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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ISM COLUMN] 관광교통의 혁신이 필요하다 - 관광의 시각으로 관광객의 이동 편의성 높여야

정철 칼럼니스트 기자  2024.11.19 08: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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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관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단체 관광객이 감소하고 개별 관광객이 증가하는 것이다.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의하면, 여행유형에서 2014년 개별여행 비중은 68.9%였으나, 지난해는 84%에 달했다. 반면, 단체여행은 24.9%에서 9.4%로 줄어들었다. 개별여행 위주로 여행 형태가 달라졌다면, ‘한국을 방문하는 외래관광객이 방문하는 지역도 달라지지 않았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2014년 방한 외래관광객이 서울과 경기를 방문한 비율은 무려 93.4%였다. 2023년에도 역시 93.6%로 큰 변화가 없었다.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균형 발전과 지속을 위해서는 서울과 경기에 집중된 외래관광객을 지방으로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국내 대중교통 인프라 충분
그럼에도 자가용 여행 비율 높아


국민여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4년 국내 관광객의 73.5%가 자가용을 이동 수단으로 사용했다. 지난해에는 85.8%가 자가용을 사용, 이에 대한 의존은 더 높아졌다. 사실 우리나라의 대중교통 인프라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지난해 5월 개통한 최고 속도 시속 353km의 KTX-청룡을 이용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다. 국내에는 8개의 국제공항을 포함해 15개의 지역 공항이 있다. 또한, 전국에는 300개에 육박하는 버스 터미널이 있다. 대전, 광주, 대구, 부산 등의 광역시에는 각각 도시철도도 잘 갖춰져 있으며, 그 밖에 부산항을 메인으로 인천항, 마산항, 울산항, 목포항, 광양항 등 각 지역의 항구도 잘 개발돼 있다. 우리나라 규모의 국토 면적에 이 정도 대중교통 인프라를 가진 국가는 세계적으로도 얼마 되지 않는다.


위와 같은 좋은 대중교통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자가용을 가지고 여행하고 있다. 왜 그럴까? 이유는 명확하다. 국내 교통환경 대부분이 관광객을 고려하기보다는 거주민을 중심으로 조성됐기 때문이다. 즉, 관광지보다 도시를 중심으로 교통환경이 만들어졌다. 거주민과 관광객의 이동 동선은 다를 수밖에 없다. 거주민 중심의 교통은 관광객에게 불편하거나 때로는 무용지물이 되기도 한다. 수도권을 벗어난 많은 관광지는 도심을 벗어나 주로 지리적으로 한적한 곳에 있다. 따라서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어렵거나, 이동 시 매우 불편을 겪을 수 있다. 현실이 그렇다 보니, 국내외 관광객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지역의 여러 관광지를 방문하기는 다소 어렵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매우 잘 갖춰진 우리나라에서 자가용 없이 지역 곳곳을 여행하기 어렵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하다.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시티투어 버스 드물어
원하는 관광지로 접근할 수 있는 관광교통 시스템 혁신 


국내에 관광객을 위한 교통수단이 아예 없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 지자체 70곳 이상에서 시티투어 버스를 운영 중이며 300여 개의 시티투어 연계 관광코스가 마련돼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시티투어 버스는 매우 드문 실정이다.

 

서울이나 부산 등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용자의 수요가 상당히 불규칙하다. 특히, 주중과 주말의 수요 불균형으로 운영 효율성이 매우 떨어진다. 시티투어 버스는 거의 고정된 노선을 시간에 맞춰 순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자기 주도적인 개별 관광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즉, 현재 대부분의 시티투어 버스는 관광객이 특정 명소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거나 자신의 관심에 맞는 명소들 위주로 선택할 수 없다. 수익이 담보되지 않다 보니 차량이 노후되거나, 서비스 품질의 저하도 발생한다. 이러한 악순환을 탈피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최근 관광객의 개별 수요에 맞춰 유연한 운영을 할 수 있는 수요응답형 시티투어 버스의 실증이 국내 여러 곳에서 이뤄졌다. 수요에 기반해 문화, 음식, 자연 등 테마별로 노선을 다양화하고, 관광객이 일정 구간을 자유롭게 선택해 관광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관광객은 본인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해서 시티투어 버스에 탑승할 수 있다. 이러한 수요응답형 교통 시스템은 관광지뿐 아니라 대중교통이 취약한 농어촌 주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교통 취약계층에 해당하는 관광객이 자가용이 없더라도 불편하지 않게 여행할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과 노력이 상당히 필요하다. 현재 인기 있는 관광지 대부분은 주말이나 성수기에 교통체증과 주차장 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광객이 자가용을 굳이 가져오지 않고도 편리하고 신속하게 원하는 관광지로 접근할 수 있도록 관광교통 시스템을 혁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혁신은 지역 관광지로 외래관광객을 더욱 유치할 수 있는 핵심적인 기반이 될 수 있다.

 

관광형 교통모형 정립 요구


여행은 거주지를 떠나 이동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떠나는 순간, 거주민이 아니라 관광객으로 신분이 전환될 수밖에 없다. 관광객이 거주민 중심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불편한 교통환경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관광에 연계된 교통수단은 교통산업에서 주로 다뤄 왔다. 그렇다 보니 관광의 특수성이 섬세하게 반영되지 못한 측면도 있다. 따라서 관광형 교통모형을 정립해 그를 통해 관광의 시각으로 관광객의 이동 편의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지역의 구석구석까지 관광객의 접근이 대중교통으로 가능해지면, 비로소 서울에 집중된 외래관광객을 전국의 여러 지역까지 분산시킬 수 있다. 한류로 인해 우리나라의 모든 것에 대해 궁금하고 경험해 보고 싶은 잠재 외래관광객이 전 세계적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관광형 교통모형 정립이 시급히 필요할 때다.