만 현재 MICE 행사 중 30%는 호텔에서 진행될 정도로 호텔에 대한 니즈가 상당하다. 콘도미니엄까지 합치면 50%에 육박한다. 컨벤션은 사실 공공시설로 봐야하기 때문에 컨벤션이 더욱 활발히 운영돼야 호텔도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부산만 보더라도 해운대에 지금처럼 호텔들이 많아지게 된 것은 벡스코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호텔은 MICE를 관광과 함께 긍정적인 파이를 키울 수 있는 파트너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호텔이 MICE를 통해 성장하기 위해 요구되는 것은 무엇인가?
Co-Working이다. 호텔은 지역에서 성장하는 인프라다.
MICE는 결국 지역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호텔은 인근 지역의 관광자원, 정부 정책 등을 활용해 컨벤션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 그러나 방법을 모르고 있다. 호텔에서도 MICE와 연계된 광고나 프로모션으로 얼마든지 새로운 니즈를 창출할 수 있다. 컨벤션은 사람을 모이게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지자체에서 각 컨벤션센터를 키우는 것은 행사 유치를 통해 지역으로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함이기 때문에 호텔은 이를 활용해 지역 브랜드 가치도 높이고 호텔의 수익도 창출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해외 사례는 어떠한가? MICE 데스티네이션으로 싱가포르가 자주 언급되고 있다.
싱가포르가 최근 공격적으로 MICE 산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그 전에는 라스베이거스가 MICE 중심지였다. 싱가포르와 라스베이거스는 기본적으로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컨벤션 센터와 호텔의 베뉴가 충분하며 다년간의 집중적인 MICE 유치로 인정받을 만한 개최능력을 갖추고 있고, 서비스적인 측면에서는 다문화 지역이기 때문에 언어적인 문제와 문화적 이질성이 없다. 여기에 제일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의 이해와 서포트다. 싱가포르와 미국의 경우 MICE에 대한 전 국민의 이해가 바탕이 돼 있기 때문에 개별적인 주변 관광 인프라와 Co-Working이 용이하다. 한마디로 MICE 수용태세를 모두 갖추고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도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고려해봐야 하는 요소들이다.
비교적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단계에 있는 듯 보인다.
그렇다. 현재 서울, 일산, 인천을 비롯한 대전, 대구, 전주, 안동, 성남 등 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컨벤션 센터를 오픈하거나 확장하는 등 국가적인 차원에서 MICE 수용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컨벤션 이외 호텔을 포함, 관광인프라들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 지역의 협조가 요구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겠지만 컨벤션 센터의 유치로 인해 인근의 지역이 살아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국내 MICE가 제대로 집중되기 시작한 것은 15년이 채 되지 않았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충분한 산업이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봤을 때도 수용력을 넓혀가야 한다. 올해 오픈한 수원 컨벤션 센터는 1년 전시 일정이 꽉 차있다고 한다. 그만큼 지역의 MICE에 대한 니즈도 존재한다는 것이고 그로 인해 수원에서 소비를 이끌어줄 관광객들이 확보가 됐다는 뜻이다. 사회적으로 봤을 때 MICE가 한 지역에 제대로 뿌리내리면, 잦은 행사의 개최로 해당 지역에 관련 협회가 구성되고 연구소가 들어서 제조업이 발달, 기업체들이 자연스럽게 유치 및 R&D 특구까지 연계될 수 있는 아주 방대한 산업이다. 보다 거시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앞으로 호텔은 어떻게 MICE에 접근해야 할까? 이에 대한 조언을 한다면?
호텔은 MICE와 관련된 긴밀한 네트워크, 끊임없는 시장의 발굴,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 서비스 혁신을 이뤄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는 인프라를 갖춰야겠다. 그러나 호텔마다 모두 MICE 사업에 주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 습득에 어려움이 있을 텐데 정부기관과 협회, CVB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